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재건축·재개발(정비사업)의 걸림돌로 지목돼온 조합원 이주비 대출의 지원 방안을 검토한다. 한국주택금융공사(HF)가 추가 이주비 대출에 보증을 제공해 은행의 부담을 낮추고 조합은 보다 낮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게 된다. 정부의 강도 높은 대출 규제로 이주비 자금이 봉쇄된 이들의 자금 조달 길이 열리면서 주택공급에 속도를 낼 것이란 기대다.
10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오는 13일 발표하는 주택공급대책에서 이 같은 정비사업 추가 이주비 대출을 위한 HF 보증상품 신설 방안을 검토한다.
현재 정비사업 이주비 대출을 받기 위해서는 금융기관이 조합의 보유 토지를 물적 담보(근저당권)로 설정하고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이주비 대출 보증을 제공해야 한다. HUG의 공적 보증을 투입해 은행은 위험 부담을 줄여 주택담보대출 대비 낮은 연 4%대 금리로 제공한다.
정부는 6·27 대출 규제와 10·15 대책에 따라 서울 등 규제지역 내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을 기존 70%에서 40%로 축소했다. 대출 한도도 주택 가격에 따라 2억~6억원으로 제한했다.
이에 대형 시공사가 신용 공여를 제공해 추가 이주비 대출을 지원해 왔지만 최근 공사비 인상으로 자금 조달이 어려워진 조합들의 사업 능력이 약화됐다. 이자가 연 6%를 넘으면서 조합원의 금융비용 부담도 커졌다. 이에 정부는 이주비 대출 시 담보평가액을 건물 철거 전 종전 자산이 아닌 준공 후 자산 가치로 변경해 대출 한도를 높이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서울 강북 재건축·재개발 사업의 경우 종전 자산 평가액이 낮아 이주비 한도가 적은 점을 고려했다.
이밖에 비아파트 신축 확대를 위한 대출 규제 완화 방안도 논의한다. 주택임대사업자의 규제지역 내 LTV는 0%로 묶였고, 신규 건설에 따른 최초 1회 대출 시 예외로 LTV 30% 한도가 적용된다. 하지만 실제 공사대금 지급과 프로젝트파이낸싱(PF) 상환 대금으로 신축이 어렵다는 지적이다. 건설업계는 주택건설사업자가 신축을 목적으로 구입하는 주택에 대해 주담대를 허용하고 LTV 70%를 적용해줄 것을 촉구했다.
이날 이용선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대한건축학회 주최로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서울 주택가격 안정을 위한 정비사업 활성화 방안' 토론회에서 안승상 DL이앤씨 강남사업소장은 "시가 30억원을 넘는 강남권의 경우 이주비 대출 한도가 낮아 전세보증금을 돌려주는 것조차 부족한 경우가 많다"며 "이주 단계에서 문제가 발생해 공사 진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이재은 포스코이앤씨 도시정비영업그룹장은 "추가 이주비 대출 금리는 시공사의 신용등급에 따라 차이가 커 대형 건설사에 수주가 편중되는 경향이 강해졌다"며 "공적 지원을 통해 다양한 시공사가 정비사업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야 주택 공급에 도움이 될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