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8일 경기 고양시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나노코리아 2026'을 찾은 관람객이 삼성전자 부스에서 6새대 고대역메모리(HBM4)와 7세대(HBM4E)를 살펴보고 있다. / 사진=뉴스1

글로벌 메모리 시장을 석권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올해 2분기 반도체 사업으로 150조원에 가까운 수익을 거뒀다. 일각에서 인공지능(AI) 거품론이 불거지고 있지만 양사의 실적은 오히려 굳건한 메모리 수요를 재확인하며 시장의 우려를 불식시켰다는 평가다.

삼성전자는 30일 2분기 확정실적 발표를 통해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의 영업이익이 89조20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역대 분기 중 최대 실적이자 전사 영업이익(89조5000억원)의 99.7%를 차지한다. 반도체로만 하루에 1조원가량을 벌어들인 셈이다.


2분기 DS부문 매출 역시 127조5000억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갈아치웠다. 시장 수요 강세 속 제품 경쟁력을 기반으로 D램과 낸드가 최대 판매를 기록하며 역대 최고 실적을 달성했다는 게 삼성전자의 설명이다.

메모리 사업의 경우 에이전틱 AI가 확산되며 수요 강세를 보인 서버향 제품 중심으로 적극 대응해 역대 최대 분기 실적을 달성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2분기 실적발표 후 진행된 컨퍼런스 콜에서 "2분기 메모리 시장은 AI 응용 확산에 힘입어 D램과 낸드 모두 강한 수요를 보였다"며 "AI 데이터센터 투자가 확대되면서 주요 하이퍼스케일러를 중심으로 추가 공급 요청이 지속됐다"고 전했다.

전날 실적을 발표한 SK하이닉스도 2분기 영업이익이 60조5000억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 기록을 갈아치웠다고 밝혔다. 영업이익률은 76%다. 매출 100원 당 76원을 이익으로 남겼다는 얘기다. 이는 마이크론(80.4%)에 이어 글로벌 2위이자 엔비디아(65.6%), TSMC(60.3%) 등 주요 빅테크를 넘어서는 기록이다.


글로벌 AI 인프라 투자 확대에 따른 메모리 수요 강세와 AI 서버용 고성능 제품 가격 상승이 실적 상승의 배경이 됐다. SK하이닉스는 2분기 HBM을 비롯해 AI 서버용 D램, 기업용 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eSSD) 등의 판매가 늘었다고 전했다.

양사의 실적은 최근 시장에 불거진 'AI 거품론'과 다른 양상이다. AI 수요와 투자 규모가 과도하게 부풀려진 게 아니냐는 우려가 번지면서 메모리 반도체 성장성에 의구심이 일었지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사상 최대 실적으로 글로벌 메모리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는 점을 입증했다는 평가다.

양사는 앞으로도 메모리 수요가 지속 증가할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주요 클라우드서비스사업자(CSP)에게 AI 투자는 본업 경쟁력과 직결되는 만큼 AI 인프라 투자는 견조하게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며 "AI 연산의 핵심인 HBM을 비롯해 서버 D램, 고용량 낸드 등 메모리 전반의 수요는 함께 확대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도 "하반기에도 반도체 수요 강세가 이어지며 전사 실적이 성장할 것"이라며 "DS부문은 에이전틱 AI 확산에 따른 수요 강세로 실적 상승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반도체 투심이 부활하며 최근 급락했던 주가가 다시 상승세를 탈지도 주목된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2분기 실적은 본업의 경쟁력이 매우 강하다는 점을 입증했다"며 "이미 높아진 기대치와 향후 성장 속도에 대한 재조정이 마무리되면 장기적으로는 양사의 주가 역시 안정적인 우상향 곡선을 그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운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메모리 수요는 일시적이지 않고 상당기간 증가세를 유지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AI 투자가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는 것은 확인될 변수"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