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성은 SK텔레콤 AI정책연구원장(사진 오른쪽 두번째)이 16일 국회 의원회관 'AI 인프라 투자 촉진과 지능 수출을 위한 전략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양진원 기자

정부가 인공지능(AI) 3강 도약을 추진하는 가운데 핵심 기반인 AI데이터센터(AIDC)를 육성하기 위해 전향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AIDC 활성화 방안을 논의하는 'AI 인프라 투자 촉진과 지능 수출 전략' 토론회가 16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렸다. 황정아 의원(더불어민주당·대전 유성구을)은 이날 "AIDC의 법적 분류를 바꿔야 산업 진흥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현행 제도상 데이터센터는 임대업으로 분류돼 투자세액공제 등 각종 지원을 받기 어려운 구조다.


윤성은 SK텔레콤 AI정책연구원장은 "AIDC가 조세특례제한법상 임대업으로 해석돼 시장 상황과 괴리가 있다"며 "빅테크에 공간을 빌려주는 단순 임대 사업이 아니라 AI 수요를 처리하는 능동적인 시설인 만큼 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배성준 네이버클라우드 전무도 "AIDC가 임대업으로 분류돼 투자세액공제를 받기 어렵다"며 "그래픽처리장치(GPU)는 2~3년마다 교체해야 하지만 감가상각 기간은 5년이어서 투자 부담이 크다"고 지적했다.

현재 추진 중인 AIDC 구축 규모를 국내 수요만으로 채우기 어렵다는 진단도 나왔다. SK그룹은 2029년부터 5기가와트(GW) 규모의 AI 인프라를 단계적으로 가동하고 2035년까지 국내외 전체 용량을 15GW로 확대할 계획이다. 전체 사업 규모는 1000조원 이상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를 통해 AI 주권을 확보하는 데 그치지 않고 국내 AI 인프라 역량을 세계 시장에 제공한다는 구상이다.


윤 원장은 미국 빅테크 기업들이 한국을 아시아 AI 허브로 선택하면 기존 동맹에 버금가는 전략적 관계가 형성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아시아·태평양 지역과 관련된 중요 데이터와 GPU를 비롯한 막대한 자산을 한국에 가져다 놓는다면 어떤 안보 동맹보다도 큰 의미를 가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국내 AIDC 기술과 구축 역량이 세계로 뻗어나갈 수 있도록 제도적 환경을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윤 원장은 "AIDC를 한국에만 짓는 것이 아니다"며 "글로벌 수출을 고민하고 있으며 실제로 논의가 진행되는 국가도 있다"고 말했다.

베트남을 비롯한 동남아시아 국가들은 대규모 AIDC를 가동할 전력 인프라가 부족한 실정이다. 윤 원장은 데이터센터와 액화천연가스(LNG) 발전설비 등을 함께 공급하는 패키지형 설루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국내에서 AIDC와 전력 인프라를 결합한 실증 사례를 확보하면 해외 수출을 위한 레퍼런스로 활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AIDC의 전력 공급 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인공지능 데이터센터 산업 진흥에 관한 특별법'(AIDC 특별법)은 지난 5월7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뒤 6월9일 공포됐다. 다만 전력 확보 방안의 하나로 논의됐던 LNG 직접전력구매계약(PPA) 특례는 최종안에서 제외됐다.

윤 원장은 "AIDC 특별법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과방위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많은 노력을 기울였지만 최종안에서는 LNG PPA 특례가 빠졌다"며 "정책적 판단을 존중하고 이를 허용하지 않은 이유도 이해한다"고 말했다.

그는 국내 한두 곳을 AIDC와 발전설비를 함께 구축하는 온사이트 모델의 실증 장소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윤 원장은 "글로벌 패키지 수출을 위해 최소한 한두 곳에라도 온사이트 실증 특례를 허용하면 해외 진출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SK그룹은 AIDC 경쟁력 강화를 위한 조직 정비에도 나선 상태다. 아마존웹서비스(AWS)와 함께 추진하는 울산 AIDC를 시작으로 전국과 해외에 관련 인프라를 확충할 계획이다. SK텔레콤은 정재훈 최고경영자(CEO) 직속으로 'AIDC 통합추진단'을 신설하고 정석근 AI CIC장 겸 최고기술책임자(CTO)를 추진단장으로 선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