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는 6월 생산자물가지수 상승세 둔화를 물가 압력 완화로 보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사진은 지난 17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 참치캔이 진열된 모습. /사진=뉴스1

지난달 생산자물가지수가 전월 대비 보합을 기록하며 상승세가 주춤한 모습이었지만, 증권가에선 물가 압력이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에너지 가격 하락에 따른 착시 효과일 뿐 반도체 등 정보기술(IT) 품목과 수입 원재료 가격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어 하반기에도 물가 부담이 지속될 수 있다는 진단이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대신증권은 이날 '한국 생산자물가지수: 월간 보합에 속지 마라' 보고서를 통해 "생산자물가의 월간 상승률이 둔화했다고 해서 물가 압력이 완화된 것으로 해석하기는 어렵다"고 평가했다.


한국은행이 이날 발표한 6월 생산자물가지수는 전월 대비 보합(0.0%)을 기록했다. 석탄·석유제품(-5.3%)과 화학제품(-1.8%) 가격이 내리면서 전체 지수는 제자리걸음을 했지만, 전년 동월 대비 상승률은 8.6%로 전월(8.5%)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조재운 대신증권 연구원은 "일시적인 가격 변동이 큰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생산자물가도 8.6% 올라 특정 품목이 아니라 전반적인 가격 상승 압력이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IT 품목 가격 상승세를 주목했다. IT 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24.6% 올라 지난달(20.9%)보다 상승 폭이 확대됐다. 이에 대해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긴장이 가격에 반영되는 흐름이라고 진단했다.


수입 원재료 가격 역시 전년 동월 대비 45.5% 상승해 높은 수준을 이어갔다. 그는 "원화 약세와 글로벌 공급 제약이 겹치면서 원가 부담이 생산 전반으로 확산되는 구조가 지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공급물가지수 상승률(13.2%)이 생산자물가 상승률보다 높은 점도 향후 물가 재상승 가능성을 시사하는 대목으로 꼽았다.

조연구원은 향후 2~3개월을 물가 흐름의 변곡점으로 제시했다. 지난해 여름 높은 물가 수준이 기저효과로 작용하는 구간이 이어지면서 전년 동월 대비 상승률이 다시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그는 "다음달에는 IT 가격 상승세가 이어지는지와 에너지 기저효과가 얼마나 완화되는지가 핵심 관전 포인트"라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