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뮤가 세심한 무대 연출과 음악, 위로의 메시지를 결합한 콘서트 '소문의 낙원'으로 관객들의 호평을 이끌어냈다. 사진은 그룹 악뮤가 지난 11일 KSPO돔에서 공연하는 모습./사진=영감의샘터


"시야제한석 중에서도 무대가 가장 안 보이는 자리였는데, 너무너무 행복했다. 진짜 낙원이었다"

남매 듀오 악뮤(AKMU·이찬혁, 이수현)의 콘서트 '소문의 낙원'을 찾은 한 관객의 후기다. 무대 중앙의 연출과 전광판을 제대로 볼 수 없는 자리였지만, 관객은 공연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무대가 얼마나 잘 보이느냐와 별개로 공연을 즐겼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악뮤는 지난 9~11일 사흘간 서울 송파구 KSPO돔에서 단독 콘서트 '소문의 낙원'을 열고 약 3만명의 관객을 만났다. 공연 이후 X(엑스·옛 트위터)와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돈이 하나도 아깝지 않았다" "영화 세트장을 가져다 놓은 것 같다" "아이돌도 보고 배워야 한다" 등 호평이 이어졌다.

이 같은 반응의 배경에는 음악뿐 아니라 공연장 곳곳을 활용한 세심한 기획이 있다. 관객이 입장하기 전부터 공연이 끝날 때까지의 경험을 하나의 콘셉트로 연결했다는 점이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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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 시간부터 엔딩까지…공연장 전체를 무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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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콘서트들이 대형 전광판과 무대 위 퍼포먼스에 집중했다면, '소문의 낙원'은 공간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확실한 차별점을 보여줬다. 스탠딩 구역 펜스를 나무 소재로 감싸고 풀벌레 소리를 배경음으로 활용하는 등 공간 곳곳에 자연의 분위기를 더했다. 공연 시작 전에는 저글링과 마임, 악기 연주 등 사전 퍼포먼스도 진행했다. 입장을 기다리는 시간까지도 공연의 일부처럼 즐길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본 공연에서는 360도 원형 돌출 무대가 중심을 잡았다. 스크린 속 픽업트럭이 실제 무대 위로 이어지는 오프닝은 관객을 '소문의 낙원'이라는 세계관으로 이끌었다. 무대 장치와 배경 영상, 출연진의 의상까지 콘셉트를 공유하며 공연 전반의 일관성을 높였다.



관객이 공연에 직접 참여할 수 있도록 한 구성도 눈에 띄었다. '소문의 낙원' 무대에서는 미리 공개된 안무를 관객이 함께 따라 했고, '물 만난 물고기'를 비롯한 여러 곡에서는 떼창이 이어졌다. '러브 리(Love Lee)', '200%' 등 익숙한 히트곡으로 분위기를 끌어올리는 동시에 관객의 참여를 유도해 현장의 열기를 키웠다. 온라인에서 "현대예술 같다", "돈이 아깝지 않은 공연"이라는 반응이 나온 이유다.

공연을 채운 또 하나의 요소는 악뮤의 음악이 건네는 위로였다. 정규 4집 수록곡 '기쁨, 슬픔, 아름다운 마음' 무대에서 이찬혁과 이수현은 서로를 마주 보고 노래했다. 이수현은 관객들에게 "오늘처럼 기쁜 날도 있겠지만 가끔은 그렇지 않은 날도 있지 않나. 그런 여러분들의 모든 날에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지는 노래의 가사인 "흐린 날도 화창한 날도 시린 날도"와 "끼우고 나면 다 퍼즐이 될 거야"는 기쁜 순간뿐 아니라 힘든 날들까지 삶의 일부로 받아들이자는 메시지를 담았다. 신나는 무대와 관객 참여로 축제 같은 분위기를 만든 데 이어, 관객의 일상과 감정을 돌아보게 하는 순간을 마련한 셈이다. 밤하늘에 혜성이 떨어지는 엔딩 연출은 공연의 마무리까지 '낙원'이라는 콘셉트로 연결했다.

팬덤을 넘어 대중이 이번 공연에 열광한 배경에는 볼거리를 넘어선 감정적 교감이 있었다. 무대 밖에서 이어진 세심한 연출이 관객을 '소문의 낙원'이라는 세계관으로 이끌고, 그 안에 담긴 음악과 이야기가 지친 일상을 잠시 내려놓게 했다. 단순히 히트곡을 나열하는 데 그치지 않고 공연장에 머무는 시간 전체를 하나의 특별한 경험으로 만들었다는 점도 호평을 이끌어냈다.

서울 공연을 성공적으로 마친 악뮤는 오는 다음 달 7일 강릉을 시작으로 대구, 대전, 부산, 광주에서 전국투어의 열기를 이어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