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광주통합특별시가 시정 주요 현안 정책 결정을 보좌할 '청와대 스타일'의 전문 수석 직제를 대거 신설한다.
강력한 참모 조직을 구축해 통합특별시의 대형 현안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는 구상이지만 지역 정가와 공직사회 내부에서는 '옥상옥(屋上屋)' 구조와 측근 보은 인사 부작용을 경계하는 목소리가 동시에 나오고 있다.
노조 관계자는 "역량있는 각분야 인사들이 수석으로 들어오면 다행이지만 역량이 부족한 측근이나 보은인사 성격의 인사들이 수석자리를 꿰찬다면 문제가 아닐 수 없다"고 우려했다.
모 시의원도 "수석이라는 자리는 막중한 권한과 책임이 수반돼야 한다"며 "의회에서 할 수 있다면 이들에 대한 청문회 등 자격 검증도 뒤따라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시 관계자는 "능력있는 각분야 전문수석들이 들어오면 정책추진도 속도감있게 진행되고 좋은 것 같다"면서도 "옥상옥이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고 공직 하부의 목소리가 걸러지지 않고 최고 정점까지 잘 전달될 지는 우려스럽다"고 했다.
◇ '6개 수석·보좌관' 신설… 대변인도 외부 전문가 영입 길 열어
22일 전남광주시에 따르면 시는 20일 '전남광주통합특별시 행정기구 설치 조례 시행규칙 일부개정규칙안'을 재입법 예고했다.
이번 개정안의 핵심은 전문성과 경쟁력을 갖춘 전문임기제 공무원을 시장 직속 참모로 대거 발탁하는 것이다. 신설되는 직제는 정책총괄수석과 시민주권수석, 사회문화수석, 녹색도시수석, 대외소통보좌관, 대외소통특보 등 총 6석이다.
그동안 지방부이사관(3급)과 지방서기관(4급) 등 정규 공무원이 맡아온 대변인과 언론담당관 보직도 개방형·공모 직위로 전환된다.
전남광주시는 시민 의견을 수렴한 뒤 조례·규칙 심의를 거쳐 공포하는 즉시 시행에 들어갈 예정이다.
◇ "행정 혁신·추진력 확보" vs "보은 인사·조직 사기 저하"
시의 이 같은 움직임은 과거 대통령비서실이 분야별 수석비서관을 두고 국정 과제를 드라이브 거는 것처럼 단체장이 지근거리 참모진을 활용해 관료 조직의 보수성을 깨고 대형 현안을 신속히 해결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긍정적인 측면에서는 복잡해진 광역 행정 수요에 맞춘 정책 전문성 강화와 유연한 대외 소통 역량 확보가 꼽힌다. 특히 통합특별시 출범에 따른 거대 현안들을 톱다운(Top-down) 방식으로 이끌어갈 수 있다는 점이 장점으로 거론된다.
하지만 부작용에 대한 우려도 만만치 않다. 가장 큰 쟁점은 '보은 인사' 논란이다. 고위급(3~4급 상당) 임기제 직위가 대거 늘어남에 따라 선거 캠프 출신이나 측근 인사를 채우는 수단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또한 기존 정규 행정 라인(부시장-실·국장) 위에 수석들이 실세로 군림하는 '옥상옥' 부작용과 함께 대변인 등 기존 승진 보직이 외부로 열리면서 일반직 공무원들의 사기 저하와 인건비 증가에 따른 재정 부담을 걱정하는 목소리도 제기되고 있다.
◇ "개방형 전환·의회 검증 강화 등 대안 검토해야"
전문가들과 지역 정가에서는 수석제 도입에 따른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 다양한 대안을 요구하고 있다.
별도 수석 직제를 신설하는 대신 기존 실·국장 직위를 개방형으로 바꿔 조직 충격을 줄이거나 민관합동 정책자문단을 활성화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만약 수석제를 강행하더라도 시의회를 통한 인사청문회와 자격 검증 법제화, 1~2년 단위의 성과 평가(일몰제) 도입, 수석의 권한을 '자문·보좌'로 엄격히 제한하는 등의 보완 조치가 병행돼야 한다는 지적이 힘을 얻고 있다.
지역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통합특별시의 신속한 정책 추진을 위한 취지는 이해하지만 검증되지 않은 낙하산 채용이나 공공 조직과의 갈등을 막지 못한다면 오히려 시정 동력을 잃을 수 있다"며 "향후 의견 수렴 과정에서 철저한 견제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