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태균씨로부터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받은 혐의로 기소된 윤석열 전 대통령이 13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1심 선고공판에 참석해 있다./서울중앙지방법원 제공


명태균씨로부터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받은 혐의로 1심에서 징역 2년형을 받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형사7부(구회근 부장판사)는 7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윤 전 대통령의 1심 판결을 뒤집고 무죄를 선고했다. 명씨 역시 징역 1년 6개월의 원심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명씨가 윤 전 대통령 부부에게 제공한 여론조사는 재산상 이익으로 환산할 수 없는 정치적 조언으로, 정치자금 기부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정치자금 기부의 고의를 인정하기 어렵다"며 여론조사 58회 중 14회를 유죄로 판단한 원심을 파기했다.



이날 무죄 판결은 명씨의 여론조사 수수 혐의로 재판를 받는 김건희 여사와 오세훈 서울시장 재판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윤 전 대통령과 김 여사는 2021년 6월부터 2022년 3월까지 명씨로부터 2억7000만원 상당의 여론조사 결과를 58차례 무상으로 제공받은 혐의로 각각 기소됐다. 윤 전 대통령 1심은 실형을 받은 반면 공모 혐의로 기소된 김 여사는 1, 2심 모두 무죄를 받았다. 이날 무죄 판결이 대법원 전원합의체에서 심리 중인 김 여사 상고심에 어떤 영향을 줄지 주목된다.

또 윤 전 대통령의 항소심 재판부는 오는 23일 오세훈 서울시장의 여론조사비 대납 의혹 사건의 항소심 선고도 맡고 있다. 오 시장 사건은 제3자 대납 구조라는 점에서 윤 전 대통령 사건과 차이가 있다. 다만 오 시장의 불법 정치자금 수수 고의성과 여론조사의 대가성 판단에 유리한 선례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이헌 변호사(법무법인 홍익)는 "이번 판결은 같은 맥락인 김 여사 상고심에 당장 영향을 미칠 것"이라면서 "다만 오 시장 사건은 후원자가 실제 돈을 건넸기 때문에 재판부가 명씨 증언의 신빙성을 어디까지 인정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갈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1심에서 벌금 1000만 원, 추징금 2100만원을 선고받은 오 시장은 이날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서 "새로운 증거들이 많이 제출돼 진실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