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이 10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창업허브 공덕에서 열린 '청년 AI 스타트업 간담회'에 앞서 청년 AI 콘텐츠 제작 업체를 둘러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서울시가 올해 두 번째 추가경정예산안을 편성하면서 '청년' 키워드를 전면에 내세웠다.

총 1010개 단어로 이뤄진 발표자료에 '청년'이라는 단어는 총 18회 등장했다. '서울(36회 언급)' 다음으로 가장 많았다. 발표만 봐서는 청년층 지원이 이번 추경의 핵심 배경 중 하나인 것처럼 읽힌다.


하지만 정착 배정된 예산을 따져보면 청년층에 배정된 몫은 미미한 수준이다. 전체 재량사업 예산에서 청년 관련 예산은 1.1%에 불과했고, 그마저도 사업 구조가 치밀하게 짜여 있지 않았다.

10일 서울시에 따르면 2조8061억원의 이번 추경에서 법정의무경비를 제외한 사업예산은 8100억원이다. 이 가운데 청년 관련 사업예산이 포함된 사업항목은 '청년 성장사다리' 예산 91억원이 전부다. 재량으로 사용할 수 있는 예산의 1.1%에 불과한 비중이다.

그나마 할당된 청년 예산도 치밀하게 짜여 있다고 보기 어렵다. 91억원 중 가장 큰 몫은 청년 'AI 성장권 지원(56억2500만원)'이다. 만 19~29세 청년 50만명에게 생성형 AI 이용권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해당 연령대에 속하는 서울 청년 약 153만명의 3분의 1 수준이다.


그런데 지금은 총액만 잡혀 있다. 1인당 지원 단가는 아직 정해지지도 않았다. 이동률 서울시 기획조정실장 직무대리는 "예산이 아직 (시의회에서) 통과되지 않은 상태에서 계약은 들어갈 수가 없다"며 "글로벌 기업들과 협의하면서 의향을 타진하는 정도"라고 말했다.

이동률 서울시 기획조정실장 직무대리가 10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청 브리핑룸에서 2026년 제2회 추가경정예산안 기자설명회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1

문제는 지원단가 협상 결과에 따라 필요한 예산 총액도 크게 달라진다는 점이다. 예산이 확정돼야 계약을 맺을 수 있다. 반대로 계약이 체결돼야 필요 예산을 확정할 수 있다. 모순이 생긴다. 서울시 예산부서 관계자도 "사업 구조상 실무적인 어려움이 있다"고 토로했다.

서울시가 AI 업체와 협의 중인 금액은 1인당 월 2달러에서 2.5달러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원/달러 환율 1419.10원을 지원 인원 수에 대입해보면 매달 필요한 예산이 적게는 14억1910만원에서 많게는 17억7388만원까지 널뛸 수 있다. 3개월 누적으로는 10억원 이상의 오차가 생긴다. 사업예산이 56억 원인데 발생할 수 있는 오차가 전체 사업비의 20%를 넘는 상황이다.

만에 하나 협상이 틀어지거나 원/달러 환율이 상승하면 사업 자체가 흔들릴 우려도 있다. 지원 대상 인원 50만명을 크게 조정하긴 어렵다는 점에서다. 김철 서울시 미래청년기획관은 "최소한 이 정도 인원이 협상력을 확보할 수 있는 최소 규모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 밖에 서울시가 '청년 성장사다리' 사업으로 분류한 다른 사업들은 규모가 미미한 수준이다. 청년 부동산 중개보수·이사비 지원은 대상을 8000명에서 1만명으로 늘리는 데 6억4000만원이, 고립·은둔청년 지원 프로그램에는 3억6100만원이 각각 추가 편성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