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군·경·소방 간 통합 대응체계를 강화하고 AI·드론 등 첨단기술을 활용한 복합재난 대응에 나선다. 사진은 4일 군 관계자들이 오세훈 서울시장 앞에서 훈련용 드론을 소개하는 모습. /사진=이화랑 기자

서울시가 군·경·소방 간 협력체계를 강화하고 인공지능(AI)과 드론 등 첨단기술을 활용해 재난·안보 위기 대응 역량을 높인다. 전쟁과 테러뿐 아니라 대형 화재·집중호우 등 복합적인 위기 상황에 기관별 대응을 넘어 공동 대응체계를 구축한다는 취지다.

서울시는 5일 서울 은평구 서울소방학교에서 '2026년 서울시 통합방위회의'를 개최했다. 이날 회의는 오세훈 서울시장이 통합방위협의회 의장 자격으로 주관했으며 통합방위협의회 위원과 군·경·소방 지휘관 등 약 300명이 참석했다.


통합방위회의는 매년 국가 방위 요소별 주요 직위자들이 모여 통합방위태세를 평가하고 발전 방안을 논의하는 자리다. 올해 회의에서는 서울시와 수도방위사령부, 서울경찰청이 통합방위 사태와 긴급 상황 발생 시 신속하게 협의하고 공동 대응하기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에 따라 재난 상황부터 무인기 침투와 테러 등 안보 위협까지 각종 위기 상황이 발생하면 3개 기관이 최단시간 내 현장에 출동하고 각 기관이 구축한 AI와 첨단기술을 활용해 상황 정보를 실시간으로 공유한다.

오 시장은 이날 업무협약식 모두발언에서 "오늘날 우리가 마주한 안보 환경은 과거와는 완전히 달라졌다"며 "전쟁은 더 이상 전선에서만 치러지지 않는다.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과 미국-이란 충돌에서 보듯 발전소·통신망 등 도시기반시설도 주요 공격 대상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가 군·경·소방과 함께 AI·드론 등 첨단 장비를 활용한 재난·안보 대응 역량 강화에 속도를 낸다. 사진은 4일 경찰 관계자들이 오세훈 서울시장 앞에서 드론 관제 차량을 시연하는 모습. /사진=이화랑 기자

이어 "복합적이고 초연결된 위기 앞에서 수도 통합방위체계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며 "군과 경찰, 소방, 서울시가 하나의 체계로 움직여야만 도시의 안전을 온전히 지켜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국가정보원의 '북한 정세 전망', 수도방위사령부의 '대 드론 체계 발전 방향', 서울시의 '을지연습 준비 보고'가 이뤄졌다. 다만 국가 안보와 관련한 내용으로 회의는 비공개로 진행됐다.

회의에 앞서 열린 장비 전시·시연에서는 군·경·소방이 드론과 AI 기반 장비 등 최신 현장 대응 기술을 공개했다. 서울경찰청은 AI 카메라와 AI 드론을 결합한 순찰차를 소개했다. 차량에 설치된 카메라가 사람과 인파 밀집, 위험물 등을 인식하면 근무자에게 알리고 드론도 원격으로 띄울 수 있는 시스템이다.

경찰 드론 영상 관제 차량과 고공 관측 차량도 공개됐다. 드론 영상 관제 차량은 드론이 촬영한 영상을 대형 화면으로 실시간 확인해 인명·실종자 수색 등에 활용할 수 있다. 고공 관측 차량의 관측소는 지상에서 70m 높이까지 올라간다. 인기 스포츠 경기 현장 등의 인파 관리에 활용된다. 군은 화생방 분석 장비와 화학 방사능 정찰 드론, 폭발물 탐지 제거 로봇과 화기 등을 선보였다.

소방은 첨단 장비를 활용한 복합 화재 대응 훈련을 진행했다. 건물 7층 화재로 시민이 고립된 상황을 가정해 드론이 옥상 구조 대상자에게 구급 키트를 전달하고 실내 정찰 드론과 4족 보행 로봇이 소방대원보다 먼저 건물 내부에 진입해 위험 정보를 파악하는 방식이다.

외부 감시 드론이 건물 상층부 화재 확산을 막고 불씨가 인근 야산으로 옮겨붙어 산불로 번지자 산불 드론이 출동해 초기 화점을 진압했다. 이후 고가사다리차와 무인 소방로봇이 화재 진압에 투입되는 등 첨단 장비와 소방대원이 연계해 복합재난에 대응하는 과정을 선보였다.

오 시장은 "복합 위기 시대에는 협력의 속도가 곧 대응의 속도가 될 것"이라며 "협력체계를 더욱 공고히 해 어떠한 상황에서도 시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