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6년 10월10일, 서울의 한 일선 경찰서 형사과. 강도상해 혐의로 피의자 A씨를 구속 송치한 수사팀에 공소청 검사로부터 보완수사 요구가 내려온다. 사건 기록을 보니 추가 범죄 혐의가 의심된다는 것. 보완수사 요구를 받은 경찰은 한숨부터 나온다. 10월2일 개정 형사소송법(형소법) 시행 전이라면 담당 검사가 법무부 교정본부에 부탁해 구치소에 수감된 A씨를 검찰청 조사실로 불러 보완수사를 마무리했을 것이다. 하지만 검찰 보완수사권이 사라진 만큼 법무부 협조를 받을 수 없는 담당 형사는 구속 피의자 조사를 위해 왕복 2, 3시간이 걸릴 수 있는 구치소까지 직접 출장을 가야 한다. 가뜩이나 여러 사건을 들고 있는 수사관 입장에서 반나절, 혹은 하루를 구속 피의자 보완수사로 써야 하는 것이다.
몇 시간을 들여 구치소로 찾아간다고 해서 마음대로 조사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수사 접견은 구치소에서 '예약제'로 운영하고 있어 변호인 접견, 가족 접견과 겹치지 않는 시간을 골라야 한다. 경찰의 부담은 이게 끝이 아니다. 검사의 보완수사 요구를 받으면 경찰은 1개월 이내에 마쳐야 한다. 필요한 경우 1개월 더 연장할 수 있다. 보완수사에 두 달이란 여유가 있는 것이다. 하지만 구속 피의자는 최장 구속 기간이 20일밖에 되지 않는다. 그 안에 보완수사를 마무리해야 한다.
개정 형소법 시행 이후 벌어질 가상 상황이지만, 곧 다가올 미래다. 서울의 한 경찰서 수사과장은 "지금까지 피의자를 구속해서 검찰로 넘기면 경찰은 신경 쓸 일이 없었는데, 앞으로 검사의 보완수사 요구가 오면 수사관들이 직접 구치소에 가서 조사를 해야 하니 구속 전보다 더 손이 많이 가게 생겼다"며 "형소법 시행 이후 이처럼 생각지도 못한 문제들이 터져 나올 텐데, 사후약방문이 되지 않도록 미리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검찰청 출정 조사 연간 4만건이 경찰로
법무부가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교도관이 수용자 출정 조사를 위해 검찰청을 찾은 횟수는 3만9614건에 이른다. 같은 기간 검사나 수사관이 교도소나 구치소를 방문해 조사한 건수는 220회에 불과했다. 이 중에서도 검사가 직접 교도소를 방문해 조사한 건 19회에 그쳤다.
출정 조사는 교정시설에 수감된 수용자를 검찰청으로 불러 조사하는 제도다. 검사가 수용자에 대한 조사를 요청하면 교도관은 수용자를 검찰청 내 구치감으로 이송하고, 조사가 끝날 때까지 감독하다가 조사가 끝나면 다시 교정시설로 호송한다. 구속 피의자에 대한 보완수사 시 수사 편의를 위해 출정 조사에 절대적으로 의지해온 것이다.
그러나 10월2일 개정 형소법 시행 이후 출정 조사 자체가 없어질 가능성이 크다. 일단 공소청 검사는 수사권이 없는 만큼 피의자를 별도로 조사할 수 없다. 현재 출정 조사로 이뤄지는 구속 피의자 보완수사는 경찰 등 수사기관을 맡게 되는데, 법무부 소속 교정본부가 행정안전부 소속 경찰이나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을 위해 호송 업무를 계속 수행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
출정 조사는 교정시설에 수감된 수용자를 검찰청으로 불러 조사하는 제도다. 검사가 수용자에 대한 조사를 요청하면 교도관은 수용자를 검찰청 내 구치감으로 이송하고, 조사가 끝날 때까지 감독하다가 조사가 끝나면 다시 교정시설로 호송한다. 구속 피의자에 대한 보완수사 시 수사 편의를 위해 출정 조사에 절대적으로 의지해온 것이다.
그러나 10월2일 개정 형소법 시행 이후 출정 조사 자체가 없어질 가능성이 크다. 일단 공소청 검사는 수사권이 없는 만큼 피의자를 별도로 조사할 수 없다. 현재 출정 조사로 이뤄지는 구속 피의자 보완수사는 경찰 등 수사기관을 맡게 되는데, 법무부 소속 교정본부가 행정안전부 소속 경찰이나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을 위해 호송 업무를 계속 수행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
일각에선 법무부와 행안부가 업무협약을 맺어 교정본부가 경찰이나 중수청으로 구속 피의자를 계속 호송해주자는 의견도 있다. 하지만 검찰청은 대검찰청과 고등검찰청 6곳, 지방검찰청 18곳, 지청 42곳을 포함해 전국에 67곳인 반면, 경찰은 시도경찰청 18곳에 전국 경찰서가 262곳에 이른다. 경찰청과 경찰서 수는 검찰청의 4배가 넘는다. 수용자 1명을 외부로 호송하려면 교도관 2명 이상이 밀착 감독해야 한다. 전국 경찰서로 호송 업무를 지원하면 교도관의 업무가 폭증할 수밖에 없다.
