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최고기온이 40도를 오르내리는 폭염이 지속되고 있다. 이제 40도 이상을 기록하는 지역을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을 정도다. 수도권도 예외는 아니다. 5일 오후 1시10분 기준 기상청은 수도권 지역에 폭염중대경보를 발효했다.
하지만 같은 서울이라해도 기온이 모두 같은 것은 아니다. 행정구에 따라 기온 차이가 발생하고 있다. 지난 4일 낮 12시 기준 서울시 금천구는 36.8도를 기록했지만 반대편 도봉구는 32.9도로 금천구에 비해 4도 가까이 기온이 낮았다. 서울 하늘 아래에서도 기온 차이를 보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무더위, 산림 지역 있으면 그나마 낫다?
허창회 이화여대 기후에너지시스템공학과 교수는 지난 4일 낮 12시 기준 금천구(36.8도)와 도봉구(32.9도)의 기온차가 발생한 것에 대해 "두 지역은 동일한 종관기상 조건 영향을 받는다"며 "금천구와 도봉구의 기온 차이는 관측소 주변 국지적인 환경 차이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토지 이용, 산림 분포, 건물 밀도, 지형 등이 기온에 영향을 끼친다"며 "산림이 많은 지역에서는 증발산 과정을 통해서 지면 열에너지가 빠져나가고 수목이 직사일사를 차단해 지표면 가열을 줄인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식생과 토양은 콘크리트나 아스팔트보다 열을 천천히 저장하고 방출하기 때문에 기온 상승이 상대적으로 완만하다"며 "반면 산림이 적은 지역에서는 인공 포장면이 많아서 열을 빠르게 축적하기 때문에 최고 기온이 더 높게 나타날 수 있다"고 밝혔다.
도봉구의 산림 비중은 구 전체 면적(약 20.8㎢)의 약 48~50%다. 반면 금천구는 구 전체 면적(약 13㎢)의 20~25%에 불과하다다. 두 지역의 산림 비중만 2배 정도 차이가 난다.
허 교수는 같은 도시 내 행정구역별 기온 차이가 심해질 시 기후학적으로 어떤 현상이 발생할 수 있는지 묻자 "행정구역별로 나타나는 기온 차이는 도시열섬 현상의 국지적 차이 때문으로 볼 수 있다"며 "기온이 높은 지역에서는 폭염으로 인한 건강 피해와 냉방 에너지 소비가 더 커지고 녹지가 많은 지역은 상대적으로 낮은 기온을 유지해 폭염이 완화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서울에서도 구나 동별로 지역별 특성을 고려한 폭염 대응과 녹지 관리가 중요하다"며 "자연적인 기온 차이를 없애기는 어렵지만 도시화로 인해 특정 지역이 과도하게 더워지는 것을 줄일 필요가 있다. 결국 중요한 것은 도시 전체 평균 기온은 낮추는 것뿐만 아니라 폭염에 취약한 지역 열 환경을 개선해 시민들이 보다 평등한 기후환경에서 생활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서울시에서 제일 기온 낮은 도봉구…수경시설·옥상 공원으로 더위 잡아
도봉구청 재난안전과 측은 서울시 내에서 낮은 기온을 기록할 수 있었던 폭염 대책에 대해 "폭염 저감 시설, 햇빛 대피소 등을 운영하며 폭염에 대응하고 있다"며 "구청 내 공원역학과에서 녹화 관련 사업도 하고 있다. 도로 살수차 운영, 수경시설, 옥상 공원, 그늘막, 쿨링포그, 스마트 쉼터도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물놀이 시설 중 바닥 분수를 통해 도로 온도도 낮추고 공공건물, 민간 건물에 옥상 녹지 시설을 만들어 건물 온도도 낮추고 있다"며 "쿨링포그도 초안산 근린공원, 황톳길, 다락원 체육공원 등 면적 넓은 곳에도 설치해 운영 중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바닥분수, 계류, 연못 등 현재 공원영업과에서 다양한 수경시설을 운영하고 있는데 아무래도 수경시설이 많다 보니 기온이 낮아지는 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며 "폭염 저감 시설인 수경시설은 총 27개소, 쿨링포그 12개가 운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