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한림해상풍력 전경 / 사진=한국전력

풍력업계를 향한 정책 지원에 속도가 붙고 있다. 제조 생태계 활성화는 물론 산업 전반을 육성하려는 움직임이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국가 차원의 지원이 이어지는 만큼 풍력 보급 확대와 시장 성장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관측된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풍력 산업을 둘러싼 정책 여건이 빠르게 개선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재정경제부가 국내생산세액공제 대상 산업에 풍력발전을 포함하기로 했다. 국내생산세액공제는 전략 산업 제품의 국내 직접 생산·판매량에 따라 법인세·소득세 등을 10년간 감면하는 제도다. 풍력발전이 태양광발전·이차전지·반도체·핵심 소재·AI(인공지능) 로봇 부품과 함께 지원 대상에 선정되면서 국가 차원의 전력 산업으로 인정받았다는 평가다.


나셀·블레이드 등 완제품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품목이 공제 대상에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부품 특성상 제조 과정에서 높은 비용과 고도의 기술력이 요구되는 만큼 이번 지원책이 관련 기업들의 생산 부담을 덜고 안정적인 제조 기반을 마련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산업통상자원부도 풍력 산업 저변 확대에 힘을 보태고 있다. 최근에는 국가기술표준원을 통해 풍력터빈 인증 절차 개선에 나섰다. 중대형 풍력터빈 구성품인 로터-나셀 조립체(RNA) KS 인증을 도입해 제품 인증 기간을 단축하고 기업 인증 비용 부담을 낮추는 게 핵심이다.

기존에는 풍력터빈 전체를 대상으로 KS 인증을 운영해 RNA를 변경하지 않더라도 타워 높이나 사양이 변경되면 풍력터빈 전체에 대한 평가와 인증을 다시 받아야 했다. KS 인증은 신청부터 취득까지 평균 1118일이 소요되는 만큼 인증 부담이 높았다. 이에 국표원은 별도의 RNA KS 인증을 도입해 앞으로 RNA 인증을 받은 경우엔 타워 높이 등 다른 사양이 변경되더라도 기존 인증 결과를 활용하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업계에서는 여러 정책이 맞물리며 국내 풍력 제조 기반이 강화될 것으로 기대한다. 김범석 제주대 교수는 "기존에는 발전사업자 중심의 지원책이 주를 이뤘지만 최근 공급망 기업으로 지원 범위가 확대되고 있다"며 "산업 육성에 필요한 기업 투자를 이끌어 낼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3월에는 '해상풍력 보급 촉진 및 산업 육성에 관한 특별법'이 발표됐다. 국내 해상풍력발전 개발 체계를 민간 주도에서 정부 주도로 전환하는 게 골자다. 정부가 풍황·환경·어업 영향 등을 사전 검토해 예비지구를 지정한 뒤 사업자를 선정하고, 국무총리 소속 해상풍력발전위원회와 기후에너지환경부 내 해상풍력추진단을 운영하는 내용이 담겼다. 사업 준비 기간이 이전보다 절반 수준으로 단축될 것으로 보이며, 현장 애로사항도 상당 부분 해소될 거란 기대다.

국회 역시 지속적인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조정식 국회의장은 이달 제주 한림 해상풍력발전단지를 직접 찾은 뒤 "한림해상풍력을 모델로 대한민국 신재생에너지가 한 단계 더 발전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재생에너지 확충에 필수적인 전력망 등 기반 시설 구축을 위한 입법과 정책 지원을 국회 차원에서 아끼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적극적인 정책 지원이 뒷받침되는 만큼 국내 풍력 시장의 성장세는 더 가팔라질 것으로 관측된다. 실제 정부는 지난해 기준 2.4GW인 풍력발전소 누적 설비용량을 2035년까지 약 37GW로 늘리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김 교수는 "앞으로 풍력 보급 확대와 산업 육성을 병행하는 정책이 지속해서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