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 최강'으로 평가받는 한국 여자양궁이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AG) 여자 단체전 8연패에 실패했다.
한국은 2일 일본 아이치현 오카자키 중앙공원에서 벌어진 대회 양궁 리커브 여자단체전 결승에서 인도에 세트스코어 3-5로 패했다. 한국은 1982 뉴델리 대회부터 1990 베이징 대회까지 이 종목 3연패를 달성한 뒤, 1994 히로시마 대회에서 3위로 내려앉았다가 1998 방콕 대회부터 직전 대회인 2022 항저우 대회까지 7연패를 달성했다. 그리고 이번 대회를 통해 8연패를 노렸으나 이루지 못했다.
인도의 17세 아닐 쿰쿰 모호드가 1세트와 2세트에서 네 발 모두 10점을 맞히면서 무승부를 만들어냈고, 3세트에서도 한국 선수들이 두 번째 발에서 전부 8점을 쏘는 사이 앞서가며 4-2 리드를 잡았다. 결국 마지막 세트에서도 모호드가 10점을 쏴 한국을 제압했다.
여자양궁 아쉬운 8연패 실패

이전까지 결승 무대조차 밟지 못했던 인도는 2022 항저우 대회 동메달에 이어 이번엔 금메달까지 거머쥐었다. 특히 예선 성적을 고려하면 예상하기 어려웠던 결과다. 한국은 랭킹 라운드에서 이윤지가 1위, 강채영이 3위, 오예진이 4위에 자리하며 세 선수 모두 상위권을 휩쓸었다.
반면 인도의 쿰쿰 모호드, 키르티, 안키타 바카트는 각각 10위, 20위, 25위에 머물렀다. 객관적인 예선 성적에서는 한국이 크게 앞섰지만 단체전 결승 결과는 정반대였다.
인도 매체 인디안 익스프레스는 "인도 3인조가 결승에서 거함 한국을 제치고 리커브 단체전에서 인도에 첫 금메달을 안기며 역사를 썼다"고 전했다. 이어 "인도는 이전까지 아시안게임 여자 단체전 결승에조차 오른 적이 없었으나 한국 삼총사를 꺾는 이변을 연출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한국 양궁은 앞서 컴파운드 종목 여자 단체전 준결승, 혼성 컴파운드 결승, 남자 단체전 준결승서 모두 인도를 만나 패하고 탈락했다. 인도가 아무리 컴파운드 강국이라고는 하나, 오랫동안 양궁 세계 최강으로 군림한 한국의 자존심에 상처를 남겼다.
어떻게 추격했을까…무섭게 성장한 인도의 활

한국 양궁을 세계 최강으로 군림하게 한 동력으로는 대한양궁협회 회장사 현대자동차의 전폭적인 지원, 투명한 행정과 함께 압도적으로 많은 직업 궁사의 존재가 꼽힌다. 인도 양궁은 수년 전부터 한국 지도자들을 영입해 체계적인 시스템을 이식해 왔다.
2014 인천 아시안게임 양궁 컴파운드 남자 단체전 결승에서 임채웅 감독이 이끄는 인도 대표팀은 한국을 꺾고 금메달을 획득했다. 당시 임채웅 감독은 "한국식 훈련을 하면서 큰 성과를 봤다"고 밝혔다. 임 감독은 "기초를 잡는 것에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곧바로 실전 훈련에 나서는 것보다 제대로 된 자세를 잡는 것이 실력 향상에 훨씬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또한 2004 아테네 올림픽과 2012 런던 올림픽에서 한국 대표팀을 이끌고 금메달을 쓸어 담았던 백웅기 감독은 2022년부터 인도 양궁 국가대표팀 총감독을 맡아 기틀을 다졌다.
백웅기 감독은 2024 파리 올림픽 직전까지 인도 선수들을 지도하며 기량을 대폭 끌어올렸고, 이 과정에서 한국식의 강도 높은 훈련 방식으로 인도 대표팀의 체질을 개선했다. 백 감독은 파리 올림픽 현장에서 인도의 행정 착오로 황당하게 AD 카드를 받지 못해 논란이 되며 중도에 물러났지만, 그동안 인도 대표팀의 체질을 바꿔 놓은 기반이 이번 아시안게임의 성과로 이어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인도는 결국 한국 양궁 지도자 손을 거치며 기본기와 경쟁력을 높였고, 이는 한국 팀을 무너뜨린 결정적인 원동력 중 하나로 작용했다고 분석된다.
"바람에 마음 무너졌다"…여자 양궁의 탄식

이날 오카자키 경기장에는 강한 바람이 불었다. '70m' 리커브 양궁에서 시속 20km/h 이상의 바람은 많은 변수를 만들었는데, 한국팀은 이를 극복하지 못했다. 장혜진 MBC 해설위원은 "산 중턱이라 예측하기 힘든 바람이었다"고 설명했다.
강채영은 경기 후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에서 "생각보다 바람에 제 마음이 많이 약해진 것 같아서 많이 아쉽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이윤지는 경기 뒤 "전체적으로 아쉬운 경기였다. 하지만 더 열심히 준비해서 다음 경기를 준비해 보겠다"라고 했다. 결승에서 바람이 변수였다는 분석에 오예진은 "바람이 헷갈리긴 했지만 다 똑같은 상황이라고 생각하고 임했어야 했는데 빨리 헤어 나오지 못해서 좀 아쉬웠던 경기였다"고 밝혔다.
한편 이우석과 김제덕, 김우진의 남자 양궁 리커브 대표팀은 인도와의 단체전 결승에서 세트 스코어 5-1(56-56 57-50 56-54)로 이겨 금메달을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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