정부가 자본시장 체질개선에 나서면서 코스닥 개설 30주년인 7월부터 동전주 폐지 요건이 강화된다. 사진은 24일 종가가 안내된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사진=뉴스1

코스닥 개설 30주년 기념식이 열리는 7월1일부터 상장사들의 생존경쟁도 본격화된다. 정부가 시장 체질개선을 통한 미래 도약을 위해 주가 '1000원' 미만의 이른바 '동전주'를 대상으로 상장폐지 심사 요건을 강화하기로 해서다.

코스닥은 최근 지수 1000선 밑으로 밀려 '천스닥'마저 힘겨워진 데다 코스피보다 상대적으로 투자자 관심이 덜한 만큼 정부의 체질개선 전략이 시장 상승 원동력으로 작용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코스닥 '부실기업' 솎아내 시장경쟁력 강화 초점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5월13일 열린 금융위원회 정례회의에서 '상장폐지 개혁방안 시행을 위한 한국거래소 상장규정 개정안'이 승인·의결돼 7월1일부터 주가 1000원 미만 '동전주'가 상장폐지 대상에 오르고 단계적으로 추진되던 시가총액 요건도 상향된다.


현재 연내 1만포인트 도달 가능성이 거론되는 코스피 지수와 달리 코스닥의 흐름은 상대적으로 더디다. 코스닥지수는 지난 18일 종가 1000.93을 마지막으로 지수 1000 밑으로 떨어져 890선까지 후퇴했다. 894.04로 출발한 24일에는 등락을 거듭하며 장중 한 때 922.12를 찍은 뒤 17.79포인트(2.00%) 오른 909.31에 거래를 마쳤다.

이재명 대통령 취임 1년이 지난 시점에서 코스피 지수와 코스닥지수 상승 폭도 큰 차이를 보인다. 이 대통령이 취임했던 지난해 6월4일 코스피 지수는 2770.84, 이날(24일) 종가는 8471.02를 기록하며 205.7% 뛰었다. 같은 기간 코스닥지수는 750.21에서 909.31로 21.2% 올랐지만 상대적으로 상승률이 약 10분의 1 수준이다.

상대적으로 관심도가 덜한 코스닥은 7월1일 개설 30주년을 맞는다. 코스닥은 1996년 7월1일 '한국의 나스닥'을 표방하며 출범했지만 코스닥을 발판 삼아 성장한 일부 기업들은 코스피로 이전 상장하며 코스닥을 떠났다.


대표적인 기업(시총 순)은 ▲셀트리온(20위) ▲NHN(현 네이버, 코스피 시총 26위) ▲다음커뮤니케이션(현 카카오, 53위) ▲엔씨소프트(118위) 등이 있다. 이들 기업은 모두 코스닥에 입성한 뒤 기업가치가 뛰자 더 큰 무대로 자리를 옮겼다.

코스닥이 코스피 이전을 위한 수단으로 활용된 부분은 기업가치가 상승한 만큼 더 큰 무대로 도약하기 위한 기업 경영의 일환일 수 있지만 그만큼 코스닥이 가진 자체 경쟁력도 없음을 방증한다. 재무구조가 취약한 기업도 투자금만 받아 연명하고 있는 등 시장 경쟁력을 악화시키는 요인도 동시에 품고 있다.

정부가 추진하는 '상장폐지 개혁방안 시행을 위한 한국거래소 상장 규정 개정안'도 이 부분에 주목한다. 코스닥 자체 경쟁력 강화에 초점을 맞춰 부실기업 신속·엄정 퇴출을 위해 4대 상장폐지 요건을 강화한 것이 핵심이다. 150억원인 코스닥 상장 폐지 시총 기준은 7월1일부터 200억원, 2027년 1월부터는 300억원으로 강화된다.
코스닥 개설 30주년인 7월부터 동전주 폐지 요건이 강화된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코스피로 다 빨려드는 자금…낙인효과도 우려

코스닥에서 주가가 30일 연속 1000원을 밑돌면 관리종목으로 지정되고 이후 90일 동안 45일 연속 1000원에 미달하면 상장폐지 된다.

완전자본잠식 요건과 공시위반 요건도 엄격해진다. 현재 사업연도 말 기준 완전자본잠식인 경우만 상장폐지 대상에 포함되지만 앞으로는 반기 기준 완전자본잠식인 경우까지 확대돼 6월 말부터 적용된다.

공시위반에 따른 상장폐지 기준도 기존 최근 1년 동안 공시 벌점 '15점 누적'에서 '10점 누적'으로 하향 조정돼 요건이 강화됐다. 중대·고의적 공시위반은 한 번만 위반해도 상장폐지 대상이 된다.

투자자 관심이 온통 코스피 대형주 등에 집중돼 코스닥은 장기 침체 우려가 심화한 상황에서 동전주 종목을 대상으로 실시될 상장폐지 요건 강화 등의 방안에 따라 해당 기업은 실적 개선·재무 건전성 입증 중요성이 커져 치열한 생존 경쟁을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거래소 자료를 보면 국내 증시에 상장된 종목 가운데 동전주는 이달 19일 기준 총 219개이며 코스닥에만 67.6%인 148개가 집중됐다. 시가총액은 5조원 규모다.

문제는 정부의 체질 개선 시도와 별개로 코스닥을 둘러싼 시장 상황이 녹록지 않다는 점이다. 최근 큰 변동성을 보였지만 1만포인트를 바라보는 코스피의 상승세가 코스닥엔 다소 악재일 수 있다는 시각이다.

이재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개인은 연초 이후 코스피에서는 100조원 넘게 순매수했지만 코스닥에선 4조원 넘게 순매도했다"며 "큰손으로 통하는 외국인과 기관은 코스닥에서 지수 방향성에 대한 영향력이 미미하다"고 분석했다. 이어 "코스피로 흡수된 자금을 코스닥으로 흡수하기 위해서는 가파른 상승세를 보인 대형주 랠리가 끝나야 하는 데 호수출·호실적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코스닥 순환매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1000원 미만의 낮은 주가를 '동전주'로 낙인찍는 것에 대한 우려의 시각도 있다. 한 코스닥 상장업체 임원은 "1000원이라는 기준도 모호하고 벌점 기준 역시 객관성보단 주관적 판단이 우려된다"며 "좀비기업으로 낙인찍으면 기업뿐만 아니라 투자자의 피해도 커진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