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과 공소청의 '개문발차'가 현실화될 전망이다. 출범까지 불과 닷새밖에 남지 않았는데, 두 기관 모두 수장 공백과 인력 부족 등 이전부터 제기됐던 문제점을 전혀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27일 법조계에 따르면 다음달 2일 형사사법 대전환의 핵심인 중수청과 공소청이 개청한다. 기존 검찰청의 특수수사 기능을 넘겨받는 중수청은 부패·경제·방위사업·마약·국가보호·사이버·법 왜곡 등 7개 중대범죄 수사를 담당한다. 공소청 검사는 78년 만에 수사권을 내려놓고, 기소와 공소 유지에 집중한다.
가장 우려되는 점은 '리더십 부재'다.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은 지난 7일 김지용 변호사를 초대 중수청장 후보자로 대통령에게 제청했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해 범여권 강경파의 반발로 국회 인사청문회 등 임명 절차는 아직도 진행되지 않고 있다. 과거 김 후보자의 '검수완박'(검찰수사권 완전 박탈) 입법 반대 성명과 '친윤 검사' 논란이 불거지며 대통령실이 추가 검증에 착수했기 때문이다.
행안부는 지난 17일 이례적으로 별도 브리핑을 열어 직접 해명에 나섰다. 당시 김민재 행안부 차관 겸 중수청 개청준비단장은 "(김 후보자는) 수사 전문성, 공정성과 중립성, 조직관리 역량을 갖춘 적임자"라고 강조했다. 이후 중수청장 임용에 대한 구체적인 진척은 없는 상태다. 권칠승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27일 '중수청 개청 전 중수청장 임명이 가능하냐'는 취재진 질문에 "국가의 주요한 수사, 형사사법 체계를 다루는 수장을 오랫동안 비워둘 수 없다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면서도 "(청와대 인사청문 요청안이) 구체적으로 언제 넘어오겠다는 이야기는 없었다"고 했다.
공소청도 상황은 비슷하다. 정성호 전 법무부장관 퇴임 이후 김승원 민주당 의원이 후임 장관으로 지명됐지만 신약 승인 청탁 의혹 등으로 결국 자진 사퇴했다. 검찰총장 역시 이정현 대검 차장검사가 직무대행을 맡고 있어 사실상 두 자리 모두 공석이다. 중수청과 마찬가지로 대통령 지명과 청문회 등 절차에 드는 시간을 고려한다면 초대 수장 없는 '반쪽짜리' 공소청이 출범할 가능성이 크다.
인력 부족에 수사 공백 우려
수사를 맡을 인력도 부족하다. 행안부 중수청 준비단은 지난달부터 두 차례 특례임용을 실시했다. 신청자는 총 1962명으로 전체 정원 2874명의 약 68.3% 수준에 그쳤다. 특례임용으로 충원하지 못한 인력은 향후 경력경쟁채용으로 확보한다. 다만 1차 임용 당시 615명이 지원을 철회한 만큼 이후 선발과정에서도 수사력을 갖춘 경쟁력 있는 인력을 뽑는 것은 힘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법무부에 따르면 공소청은 법으로 정해진 검사 정원 2292명의 약 80~85% 수준인 1900명 안팎의 인력으로 출범한다. 수사 인력 감축 폭은 더 크다. 기존 검찰청 수사관 2986명 중 2048명(68.6%)을 줄이고 남은 938명은 형사법무직으로 전환한다. 앞선 입법예고안보다 수사관 230명을 추가 감축한 것이다.
공소청 내부에서는 인력 부족으로 미제사건 처리가 지연될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지난달 기준 전국 검찰청에 쌓인 미제 사건은 16만5000건 수준이다. 개정법상 공소시효 임박 사건을 비롯해 체포·구속영장, 압수수색 영장 청구 등 처리가 필요한 사건은 검사가 다음달 2일 이후에도 90일간 수사를 이어갈 수 있다. 그런데, 수사 인력이 갑자기 줄면 일선 현장에서 느끼는 사건 부담이 가중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전문가는 두 기관 모두 초기 조직 운영에 혼선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그 피해는 국민이 떠안을 수 있다고 걱정했다. 한 법조 관계자는 "경찰의 부실수사 의혹이 계속 제기되며 국민 신뢰에도 금이 간 상황"이라며 "급하게 새 조직 출범이 이뤄지다 보니 조직 안정성을 갖추지 못하고, 이는 수사 전문성 부족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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