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우리나라 국민순자산이 전년보다 531조원 늘었다. 토지와 주택 가격 상승으로 비금융자산이 증가한 영향이다. 다만 국내 증시가 큰 폭으로 오르면서 외국인이 보유한 국내 주식 가치가 금융부채로 반영돼 순금융자산은 오히려 20% 넘게 감소했다.
22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5년 국민대차대조표(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말 국민순자산은 2경4561조원으로 집계됐다. 전년보다 531조원(2.2%) 증가했지만 증가율은 전년(5.0%)보다 둔화됐다. 비금융자산은 2경3291조원으로 857조원(3.8%) 늘어난 반면 순금융자산은 1271조원으로 326조원(20.4%) 감소했다.
비금융자산 가운데 생산자산은 건설투자 부진이 이어지면서 증가율이 전년 3.7%에서 2.9%로 둔화됐다. 반면 비생산자산은 1경2718조원으로 전년 대비 555조원(4.6%) 증가했다. 토지자산이 554조원(4.6%) 늘며 증가세를 이끌었다. 주택가격 상승 영향으로 주택 시가총액은 7710조원으로 전년보다 571조원(8.0%) 늘었다. 서울의 주택 시가총액 증가율은 15.9%로 전국에서 가장 높았고 수도권이 전체 증가분의 92.8%를 차지했다.
남민우 한국은행 경제통계2국 팀장은 "주거용 건물 부속토지를 중심으로 토지자산 증가폭이 확대됐다"며 "서울과 경기, 부산 등의 주택가격 상승이 토지자산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코스피 75.6% 급등…순금융자산은 왜 줄었나
금융자산에서 금융부채를 뺀 순금융자산은 1271조원으로 전년보다 326조원(20.4%) 감소했다. 금융자산은 2794조원(11.4%) 늘었지만 금융부채가 3120조원(13.6%) 늘며 증가폭을 웃돌았기 때문이다.배경에는 국내 증시의 가파른 상승이 있었다. 지난해 코스피는 75.6% 올라 미국 S&P500(16.4%)과 유로스톡스50(18.3%) 상승률을 크게 웃돌았다. 외국인이 보유한 국내 주식은 국민계정상 우리나라의 금융부채로 잡히는데, 국내 주식 가치가 해외 주식보다 더 크게 늘면서 금융부채 증가폭이 금융자산 증가폭을 웃돌아 순금융자산이 감소했다.
남 팀장은 "순금융자산 감소에는 국내외 주가 상승률의 격차가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며 "환율도 일부 영향을 미쳤지만 지난해 원화가 2.2% 절상된 수준이어서 주가 요인에 비하면 영향은 제한적이었다"고 말했다.
가계 순자산 1경4200조원…주택·주식이 증가 견인
경제주체별로는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순자산이 1경4200조원으로 국민순자산의 57.8%를 차지해 가장 큰 비중을 기록했다. 전년보다 1167조원(9.0%) 증가한 규모다. 일반정부는 6194조원(25.2%), 비금융법인은 3657조원(14.9%), 금융법인은 510조원(2.1%)의 순자산을 보유했다. 비금융법인은 지분증권 부채 증가 영향으로 순자산이 1005조원(21.6%) 감소하며 유일하게 감소세를 나타냈다.가계 자산 증가는 주택과 주식이 함께 견인했다. 주택 자산 증가폭은 전년 246조원에서 지난해 534조원으로 확대됐고, 지분증권 및 투자펀드는 전년 14조원 감소에서 지난해 525조원 증가로 전환됐다. 현금·예금 증가폭도 확대되면서 가계 순금융자산은 2009년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
남 팀장은 "지난해 가계 순자산 증가는 주택가격 상승과 주가 상승이 각각 절반 정도씩 기여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