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영 의원이 기장군청 브리핑룸에 조례 통과 전 미리 사용된 군기를 확인하고 있다. 문제 제기 후 군기 부분만 가렸다./사진=구본영 의원

부산 기장군이 16년 만에 군기(郡旗) 변경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기장군의회 야당의원과 갈등을 빚고 있다. 조례 통과 전 새 군기가 이미 설치·사용됐다는 사실이 확인되면서 절차적 정당성 논란이 커지는 모양새다.

4일 구본영 의원(국민의힘, 정관·장안읍)은 "군민 의견수렴과 의회 협의 없이 변경이 추진되고 있다"며 "조례 통과 전 새 군기의 설치·사용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실제로 조례안 통과 전인데도 군청 3층 브리핑룸 벽면에는 새 슬로건과 함께 새 군기 이미지(CI)가 삽입된 패널이 설치돼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후 논란이 일자 해당 패널의 군기 이미지 부분은 가려진 상태다.

구 의원은 이를 두고 "먼저 집행하고 나중에 제도를 맞추는 위험한 행정"이라고 비판하며 필요하면 행정사무조사와 외부 감사 요청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기장군은 추가 예산 지출이 없다는 입장이다. 이미 편성된 군정 슬로건 교체 사업과 함께 진행되는 만큼 예산 낭비라는 지적은 오해라고 해명했다. 김대준 의원(더불어민주당, 정관·장안읍)은 "군기 변경 예산은 전혀 집행된 바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구 의원은 절차적 정당성이 확보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군민 공청회나 주민 설명회, 군의회 사전 협의가 전혀 없었고 교체에 따른 예산 규모와 범위도 공개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또한 청사 현판, 공문서, 홍보물, 안내판, 차량 마킹 등 연쇄 교체에 수억원이 들 수 있다고 우려했다.

기장군은 지난달 22일 '부산광역시 기장군 군기 조례' 일부개정안을 입법 예고했다. 군청은 첨단·미래산업 도시로의 도약과 도시브랜드 가치 제고, 군민 자긍심 강화를 이유로 새 상징체계 도입 필요성을 제시했다.

기장군에서는 민선 9기 출범 이후 더불어민주당 소속 군수와 국민의힘 소속 군의원 간 대립이 지속되고 있다. 앞서 우성빈 군수의 지시로 출범한 '부정부패 낭비성 의심 사업 전수조사 TF'를 두고도 야당 군의원들이 '정치 공세'라며 반발한 바 있다. 이번 군기 변경 조례안 역시 의견 수렴을 거쳐 다음 달 군의회 상정을 앞두고 있어 여야 주도권 싸움에 따른 진통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