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가치 2조5000억원을 인정받으면서 국내 프롭테크 산업을 대표했던 직방이 실적 회복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신사업 투자와 고정비용 증가로 5년 연속 적자를 이어간 결과다. 사진은 직방이 2022년 7월 삼성SDS의 홈 IoT 사업부문을 인수한 이후 개발한 스마트홈 디지털 도어록 제품 일부. /사진=직방

국내 기업공개(IPO) 시장이 성장보다 수익성을 평가하는 방향으로 재편됨에 따라 프롭테크(부동산 IT 서비스) 1위 플랫폼 '직방'의 상장 계획이 다시 주목된다. 기업가치 1조원 이상 유니콘 기업의 상장 유망주로 부상했던 직방은 신사업 투자를 지속하며 5년 연속 적자를 기록, IPO 추진이 쉽지 않은 상황이지만 올해 상반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직방은 지난해 매출 922억원, 영업손실 121억원을 달성해 2021년 이후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직방의 영업손실은 ▲2021년 82억원 ▲2022년 371억원 ▲2023년 378억원 ▲2024년 256억원으로 2023년까지 급증하다가 2024년 이후로 감소했다.


최근 금융당국이 발표한 IPO 가이드라인은 기업의 성장성보다 수익성과 재무 건전성을 더욱 중요하게 평가하는 기준으로 바뀌면서 상장 분위기를 어둡게 만들고 있다. 지난 6일 금융위원회의 '거래소 규정 및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모자회사 중복상장 규제, 코스닥 상장폐지 요건 강화 등의 여파로 신규 상장이 위축될 전망이다.

미래 성장 가능성만으로 높은 기업가치를 인정받던 평가 기준에서 지속 가능한 사업모델과 실적 안정을 요구하는 기조가 강화돼, 적자 기업의 상장 문턱은 더 높아졌다.

"실적 회복 후 상장 계획 추진"

지난 5일 서울 시내 한 부동산에 전월세 매물이 게시된 모습. /사진=뉴스1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미국계 벤처캐피털 알토스벤처스는 지난해 직방 지분 약 3%를 100억원에 인수했다. 단순 계산시 직방의 기업가치는 약 3000억원 수준이다. 2022년 프리IPO 당시 한국산업은행·IMM인베스트먼트·하나증권 등은 직방의 기업가치를 약 2조5000억원으로 인정했다. 3년 만에 약 88%가 감소한 것이다.

직방의 적자 배경에는 외형 성장 전략과 부동산 거래 침체가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프롭테크 기업들이 부동산 호황기에 시장점유율 확대를 위해 투자를 늘렸다가 거래시장 침체가 장기화하면서 실적 부담으로 작용했다"고 평가했다.


직방은 2022년 7월 삼성SDS의 홈 IoT 사업부를 약 1000억원에 인수했다. 스타트업이 대기업의 사업부를 인수하며 화제를 모았다. 직방은 부동산 플랫폼을 넘어 스마트홈과 아파트 관리서비스를 아우르는 종합 프롭테크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매출의 기반을 이루는 개업 공인중개사사무소의 매물 광고료가 줄어들어 스마트홈 사업 등으로 영역을 확장한 것이다.

나스닥(NASDAQ) 상장 가능성이 거론될 정도로 IPO 기대감이 컸던 상태에서 계획이 무기한 연기되며 손실 규모를 줄이는 데서 나아가 흑자 전환의 시점이 핵심 변수로 꼽힌다.

직방은 올 3월 별도 자료를 발표해 지난해 에비타(EBITDA·법인세 이자 감가상각비 차감 전 이익) 기준 적자가 6억원이라고 밝혔다. 전년(150억원) 대비 4% 수준이다. 회계상 영업손실은 여전히 크지만 현금 창출 능력은 개선됐다는 의미다.

직방 관계자는 "지난 3년간 스마트홈 사업 투자와 부동산 경기 침체 영향으로 실적이 부진했지만 적자 구조를 빠르게 개선하고 있다"면서 "올해 상반기에 흑자를 달성해 경영 정상화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IPO와 신규 투자 가능성은 항상 열려 있다"며 "내실 경영을 통해 기업가치를 높이는 데 집중하고 상장 요건을 갖춰 적정 시점에 다시 추진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