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사의 직접 보완수사권을 없앤 새 형사소송법 시행에 앞서 일부 검찰청이 공소청 전환을 위한 시범운영에 나선 기간, 경찰에 보완수사 요구 건수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1.2%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달 2일 공소청 출범 이후 수사기관에 대한 보완수사 요구가 시범운영 기간 때처럼 폭증한다면 사건 처리 지연은 현실화될 수밖에 없다.
법무부가 지난 11일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서울북부지검·논산지청·대구서부지청·마산지청 등 시범운영 대상 4곳의 보완수사 요구 사건은 808건으로 집계됐다. 집계 기간은 8월18일부터 9월11일까지로, 지난해 같은 기간 472건보다 336건(71.2%) 늘었다.
서울북부지검의 보완수사 요구 건수는 204건에서 395건으로 93.6%나 늘었다. 논산지청은 28건에서 69건(146.4%)으로 폭증했다. 대구서부지청은 131건에서 214건(63.4%), 마산지청은 109건에서 116건(6.4%)으로 각각 늘었다. 이 4곳은 형사사법체계 개편에 앞서 개정 형사소송법을 미리 적용해 검사의 직접 보완수사를 지양하고 면담으로 확보한 진술이나 제출받은 서류를 증거로 사용하지 못하도록 했다.
공소청 전환 이후 시범운영 기관과 마찬가지로 수사기관에 대한 보완수사 요구는 폭증할 수밖에 없다. 보완수사 요구 이행 속도가 개선되지 않는다면 사건 처리 지연은 불가피한 것이다.
지난해 전국 검찰청이 경찰에 보완수사를 요구한 11만여건 중 경찰이 1개월 안에 이행한 사건은 3만4101건으로 31.0%에 그쳤다. 경찰이 보완수사를 이행하는 데 3개월을 넘겼거나 이행하지 않은 사건은 2만6354건(24.0%)이었다.
개정 형소법은 수사기관이 보완수사 요구를 받은 날부터 원칙적으로 1개월 이내에 보완수사를 이행하고 결과를 검사에게 통보하도록 규정한다. 그러나 보완수사 요구가 폭증하는 상황에서 이 기간을 지키기 힘들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또 검사가 면담으로 확보한 진술·자료를 증거로 활용하는 데 제약이 있는 점도 사건 처리 지연의 요인으로 지목된다. 검사가 면담으로 확인한 내용을 증거로 활용하려면 경찰에 보완수사를 요구하고 추가 조사나 자료 확보를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검사 출신 안영림 변호사(법무법인 선승)는 "경찰이 업무 부담으로 1개월 안에 보완수사 요구를 충분히 이행하지 못하면 검사가 다시 보완수사를 요구하는 과정이 반복될 수 있다"며 "사건 처리가 지연되면 증거 확보 시기를 놓치거나 목격자·참고인의 기억이 흐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차진아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수사 지연과 범죄 대응 역량 약화를 막기 위해 검사의 수사 경험과 전문성을 보존할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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