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폴리탄 미술관 정면에 제네시스 파사드 커미션 작품이 전시된 모습./사진=김이재 기자


미국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정문에 서면 외벽을 채운 4개의 대형 조각이 시선을 압도한다. 해당 작품들 바로 아래에는 '제네시스'의 로고가 선명하게 새겨져 있다. 매일 수천 명이 오가는 세계적인 미술관의 '얼굴'에 제네시스가 자리하고 있는 것이다.

제네시스는 2024년 메트로폴리탄 미술관과 5년간의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더 제네시스 파사드 커미션(The Genesis Facade Commission)'을 시작했다. 매년 새롭게 선정한 작가의 대규모 설치 작품을 미술관 정면 외벽인 '파사드'에 선보이는 대표적인 현대미술 전시 시리즈다.
더 제네시스 파사드 커미션 작품 안내판에 제네시스 로고가 새겨진 모습./사진=김이재 기자


지난 2일(현지시각) 미국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에서 만난 레슬리 마(Leslie Ma) 큐레이터는 "제네시스 파사드 커미션은 방문객이 미술관에서 가장 먼저 마주하는 전시"라며 "메트가 과거의 역사에만 머물지 않고 현대미술가들과 함께 현재와 미래를 내다보고 있음을 명확히 보여준다"고 말했다.



관람객뿐 아니라 미술관을 지나치는 시민들은 모두 파사드와 마주한다. 미술관 내부가 이집트 유물, 한국 미술, 중국 회화 등 시대와 지역을 아우르는 작품을 품고 있다면 파사드는 현대미술을 통해 메트와 뉴욕 도심을 잇는다. 과거의 유산과 현재의 도시가 만나는 접점인 셈이다.
《더 제네시스 파사드 커미션: 리우 웨이, Speculation》展./사진=김이재 기자


올해는 중국 베이징 기반의 현대미술가 리우 웨이의 작품이 전시되고 있다. 리우 웨이는 30년간 대형 설치 작업을 이어온 중견 작가로 이번에는 역대 파사드 커미션 가운데 가장 큰 규모의 작품을 선보였다. 4점 중 가장 높은 두 작품은 5m, 나머지 두 작품은 약 3.5m에 달한다.

핵심 주제는 '파편화·변형·재생'이다. 인류 문명사 속에서 끊임없던 해체와 복원의 순환을 시각적으로 형상화했다. 철, 알루미늄 합금 등 다양한 소재를 활용해 신체 일부를 연상시키는 형태를 조합한 것이 특징이다.
《더 제네시스 파사드 커미션: 리우 웨이, Speculation》展./사진=감아쟈 가저


네 점의 조각에는 모두 '손'의 형상이 담겼다. 누구나 익숙한 손을 통해 대중의 시선을 끌고 다양한 해석을 유도하기 위한 의도다. 손은 고정된 모습이 아닌 구부러지고 뒤틀린 형태로 표현돼 무언가로 변화해가는 과정을 상징한다.

작품의 주재료는 복합 유리섬유이며 표면에는 스테인리스 스틸과 페인트 등을 활용해 서로 다른 소재가 충돌하는 듯한 파편화된 느낌을 연출했다. 손의 형상도 여러 색을 입혀 변화하는 역동성을 표현했다.
제네시스 파사드 커미션의 첫 번째 전시인 이불 작가의 'CTCS #2'가 메트로폴리탄 내부에 전시된 모습./사진=현대차


이번 전시는 2027년 6월8일까지 진행된다. 전시가 끝난 작품에 대해서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이 우선 소장권을 갖는다. 실제 2024년 첫 번째 제네시스 파사드 커미션에 참여한 이불 작가의 작품 1점은 미술관이 소장해 현재 내부에 영구 전시하고 있다.



차량의 기술이 발전하면서 소비자의 선택 기준도 성능을 넘어 취향과 가치의 영역으로 확장되고 있다. 제네시스는 예술과 문화를 통해 고객과의 접점을 확대하고 미국에서 자동차뿐 아니라 문화적 경험까지 제공하는 브랜드로 정체성을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제네시스뿐만 아니라 현대자동차도 글로벌 아트 파트너십을 전개하고 있다. 2025년 시작한 '현대 트랜스로컬 시리즈'는 국내외 예술 기관이 공동 연구와 신작 커미션, 전시를 함께 선보이는 파트너십이다. 두 번째 파트너 기관인 뉴욕 뉴 뮤지엄과 울산시립미술관은 2028년까지 매년 한 차례씩 총 3회의 공동 기획 전시를 진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