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규백 국방부 장관이 육·해·공군 사관학교 통폐합을 추진하는 이유로 ▲구조적 비효율 ▲전쟁 양상 변화 ▲전시작전통제권 환수 이후 대비 등 3가지를 꼽았다. 안 장관은 국민 의견을 수렴하겠다면서도 기자들의 질의는 받지 않고 자리를 떠났다.
안 장관은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스마트 강군 육성 국군사관학교 창설 방안 당정협의' 이후 기자들과 만나 "사관학교 창설은 단순히 기존 조직을 기계적으로 규합하는 구조 조정이 아니다"며 이같이 밝혔다.
안 장관은 현행 사관학교 개혁 필요성에 대해 "첫째, 각 군 사관학교가 병립해 자원이 중복·분산 투자되는 비효율 또한 심각한 상황"이라며 "각 군 사관학교는 약 700명에서 1000명 규모로 일반 종합대학의 단과대학 규모에 불과하지만 2900여명의 생도를 양성하기 위해 약 3000여명의 지원 인력을 유지하고 있어 구조적 개선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둘째, 최근 전쟁 양상을 고려한 교육 체계의 변화가 필요하다"며 "오늘날 전쟁은 지·해·공(육·해·공) 군종의 경계를 넘어 우주, 사이버, 전자기 스펙트럼 등 다영역을 통제할 수 있는 능력을 요구하는 시대로 진화하고 있다. 사관학교 교육도 전장이 전 영역으로 확대될 미래전에 대비할 수 있는 체계로 변해야 한다"고 했다.
안 장관은 "셋째, 전시작전통제권 회복 이후를 준비해야 한다"며 "우리 군은 오랜 기간 전작권 회복을 위해 한 길로 달려왔으며 그 시점이 점차 가시화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올해 한미 간 FOC 검증을 완료하고 SCM에서 회복 연도를 결정할 예정"이라며 "사관학교에서 양성된 장교들은 전작권 회복 이후 한미 연합 방위 체제를 이끌어갈 주역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전작권은 전시 상황에서 한국군과 주한미군 등 연합 전력을 지휘·통제하는 권한으로, 현재는 한미연합사령관(미군 대장)이 권한을 행사하고 있다. 한미 양국은 이를 한국군 주도로 전환하기 위해 ▲기본운용능력(IOC) ▲완전운용능력(FOC) ▲완전임무수행능력(FMC) 등 3단계 검증 절차를 진행 중이다. 올해 FOC 검증이 마무리되면 연례 한미안보협의회의(SCM)에서 전환 시점이 논의될 전망이다.
안 장관은 "새롭게 출범할 국군사관학교는 대전 자운대 지역에 위치해 창의성과 융합성, 전문성과 기술 감수성이 구비된 장교로 양성해 나갈 것"이라며 "카이스트를 비롯한 유수한 대학과 ADD(국방과학연구소), 항공우주연구원, 천문연구원, 전자통신연구원, 원자력연구원 등 최고의 연구 기관이 밀집해 최적의 지적 기반을 갖춘 대한민국 과학 기술의 심장부에 육·해·공군 사관학교가 통합된 국군사관학교를 조성하고 최첨단 스마트 캠퍼스를 신축하겠다"고 했다.
교수진 확충 방안에 대해선 "현재 약 24% 수준에 불과한 민간 교수 비율을 점차 50% 이상으로 높이고 국립대학 수준으로 처우를 보장해 최고 석학들이 장교 양성의 일선에서 함께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기존 사관학교의 상징적 가치는 시설과 기념 공간으로 보존·활용할 수 있는 방안도 함께 마련하겠다"고 했다.
이어 "장기적으로 국군사관학교를 중심으로 간호사관학교와 학군·학사 등 다양한 과정을 수용하는 국방 교육 허브로 발전시켜 나가겠다"며 "옛것을 본받아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법고창신의 자세로 미래 세대 인재들이 원하고 부모들이 믿고 응원할 수 있는 최고의 교육 기관을 설립하겠다"고 덧붙였다.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이날 당정협의에서 "국군사관학교 설치법을 신속히 처리해 제도적 기반을 닦고 신규 교육시설 마련을 위한 예산도 적기에 지원하겠다"며 "유능한 통합 인재, 스마트 강군을 이끌 미래 국방 리더를 양성할 국군사관학교 창설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라고 말했다.
한정애 민주당 정책위원회 의장은 "상대적으로 좁은 한반도의 전장 환경과 병역 자원 급감 등에 따른 사회 구조적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군 구조 및 병력 구조 개편 역시 피할 수 없는 과제"라며 "당정의 논의를 시작으로 법령 등 제도 정비와 더불어 2027년 예산 반영 등으로 대한민국 스마트 첨단 강군 육성을 뒷받침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