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그룹(우리금융지주)이 육성한 스타트업들이 한자리에 모여 초기 투자부터 사업 협업, 해외 진출까지 이어진 성장 스토리를 공유했다. 이들은 "아무도 가능성을 믿지 않던 시절 우리금융의 모험자본이 성장의 출발점이 됐다"며 생산적 금융의 역할을 강조했다.
우리금융그룹은 7일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에서 우리금융경영연구소 주관으로 '생산적 금융이 그리는 혁신의 미래' 컨퍼런스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우리금융의 스타트업 육성 플랫폼인 '디노랩'을 통해 성장한 에이젠글로벌, 테라파이, 캐시멜로, 딜리버리랩, 크리스틴컴퍼니 등 5개 기업 대표가 참석해 투자와 협업 사례를 발표했다.
박정훈 우리금융경영연구소 대표는 "이번 컨퍼런스는 연구소가 책상 위 연구가 아니라 현장을 이해하고 그룹 경영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연구를 하기 위한 새로운 시도"라며 "디노랩이 발굴한 기업들을 직접 만나 어려움과 금융에 바라는 점을 듣고 계열사들과 함께 해결 방안을 고민하는 자리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금융이 혁신 스타트업과 청년기업, 지역 유망기업의 성장을 위해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가 가장 큰 고민이었다"며 "자금을 단순히 공급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가능성을 발견하고 함께 성장하는 금융이 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김수진 디노랩센터장은 디노랩의 성과를 소개하며 "현재까지 디노랩 누적 지원기업은 231개, 그룹의 스타트업 누적 투자금은 4700억원에 달한다"며 "지주와 은행, 캐피탈, 벤처캐피탈(VC), 증권이 함께 기업을 선발하고 투자하는 협업 체계를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2024년 이후 선발한 디노랩 기업 가운데 비수도권 기업 비중이 66%, 디노랩 펀드 투자 기업 중 지방기업 비중도 55%에 달한다"며 "지역 혁신기업 발굴과 균형발전에도 의미 있는 성과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매출 전혀 없던 시절 모험자본 공급받아"
발표에 나선 스타트업 대표들은 우리금융의 초기 투자와 사업 협업이 기업 성장의 전환점이었다고 입을 모았다. 인공지능(AI) 모빌리티 기업 에이젠글로벌의 강정석 대표는 "2016년 우리금융이 가장 먼저 우리를 불러줬고, 매출이 전혀 없던 시절 모험자본을 공급해줬다"며 "2023년 투자 이후 본격적인 성장 궤도에 올라 글로벌 시장으로 확장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에이젠글로벌은 우리은행에 AI 솔루션을 공급한 것을 시작으로 현재 인도네시아와 베트남, 태국, 필리핀 등에서 상업용 모빌리티 데이터를 기반으로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강 대표는 "지금도 자카르타 시내를 달리는 바이크 1000대 이상에 우리금융 로고가 붙어 있다"며 "싱가포르를 거점으로 글로벌 자본시장 진출도 준비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부동산 테크기업 테라파이는 전세사기 예방 서비스 '전세지킴이'를 우리원뱅킹에 탑재하며 빠르게 사업을 확장한 사례를 공유했다. 정동훈 테라파이 대표는 "금융권과 협업은 오래 걸린다는 인식이 있었지만 디노랩을 통해 우리원뱅킹에 한 달 만에 서비스를 적용할 수 있었다"며 "누적 이용자 120만명, 위험 계약 식별 금액은 3150억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그는 "앞으로는 고객 서비스뿐 아니라 은행 대출 심사 과정에도 위험 계약을 미리 걸러내는 시스템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검증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카드리스 현금자동입출금기(ATM) 플랫폼을 운영하는 캐시멜로는 우리금융과의 협업으로 해외 ATM 출금 서비스를 확대했다. 윤형운 캐시멜로 대표는 "우리금융의 25억원 투자 이후 우리원뱅킹과 협업해 해외 ATM 출금 서비스를 출시했다"며 "현재 10개국, 14만대 규모의 카드리스 ATM 네트워크를 운영하고 있으며 한국 관광객의 태국 ATM 출금 시장에서도 의미 있는 성과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같은 비자카드라도 우리 네트워크를 이용하면 금융사 한 곳당 연간 최대 160억원의 비용 절감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식자재 유통 플랫폼 딜리버리랩은 우리금융을 단순 투자자가 아닌 성장 파트너라고 평가했다. 이원석 딜리버리랩 대표는 "2023년 혁신성장기업 선정, 2024년 디노랩 실증과 투자 이후 우리카드, 우리금융캐피탈 등 계열사와 협업이 이어지고 있다"며 "우리금융은 은행과 카드, 캐피탈이 함께 기업 성장을 지원하는 금융 파트너"라고 말했다.
그는 "AI와 물류 인프라 고도화, 지방 진출을 통해 올해 매출 140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창업부터 스케일업까지 단계별 자금 공급이 이어질 때 스타트업 생태계도 더 빠르게 성장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AI 기반 신발 제조 솔루션 기업 크리스틴컴퍼니도 디노랩이 글로벌 진출의 발판이 됐다고 밝혔다. 이민봉 크리스틴컴퍼니 대표는 "전통 제조업에 AI를 접목하는 기업은 투자받기가 쉽지 않았지만 디노랩을 만나 성장의 기반을 마련했다"며 "현재 국내 주요 패션기업은 물론 일본 미즈노와 협업하고 있으며 글로벌 브랜드와도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금융은 이날 스타트업 발굴부터 후속 투자, 스케일업, 기업공개(IPO)까지 이어지는 '연속형 모험자본 공급 체계'도 소개했다. 디노랩을 통해 초기 기업을 발굴한 뒤 그룹 기업형 벤처캐피털(CVC)펀드와 우리벤처파트너스, 우리투자증권이 성장 단계별 투자를 이어가는 구조다. CVC 펀드는 일반 VC 펀드와 달리 기업이 전략적 목적을 갖고 운영하는 벤처투자 펀드로, 우리금융그룹이 직접 운영하는 전략적 투자 펀드를 의미한다.
우리금융은 앞으로도 디노랩과 생산적 금융 체계를 강화해 혁신기업의 성장을 지속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