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세 의혹을 제보한 후 세무조사가 진행돼 수십억원이 추징돼도 제보 내용이 단순한 풍문에 불과하거나 실제 과세 사유와 다르다면 포상금을 지급할 수 없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사진은 법원 전경. /사진=뉴스1

법원이 탈세 의혹을 제보한 후 세무조사가 진행돼 수십억원이 추징돼도 제보 내용이 단순한 풍문에 불과하거나 실제 과세 사유와 다르다면 포상금을 지급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20일 뉴스1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6부(부장판사 나진이)는 김모씨가 구로세무서장을 상대로 "포상금 지급 거부 처분을 취소해달라"며 제기한 소송에서 지난 5월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김씨는 2023년 5월 한 비영리 장학재단이 서울 구로구 소재 주상복합건물을 리모델링해 조성한 오피스텔 150실을 모두 임대하면서도 비영리법인임을 내세워 공사대금에 대한 부가가치세 약 80억원을 부정 환급받았다고 서울지방국세청에 제보했다.

세무 당국 조사 결과 오피스텔 상당수가 주택용으로 사용됐는데도 재단이 공사비 매입세액을 제대로 정산하지 않고 부가가치세를 과다 환급받은 것으로 파악돼 재단에 부가가치세 약 79억원을 부과했다.

이후 김씨는 자신의 제보로 세금이 추징됐다며 탈세제보포상금 지급을 신청했다. 하지만 구로세무서장은 제보 자료가 국세기본법상 포상금 지급 대상인 '중요한 자료'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거부했다. 이에 김씨는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포상금을 받으려면 당국이 큰 비용과 노력을 들이지 않고 탈루 사실을 쉽게 확인할 수 있는 구체적인 자료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제공된 자료가 단지 탈세 가능성 지적, 추측성 의혹 제기, 단순한 풍문 수집 등에 불과하다면 '중요한 자료'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김씨가 제보한 내용과 실제 과세 사유가 달랐다는 점도 근거로 들었다. 김씨는 '비영리법인이 영리사업을 하면서 부가세를 환급받았다'고 제보했다. 하지만 실제로는 업무시설인 오피스텔을 임대 사업에 사용해 면세사업 면적이 늘었는데도 해당 공사비까지 매입 세액으로 공제해 과다 환급받았다는 게 과세 사유였다.

재판부는 "세무 당국은 별도 조사 과정을 거쳐 비로소 구체적인 조세 탈루 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김씨 제보와 자료가 탈루세액 산정에 직접 관련되거나 상당한 기여를 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