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대산에 이어 여수 1호 프로젝트를 승인했다. 사진은 여수국가산단 모습. /사진=뉴시스

정부가 여수 국가산업단지 사업재편 1호 프로젝트를 최종 승인했다. 석유화학업계가 연간 나프타 생산량을 40%가량 줄이는 가운데 정부는 7000억원 규모의 맞춤형 지원으로 뒷받침한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산업통상부는 롯데케미칼·한화솔루션·DL케미칼·여천NCC가 제출한 여수국가산단 석유화학 사업재편계획서 최종안을 승인했다. 대산 1호 사업재편 프로젝트(HD현대오일뱅크·HD현대케미칼·롯데케미칼)에 이은 두 번째 사업재편 승인이다.


사업재편안에 따라 한화솔루션과 DL케미칼은 각각 보유 중인 폴리에틸렌(PE), 접착·도료용 수지 등 다운스트림 사업 부문을 여천NCC에 현물출자한다.

롯데케미칼은 여수 공장의 나프타분해설비(NCC)와 PE·폴리프로필렌(PP) 등 기초소재 사업을 물적분할해 여천NCC와 통합한다. 이번 사업재편으로 롯데케미칼·한화솔루션·DL케미칼의 각 사업부문을 합병한 통합 신설법인이 설립된다.

통합 과정에서 여천NCC 주주사인 한화솔루션과 DL케미칼은 각 2725억원씩 총 5450억원의 유상증자를 통해 여천NCC의 기존 부채를 상환한다. 양사는 공급망 안정화를 위한 배관 및 인프라 구축, 고부가 전환 등 사업재편 이행에도 총 2532억원을 투자할 방침이다. 향후 기업 간 합병 관련 계약체결 및 이사회 승인, 기업분할 및 합병 절차 등을 거쳐 신설통합법인 설립 절차는 완료된다.


이번 사업재편을 통해 여수 나프타 생산량은 40%가량 줄어든다. 기존 여천NCC의 연간 나프타 생산량은 1호기 90만톤(t), 2호기 92만t, 3호기 47만t 등 총 229만t이다. 롯데케미칼 여수 공장은 연간 123만t의 나프타를 생산한다. 두 공장을 합쳐 총 352만t의 생산량이다. 통합 후 여천NCC의 2호기와 3호기 가동이 중단되면서 연간 생산량은 213만t으로 감소할 전망이다.

정부는 사업재편이 신속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금융 및 세제 ▲원가 절감 및 제도 합리화 ▲지역경제 및 고용 안정 ▲기술개발 등 맞춤형 지원 패키지를 지원한다.

금융 지원으로는 7000억원이 투입된다. 채권금융기관은 4500억원 규모의 신규자금 및 협약채무에 대한 상환을 유예한다. 무역보험공사는 수입보험료 할인, 보증한도 우대 등 2000억원을 지원한다.

기업 분할·합병과 자산 이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법인세·지방세 부담도 완화한다. 자산매각 시 과세이연 기간을 기존 4년 거치·3년 분할납부에서 5년 거치·5년 분할납부로 확대한다. 이월결손금 공제한도는 기존 80%에서 100%로 높인다. 취득세 및 등록면허세는 75~100% 감면한다.

기업들의 원가 부담 완화를 위해 올해 말까지 수입 나프타 및 나프타 제조용 원유에 무관세가 적용된다. 사업재편기간 동안 열 공급구역 중복금지 규정도 한시적으로 완화된다. 사업재편 과정에서 배관·파이프랙 등 인프라 임대비용을 지원하고 인허가·규제도 개선한다.

석유화학업계는 정부의 사업재편계획 승인에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엄찬왕 한국화학산업협회 상근부회장은 입장문을 통해 "국내 석유화학산업 구조개편이 본격적인 궤도에 오르게 된 것을 진심으로 환영한다"며 "구조적 위기 극복을 위해서는 기업들의 자구 노력뿐만 아니라 정부의 실효성 있는 정책 지원이 지속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