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환율과 원·부자재 가격 상승 여파로 식품업계의 가격 인상이 이어지고 있다. 16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 종합식품기업 사조 수산캔 제품이 진열돼 있다. /사진=뉴스1

고환율 장기화와 원·부자재 가격 상승의 직격탄을 맞은 식품업계가 결국 가격 인상 카드를 꺼내 들었다. 해당 기업들이 가공식품과 음료 출고가를 잇달아 올리면서 먹거리 물가 부담이 한층 가중될 전망이다. 그동안 정부의 물가 안정 기조에 발맞춰 가격 인상을 최대한 억제해 왔지만 누적된 제조 원가 압박을 기업 자체적으로 흡수하기는 이미 한계에 다다랐다는 분석이 나온다.

16일 유통·식품업계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은 햇반과 만두, 생선구이 등 8개 카테고리 27개 품목의 가격을 평균 8% 인상하기로 했다. 품목별로는 햇반이 12%로 가장 많이 오르고 만두 4.6%, 생선구이 8.4% 등이 순차적으로 인상된다. 조정된 가격은 대형마트의 경우 오는 30일부터, 편의점은 다음 달 1일부터 적용된다. 다만 편의점의 핵심 소비층인 젊은 세대를 고려해 햇반 컵반류와 디저트 제품, 장류 및 면류 등 일부 품목은 이번 인상 대상에서 제외됐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원부재료 가격은 물론 제조비와 물류비 등 제반 비용이 지속적으로 올라 불가피하게 일부 품목의 가격을 조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오뚜기 역시 이날부터 카레, 당면, 케첩, 후추 등 대표 4개 유형 29개 품목의 출고가를 일제히 올렸다. 카레류와 케첩류는 각각 평균 6.1%, 당면류는 10%, 후추류는 17% 상향 조정됐다. 이에 따라 대표 국민 상품인 '3분숙성카레 약간매운맛(80g)'은 3200원에서 3680원으로 15%가량 뛰었고 '토마토케찹(300g)'은 2180원에서 2480원으로 가격이 조정됐다. 오뚜기 측 또한 수입 원자재 가격 상승과 환율 변동으로 인한 제조 원가 급등을 원인으로 꼽았다.

음료업계도 가격 인상 흐름을 피하지 못했다. 롯데칠성음료는 지난달 26일부터 칠성사이다, 펩시콜라, 밀키스 등 12개 브랜드 44개 품목의 출고가를 평균 5.3% 인상한 바 있다.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캔의 주재료인 알루미늄과 포장재 관련 나프타 등 부자재 가격의 변동성이 커진 데다 고환율로 인해 원액 수입 비용이 증가해 가격 조정이 불가피했다"고 전했다.


가격 인상 바람은 업계 전반으로 확산되는 추세다. 사조대림은 현재 대형마트 등 주요 유통 채널과 참치캔, 수산캔, 장류, 참기름 제품 등의 출고가 인상을 두고 막바지 협의를 진행 중이다. 인상 폭은 참치캔 약 10%, 수산캔 약 20%, 장류 및 참기름 약 12% 안팎으로 알려졌으며 조만간 대형마트 등 소매가에 반영될 예정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식품업종은 수입 원자재 의존도가 높아 환율이 오르면 수익성에 즉각적인 타격을 입는다"며 "포장재, 물류비, 인건비까지 동시다발적으로 오르는 상황이라 당분간 먹거리 전반의 도미노 인상 흐름은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