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김민석 의원이 6일 전당대회 출마를 선언하면서 여당의 당권 레이스가 본격화됐다. 경쟁자인 정청래, 송영길 의원의 출마도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관측이다. 김 의원은 출마 선언 일성으로 '당정 일치'를 내걸었다.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검찰개혁과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추진 등을 둘러싸고 당·청 간 이견을 노출했던 전임 '정청래 지도부'와의 차별화를 시도한 것이다. 그는 "지난 1년 자기 정치의 폐해가 당과 당정 협력을 혼선에 빠뜨렸다"며 정 의원을 여러차례 겨냥했다. 이번 전당대회가 격렬한 난타전으로 흐를 가능성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이미 당권 경쟁은 조기 과열 조짐을 보여왔다. 당권 주자들은 한결같이 "이재명 정부의 성공"을 전면에 내걸고 있다. 그러나 현재까지 펼쳐진 양상은 국정 성공을 위한 미래 비전 경쟁과는 거리가 멀다. 2028년 총선 공천권을 쥘 수 있는 당권 향배를 놓고 과거 행적을 들추는 소모적인 '적통 논쟁'과 계파 낙인찍기만 난무할 뿐이다. 비전과 정책에서 내세울 만한 내용이 없고 차별성 부각이 힘드니, 자꾸 과거의 사소한 이력이나 행적을 '파묘'하며 경쟁자를 공격하는 행태를 보이는 것이다.
당권 주자들은 저마다 민주당의 역사를 짚으며 자신이 정권의 '적자'임을 강변한다. 정 의원이 '노사모' 출신임을 강조하며 정통성을 강조하자, 송 의원은 과거 노무현 전 대통령이 추진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정 의원이 반대한 이력 등을 소환하며 맞대응했다. 이 과정에서 팩트가 틀린 폭로와 유감 표명이 이어지는 촌극마저 벌어졌다. 당원들이 '친청'과 '친명' 세력으로 갈라져 서로에게 멸칭을 퍼붓는 볼쌍사나운 모습도 연출됐다.
이런 권력 투쟁 속에서 6·3 지방선거 결과에 대한 진지한 반성이나 민생 경제에 대한 깊은 고민은 사실상 실종됐다. 집권 여당의 전당대회가 미래가 아닌 과거에 발목 잡힌 채 진흙탕 싸움으로 흐르면 국정 동력만 갉아먹게 된다. 민심의 시선은 이미 냉랭하다. 지방선거 이후 이 대통령과 민주당의 지지율은 하향 곡선을 그리며 경고음이 울리고 있다.
지금은 과거를 파헤치며 싸울 때가 아니다. 현재 대한민국은 글로벌 공급망 재편, 에너지 안보, 반도체 초호황 속 양극화 심화 등 복합적 도전에 직면해 있다. 여당의 새 사령탑이 되겠다고 나섰다면 이재명 정부의 국정 과제를 어떻게 성공적으로 뒷받침할 것인지, 민생을 살릴 복안이 무엇인지로 승부하는 게 마땅하다. 당권 주자들이 정말 이재명 정부의 성공을 원한다면 미래에 대한 정책을 내놓고 통합의 리더십을 보여줘야 한다. 집권당에 국민이 허락한 기회의 시간은 생각보다 길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