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가 10일(현지시간) 나스닥 시장에 상장한다. / 사진=뉴스1

SK하이닉스가 나스닥 시장에 미국주식예탁증서(ADR)를 상장해 40조원을 조달한다. 글로벌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 확대로 고대역폭메모리(HBM) 등의 수요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생산능력 확대에 자금을 투입해 글로벌 시장 1위 경쟁력을 한층 공고히 다진다는 전략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 ADR은 이날 나스닥 시장에 공식 상장돼 거래가 시작된다. SK하이닉스는 ADR 발행 가격을 주당 149달러로 책정했으며 총 1억7790만주를 발행한다. 공모가 149달러 기준 공모 규모는 약 265억달러, 우리돈 39조9000억원 수준이다.


2014년 알리바바를 넘어 외국 기업의 미국 증시 상장 가운데 역대 최대 규모가 될 전망이다. 앞서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는 공모 물량의 7배 넘는 주문이 몰려 흥행에 성공한 바 있다.

이날 나스닥 상장 기념행사에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직접 참석해 회사 경쟁력과 성장 전략을 설명할 예정이다.

SK하이닉스는 나스닥 상장을 통해 조달한 자금을 생산능력 확대와 첨단 공정 투자에 활용할 방침이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1기 팹과 청주 P&T7 어드밴스드 패키징 공장 건설, 첨단 생산설비 구축 등에 집중 투입된다. 특히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HBM 경쟁력을 다지는 데 주력할 전망이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가 공개한 2026년 1분기 세계 메모리 시장 점유율 자료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올해 1분기 HBM 매출액 기준 점유율이 58%로 1위를 수성 중이다.

이번 자금 조달로 생산능력을 끌어올리면 SK하이닉스의 선두 자리는 더욱 공고해질 것이란 게 업계의 중론이다.

기업가치 재평가도 기대된다. SK하이닉스는 글로벌 HBM 시장을 선도하는 업체이지만 주가수익비율(PER)이 6.2배에 머물러 마이크론, 키옥시아 등 해외 경쟁사 대비 20~40% 낮게 평가되고 있다.

AI 거품론을 잠재울 이벤트가 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최근 AI 인프라의 공급이 수요를 넘어선 게 아니냐는 우려가 불거진 상황에서 SK하이닉스 ADR 수요를 통해 AI 메모리 슈퍼사이클의 지속 가능성을 재확인 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본부장은 "미국 ADR 상장을 계기로 글로벌 투자자의 접근성이 확대되고, 향후 미국 ADR과 한국 본주의 밸류에이션이 동시에 재평가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이는 한국 메모리 반도체 주식의 희소 가치가 크게 부각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