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자율주행 업계가 소형 셔틀이나 로보택시 등 제한적인 여객 실증 단계에 머물러 있는 가운데 올 하반기(7~12월) 코스닥 상장에 도전하는 라이드플럭스가 31조원 규모에 달하는 미들마일(각 거점) 화물 운송 시장의 빗장을 최초로 풀어냈다.
라이드플럭스는 일회성 보조금에 의존하는 기존 시장의 틀을 깨고 B2B(기업거래) 미들마일 물류 시장에 가장 먼저 상용화의 깃발을 꽂았다.
25일 라이드플럭스에 따르면 오는 7월부터 국내 선도 대형 물류 기업들과 손잡고 대형 트럭을 활용한 본격적인 레벨4(비상시 대처 등을 운전자 개입 없이 시스템이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수준) 유상 화물 운송 상용화 서비스에 돌입한다.
글로벌 진입장벽 허문 피지컬 AI 원천 기술
라이드플럭스는 지난 4월 국토교통부로부터 자율주행트럭 유상 화물 운송 허가를 획득했는데 당시 예고했던 정기 운송 계약 서비스가 7월부터 시작된다. 첫 개시 노선은 서울 송파 동남권물류단지에서 충북 진천 물류센터를 잇는 편도 112㎞ 노선이 유력하다.로보트럭 미들마일 시장은 가변 중량 제어의 한계로 전 세계적으로도 상용화 대수가 100대 미만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대형 화물트럭은 일반 승용차와 역학 구조가 완전히 다를 뿐 아니라 운송마다 적재되는 화물의 무게가 급격하게 달라 제어 난도가 높아서다.
라이드플럭스는 데이터 기반 차의 동역학적 모델 추정 AI(인공지능) 기술 관련 특허(KR 10-2826565)를 통해 이 문제를 해결했다. 대형 트럭의 복잡한 물리적 특성을 AI 기반으로 실시간 모델링해 가변 중량 제어와 경사로 밀림 방지에 기민하게 대응하는 방식을 적용했다.
라이드플럭스는 이 같은 역량을 검증받아 국내 유일의 도심 도로 포함 고속도로 운행 허가를 받아냈고 이번 유상 화물 운송 상용화로도 이어졌다.
고속도로 구간만 제한적으로 주행하는 기존 기술은 IC(나들목) 진출입로마다 사람이 대기했다가 교대 탑승해야 해 사실상 B2B 상용화가 불가능하다.
라이드플럭스는 서울 상암 등 혼잡 도심에서 로보택시를 운영하며 축적한 데이터와 로보트럭의 고속도로 데이터를 하나의 소프트웨어 아키텍처인 '라이드플럭스 드라이버'(RideFlux Driver) 안에서 유기적으로 융합했다.
출발지 물류센터(도크)부터 고속도로를 거쳐 목적지 거점까지 전 구간을 끊김 없이 자율주행하는 진정한 '허브 투 허브'(Hub-to-Hub) 모델을 완성했다.
31조 블루오션 선점…독점적 록인 장벽 구축
라이드플럭스는 이번 첫 상용 노선 안착을 기점으로 연내 또 다른 파트너 기업들과 손잡고 강릉, 제주 등 전국 단위로 유상 화물 운송 서비스 권역을 빠르게 넓혀갈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라이드플럭스가 내년까지 운영 트럭 대수를 최대 30대 규모로 확장하며 미들마일 시장 선점 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본다.각 지방자치단체 보조금 중심의 실증에 목매던 자율주행 산업에서 라이드플럭스가 이처럼 공격적인 상용화 확장에 나설 수 있는 배경은 독보적인 비즈니스 펀더멘털 덕분이라는 분석이다.
국내 미들마일 물류 시장은 약 31조원 규모로 택시 시장(약 9조원)과 비교해 3배 이상 큰 초대형 블루오션으로 꼽힌다. 라이드플럭스는 이번 진출을 기점으로 기존 자율주행 업계의 B2G(정부 대상 실증) 위주의 사업 구조에서 완전히 탈피해 고수익 B2B 시장으로의 체질 전환을 본격화한다는 구상이다.
초기 노선을 한 번 선점하면 기술회사를 타사로 교체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한 '락인(Lock-in) 효과'가 구축돼 재무적 안정성도 보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자율주행 소프트웨어를 교체할 경우 주행 데이터, 운영 인프라 등 기존에 구축한 기술 자산들을 그대로 활용할 수 없을 뿐 아니라 교체한 타사 설루션의 기술 안정성을 검증하기 위해 해당 운행구간에서 또다시 비용과 시간을 투입해야 해서다.
이번 대형 B2B 실적 확보는 올 하반기 진행될 코스닥 상장예비심사 청구를 앞두고 한국거래소와 자본시장이 요구하는 '정량적 실적 가시성'을 충족하는 결정적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라이드플럭스 상장 주관사단 관계자는 "라이드플럭스는 이미 지난 5월 상장 기술평가에서 '올 A'(A·A)를 획득하며 기술력을 공인받았다"며 "대형 B2B 물류 상용화 실적까지 더해지면서 상장 이후 흑자 전환의 시점이 앞당겨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스타트업인 라이드플럭스는 2018년 5월 설립됐다. 현재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 쏘카, 캡스톤파트너스, 산업은행 등을 주요 주주로 뒀다.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이 확대됐지만 330억원 규모의 프리 IPO(기업공개) 투자 유치를 성공적으로 끝내는 등 총 882억원의 누적 투자금도 확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