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신한·하나·우리금융 등 4대 금융지주가 올해 상반기 역대 최대 순이익을 거둘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부실채권 규모도 불어나면서 자산 건전성 관리에 경고등이 켜졌다. 기업금융과 비은행 부문이 실적 성장을 이끌고 있지만 기업과 취약차주의 상환 능력 저하가 이어질 경우 하반기 충당금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 금융지주는 올해 상반기 11조원을 웃도는 당기순이익을 거두며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할 것으로 전망된다. KB금융과 신한금융(신한지주)은 오는 23일, 하나금융지주와 우리금융지주는 24일 순차적으로 올해 2분기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4대 금융의 2분기 당기순이익 컨센서스는 총 5조7778억원으로 추정된다. 1분기 순이익 5조3288억원을 합치면 상반기 누적 순이익은 11조1066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역대 최대였던 지난해 상반기 순이익 10조3254억원보다 7.6% 증가한 수준이다.
가계대출 규제 강화로 대출 성장세가 둔화했지만 순이자마진(NIM)을 안정적으로 방어하고 기업금융을 확대한 것이 이자이익을 뒷받침한 것으로 분석된다. 증시 호조와 수수료 수익 증가에 힘입어 증권·카드·보험 등 비은행 계열사의 실적이 회복된 점도 호실적에 기여했을 것으로 전망된다.
양호한 실적과 자본비율 개선을 바탕으로 주주환원도 한층 확대될 전망이다. 정준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KB금융에 대해 원/달러 환율 상승에도 위험가중자산(RWA) 관리를 통해 6월 말 보통주자본비율(CET1)을 13.72%로 끌어올릴 것으로 예상했다.
정 연구원은 "KB금융의 경우 하반기 약 81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소각이 이뤄지면서 올해 주주환원 총액은 3조6000억원, 총주주환원율은 55%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한금융 역시 CET1 비율을 13% 이상으로 관리하며 주주환원을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우도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금융당국의 자본규제 합리화 방안을 반영할 경우 신한금융의 1분기 CET1 비율이 기존 13.19%에서 13.30%로 조정되고, 2분기 환율 상승에 따른 자본비율 하락 압력도 이익 증가로 상당 부분 상쇄될 것으로 분석했다.
우 연구원은 "신한금융은 상반기 7000억원에 이어 하반기에도 8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올해 총주주환원율은 51.7%에 이를 것"이라고 밝혔다.
최대 실적 이면 부실채권 13.6조…총여신보다 빠르게 증가
다만 최대 실적 전망에도 자산 건전성에는 경고등이 켜진 상태다. 각사 1분기 실적자료의 그룹 자산건전성 지표를 단순 합산한 결과, 4대 금융의 올해 1분기 말 고정이하여신(NPL)은 총 13조6203억원으로 집계됐다.지난해 같은 기간 12조6148억원보다 1조55억원(8.0%) 증가한 규모다. 고정이하여신은 금융회사가 보유한 여신 가운데 정상적인 회수가 어렵다고 판단해 '고정·회수의문·추정손실'로 분류한 부실채권을 말한다.
같은 기간 4대 금융의 총여신은 1702조6596억원에서 1800조4494억원으로 97조7898억원(5.74%) 증가했다. 부실채권 증가율이 총여신 증가율을 약 2.2%포인트 웃돌면서 대출자산 확대 속도보다 부실채권 증가세가 더 가팔랐던 셈이다.
부실채권 증가 배경은 금융지주별로 차이가 있지만 일부 기업과 부동산 관련 여신이 부실로 전환된 영향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기업대출 확대가 이자이익 증가에는 기여했지만, 일부 여신의 부실 전환은 건전성 관리 부담을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건전성 부담은 하반기에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한국은행의 금융기관 대출행태서베이에 따르면 국내은행들은 올해 3분기 기업과 가계의 신용위험이 모두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기업 부문은 대내외 경영 여건의 불확실성이 지속되면서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신용위험이 높아지고, 가계 역시 취약차주의 채무상환 능력 저하로 신용위험이 커질 것으로 예상됐다.
부실채권에 대비해 쌓아둔 충당금 수준을 나타내는 NPL커버리지비율도 올 1분기 4대 금융 모두 하락했다. 지난해 말과 비교하면 KB금융은 148.3%에서 127.1%, 신한금융은 126.0%에서 113.6%, 우리금융은 129.9%에서 124.8%로 떨어졌다. 하나금융은 109.84%에서 95.65%로 낮아지며 100%를 밑돌았다.
금융권 관계자는 "당장 건전성이 크게 악화한 수준은 아니지만 부실채권 증가 속도가 빠른 만큼 선제적인 관리가 필요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