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산시가 인사와 세무, 예산집행 등 행정 전반에 걸쳐 총체적 부실을 드러냈다.
28일 경북도 종합감사 결과에 따르면 경산시는 시정 운영 전반에서 모두 24건의 부적정 사례가 적발됐다. 이 가운데 인사 행정에서만 7건의 부적정 사례가 확인됐다.
경산시는 동일 교육과정을 중복 입력한 실적을 삭제하지 않아 승진에 필요한 교육시간을 충족하지 못한 공무원 6명이 5급으로 승진한 반면 교육을 정상적으로 이수한 공무원 1명은 승진심사 대상에서 제외됐다.
명예퇴직 특별승진도 부적정하게 이뤄졌다. 특별승진의 필수 요건인 '해당 계급 1년 이상 재직' 조건을 충족하지 못한 4급 공무원 2명을 자격을 갖춘 것처럼 인사위원회에 상정해 3급으로 특별승진시킨 사실이 확인됐다.
근속승진 대상자 선정 과정에서도 절차 위반이 확인됐다. 경산시는 승진 대상에서 제외해야 할 음주운전 징계자 C씨를 대상 인원에 포함했고 이로 인해 승진후보자 범위가 10배수에서 12배수로 확대됐다. 결국 당초 A씨만 승진했어야 했지만 12배수에 포함된 B씨까지 7급으로 근속승진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이에 대해 경산시는 "업무 처리 과정에서 발생한 행정적 착오"라며 "특정인을 승진시키기 위한 특혜성 인사는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또 근무성적평정 과정에서는 평정 서열을 변경해 인사위원회에 상정하거나 근무성적평정위원회의 심사 결과와 다르게 인사행정시스템에 입력하는 등 인사 기초자료를 부적정하게 관리한 사실도 드러났다.
경력경쟁임용에서도 법정 임용기한이 지난 뒤 신규 임용을 실시했고, 특정 직렬은 수년간 정원을 초과해 운영하면서도 조례 개정이나 정원 조정 없이 인사를 운영한 것으로 확인됐다.
세무행정도 허술했다. 경산시는 생애최초 주택 취득세 감면 사후관리와 창업중소기업 감면, 과점주주 취득세 등을 제대로 관리하지 않아 모두 18건, 6280여만원의 취득세를 부과·징수하지 않았다. 경북도는 누락된 취득세를 즉시 부과·징수하도록 시정 요구했다.
계약 행정에서도 공정성이 훼손됐다. 기술용역과 정보통신용역 적격심사 과정에서 경영상태와 신용평가, 고용실적 등을 잘못 평가해 원래 낙찰 대상이 될 수 없는 업체와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과정에서 차순위 업체들은 적격심사를 받을 기회조차 얻지 못해 계약의 공정성을 훼손했다고 감사는 지적했다.
예산과 공사 관리 부실도 잇따라 드러났다. 하나의 사업을 인위적으로 분할 발주해 특정 업체와 1인 견적 수의계약을 체결했다. 감사는 통합 발주했을 경우 최대 3240만원의 예산 절감이 가능했을 것으로 판단했다.
또 안전관리비로 지급해야 할 노무비 약 9억원을 일반노무비로 집행했고, 시방서와 다르게 시공해 공사비 약 7100만원을 과다 지급한 사실도 적발됐다.
특히 공사 하자관리 부실은 심각한 수준이었다. 하자담보책임기간이 이미 만료된 뒤 하자검사를 실시한 공사가 무려 1518건에 달했다. 이로 인해 하자가 발생하더라도 시공업체에 무상 하자보수를 요구할 수 없게 되는 사례가 발생하는 등 공사 관리 전반의 부실이 드러났다.
경북도는 이번 감사 결과에 따라 경산시에 인사 운영의 적정성 확보와 세무·계약 업무 개선, 예산 집행 관리 강화 등을 요구하고 일부 관련 공무원 18명에 대해 경징계 3명, 훈계 14명, 주의 1명의 신분상 처분을 요구했다.
이번 감사는 단순한 행정 착오가 아니라 인사와 세무, 계약, 공사 관리, 예산 집행 등 지방행정의 핵심 분야에서 절차와 기준이 반복적으로 무너졌음을 보여줬다. 음주운전 징계자의 승진부터 세금 누락, 부적격 업체 계약, 공사 하자관리 부실까지 내부통제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 경산시 행정 전반에 대한 대대적인 쇄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