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행정안전부가 범여권으로부터 사퇴 요구를 받는 김지용 초대 중대범죄수사청장 후보자를 두고 "수사 전문성, 공정성과 중립성, 그리고 조직관리 역량을 갖춘 적임자"라며 적극 방어에 나섰다. 특히 김 후보자가 윤석열 전 대통령 장모 사건의 재수사를 지휘한 사실을 공개하며 '친윤 검사' 논란을 반박했다. 정부가 김 후보자 지키기에 나선 가운데 범여권이 '중수청장 인선 갈등'을 봉합할 수 있느냐가 깊어지는 여권 내분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김민재 행안부 차관 겸 중수청 개청준비단장은 17일 정부서울청사 본관에서 브리핑을 열고 범여권이 제기해온 각종 의혹을 반박했다. 먼저 김 후보자가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출국금지 사건'과 관련해 범여권 인사들을 기소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기소된 4명 중 3명은 후보자가 해당 사건의 지휘라인(대검찰청 형사부장)으로 부임하기 전 기소됐다"며 "나머지 1명에 대해서도 후보자는 내부 회의에서 기소에 반대 의견을 냈다"고 설명했다.
김 차관은 '정진웅 검사 독직폭행 사건'에 대해서도 "김 후보자가 당시 서울고검 차장검사로 재직하며 기소 지휘라인에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후보자 부임 당시 이미 수사가 진행 중이었고 후보자는 참모 입장에서 기소에 반대하는 의견을 분명히 밝혔다"며 "기소의 최종 결정권자도 아니었다"고 말했다.
김 후보자가 대검 형사부장 시절 수사·기소 분리에 반대했다는 비판과 관련해서 김 차관은 "후보자가 수사와 기소 분리의 취지 자체를 반대한 것이 아니다"라며 "사회적 약자와 범죄 피해자의 권리보호를 위한 대책이 충분히 마련되지 않을 경우 공백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했던 것"이라고 반박했다.
김 차관은 김 후보자가 대검 형사부장 재직 당시 윤석열 전 검찰총장 장모 최모씨의 모해위증 의혹에 대해 재수사를 지휘한 사실도 공개했다. 이 사건은 최씨가 동업자 정모씨와의 이익금 분쟁 과정에서 법무사에게 금품을 주고 허위 증언을 하게 했다는 의혹이다. 당시 서울중앙지검이 사건을 불기소 처분하자 정씨 측이 항고했지만, 서울고검도 이를 기각했다. 정씨 측이 대검에 재항고하자 대검은 이를 일부 받아들여 최씨의 모해위증 혐의를 다시 수사하라고 명령했다. 당시 대검 형사부장으로 재항고 사건을 지휘한 인물이 김 후보자라는 설명이다.
김 차관은 "당시 재항고 사건을 살펴보니 불기소 이유가 불분명했다. 추가로 판단할 부분이 있다고 봐 후보자가 재수사를 지휘한 것"이라며 "통상 대검에서 재수사 지휘를 내리는 비율은 3%가량이다. 사실관계를 면밀히 분석한 뒤 재수사를 지휘한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후보자는 윤 정부 출범 직후 첫 인사에서 초임 검사장 승진자들이 주로 배치되는 광주고검 차장검사로 발령받아 사실상 좌천됐다"며 "이 같은 사건 처리가 영향을 미쳤다는 의견도 있다"고 말했다.
행안부 차관이 직접 나서 인사청문 대상을 방어하는 건 이례적이다. '친윤 검사'나 '검찰주의자'처럼 정치적 논란에 대해 차관이 공개 반박하는 일도 유례를 찾기 어렵다. 범여권에서 대통령이 지명한 인사에 대해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내는 데 대해 정부도 심각하게 보고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추미애 경기도지사는 지난 16일 김 후보자를 나치 전범인 '아돌프 아이히만'에 빗대며 강력 비판했다. 추 지사는 페이스북에 "김 후보자의 주장은 헝가리 유대인을 아우슈비츠 수용소로 내몰아 죽게 하고도 히틀러 총통 체제의 명령을 따랐을 뿐이라고 덤덤하게 말하는 아이히만을 연상하게 한다"고 말했다.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까지 언급하며 추 지사를 비판했지만, 추 지사는 오히려 발언 강도를 더 끌어올린 셈이다.
김용민 민주당 의원도 같은 날 국회에서 열린 '공소청 직제안 토론회'에서 "김 후보자는 검사 출신에, 한 번도 수사·기소 분리에 찬성한 적이 없다"며 "지금이라고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국혁신당 박은정 의원 역시 "중수청장은 새로운 검찰개혁을 완수하는 자리다. 그런 자리에 반개혁적 인사가 초대정창이 되는 것에 반대한다"며 "스스로 거취에 대한 결단을 오늘이라도 내려달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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