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물 신축을 위해 추가 체결한 보강토 시공 계약이 불필요했다며 토지 소유자가 건설사를 상대로 낸 부당이득금 및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항소심 법원이 1심을 뒤집고 건설사 승소 판결을 내렸다.
7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지방법원은 지난 5월 토지 소유자 A씨가 건축공사업체 B사를 상대로 제기한 부당이득금 및 손해배상 청구 소송 항소심에서 1심 판결을 취소하고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사건은 202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A씨는 건물 신축을 위해 B사와 7700만원 규모의 부대토목공사 계약을 체결했다. 이후 같은해 12월 보강토 옹벽 시공을 위해 5500만원 규모의 추가 도급계약을 체결했고 공사대금도 모두 지급했다.
그러나 A씨는 보강토 시공이 당초부터 필요한 공사였는데도 B사가 이를 알리지 않아 불필요한 추가 계약을 체결하게 됐다며 5500만원의 부당이득금 반환을 청구했다. 또 B사가 인허가 범위를 벗어난 곳에 임의로 보강토를 시공해 민원이 발생했다며 원상복구 비용 약 1300만원도 손해배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1심에서는 B사가 무변론으로 대응하면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이 내려졌다. 이에 B사는 항소심에서 1차와 2차 계약은 공사 범위와 목적이 서로 다른 독립된 계약이라고 반박했다. 계약 당시 현황실측도를 통해 시공 범위를 명확히 확인했고, 인허가 범위 밖 시공도 향후 개발계획을 고려한 A씨의 요청에 따른 것이라고 주장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건설사의 주장을 받아들였다.
재판부는 "경계석 시공과 보강토 옹벽 시공은 목적과 공법이 구별되는 독립된 공종"이라며 "원고는 2차 계약 당시 첨부된 현황실측도를 통해 시공 범위를 직접 확인한 만큼 1차 공사와 별개로 추가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다"고 판단했다.
이어 "1차 계약 금액 안에 대규모 보강토 공사비가 포함된다고 보기 어렵고 2차 계약 금액 역시 통상적인 단가 범위 내의 적정 금액"이라며 "피고가 원고를 기망하거나 불필요한 계약을 체결하도록 유도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인허가 범위를 벗어난 시공에 대해서도 "양측이 현황실측도를 통해 시공 범위를 합의한 만큼 무단 시공이나 불법행위로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B사를 대리한 법무법인 대륜의 박한진 변호사는 "1심에서 무변론 판결이 선고돼 항소심에서 사실상 처음부터 방어를 시작해야 했지만 계약 당시 양측이 날인한 현황실측도와 관련 자료를 제출해 보강토 공사가 별도 계약이라는 점을 입증했다"며 "인허가 범위 밖 시공 역시 원고의 요청에 따른 것이라는 점을 객관적 자료로 소명해 원고의 청구를 모두 방어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