"경찰·공소청 모두 구속 꺼릴 수도"
이 때문에 지금처럼 법무부 교정본부는 공소청(현 검찰청)으로 구속 피의자를 호송하고, 경찰 등 수사관이 공소청으로 와서 보완수사를 진행하자는 의견도 있다. 하지만 이를 위해선 다른 기관의 조사 공간을 사용하는 데 따른 기관 간 협조와 보안 조치, 사고 시 책임 문제 등에 대한 실무 검토가 먼저 이뤄져야 한다.
결국 당장은 연간 4만건에 이르는 검찰청 출정 조사 대부분을 경찰이 직접 구치소로 찾아가 해야 하는 상황이다. 경찰은 지금도 구속 피의자 보완수사 시 직접 구치소로 가는 만큼 불가능한 일은 아니라고 한다. 다만 구치소 방문 조사가 대폭 늘어나는 상황에 맞춰 현장의 물리적 공간과 조사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서울의 한 경찰관은 "구치소 내부가 협소해 변호인 접견 시간과 겹치면 조사실을 확보하는 것조차 쉽지 않다"며 "공간과 시스템을 갖추지 않은 상태에서 경찰관들에게 무조건 구치소로 가서 조사하라고 하는 건 무책임하다"고 지적했다. 경찰은 최소한 구치소 내 전용 조사실이라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문제는 예산 확보와 건물 증개축 등에 많이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검찰 출신 임무영 변호사(법무법인 케이원챔버)는 지난 9일 국회에서 열린 '경찰 수사 종결권 통제·개선 토론회'에서 "검찰은 경찰에 보완수사를 요구하기 위해 구속 기간을 연장할 수 있지만, 그렇다고 구속 피의자의 신병 자체를 경찰로 넘길 순 없다"고 했다. 이런 모순을 법적으로 정리하지 않음에 따라 구속 피의자를 어디로 불러 조사해야 하는지 논란이 생겼다는 얘기다. 임 변호사는 "개정 형소법을 통과시킨 국회의원들은 이를 어떻게 해결할지 생각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이 문제는 당장 10월부터 일어나는데, 현재까지 해결 방법이 전혀 없다"고 말했다.
이어 임 변호사는 "검사는 정해진 구속 기간 내에 (경찰이) 보완수사를 완료할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으니 구속을 자제하게 되고, 경찰은 구치소를 들락거리며 보완수사를 해야 하는 번거로움 때문에 구속을 꺼리게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형소법 개정 당시 전혀 논의되지 않은 구속 피의자 보완수사라는 '복병' 때문에 수사기관과 공소청 모두 범죄자 구속에 부담을 느끼는 '수사·기소 분리의 역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인 것이다.
결국 당장은 연간 4만건에 이르는 검찰청 출정 조사 대부분을 경찰이 직접 구치소로 찾아가 해야 하는 상황이다. 경찰은 지금도 구속 피의자 보완수사 시 직접 구치소로 가는 만큼 불가능한 일은 아니라고 한다. 다만 구치소 방문 조사가 대폭 늘어나는 상황에 맞춰 현장의 물리적 공간과 조사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서울의 한 경찰관은 "구치소 내부가 협소해 변호인 접견 시간과 겹치면 조사실을 확보하는 것조차 쉽지 않다"며 "공간과 시스템을 갖추지 않은 상태에서 경찰관들에게 무조건 구치소로 가서 조사하라고 하는 건 무책임하다"고 지적했다. 경찰은 최소한 구치소 내 전용 조사실이라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문제는 예산 확보와 건물 증개축 등에 많이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검찰 출신 임무영 변호사(법무법인 케이원챔버)는 지난 9일 국회에서 열린 '경찰 수사 종결권 통제·개선 토론회'에서 "검찰은 경찰에 보완수사를 요구하기 위해 구속 기간을 연장할 수 있지만, 그렇다고 구속 피의자의 신병 자체를 경찰로 넘길 순 없다"고 했다. 이런 모순을 법적으로 정리하지 않음에 따라 구속 피의자를 어디로 불러 조사해야 하는지 논란이 생겼다는 얘기다. 임 변호사는 "개정 형소법을 통과시킨 국회의원들은 이를 어떻게 해결할지 생각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이 문제는 당장 10월부터 일어나는데, 현재까지 해결 방법이 전혀 없다"고 말했다.
이어 임 변호사는 "검사는 정해진 구속 기간 내에 (경찰이) 보완수사를 완료할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으니 구속을 자제하게 되고, 경찰은 구치소를 들락거리며 보완수사를 해야 하는 번거로움 때문에 구속을 꺼리게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형소법 개정 당시 전혀 논의되지 않은 구속 피의자 보완수사라는 '복병' 때문에 수사기관과 공소청 모두 범죄자 구속에 부담을 느끼는 '수사·기소 분리의 역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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