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멘트업계가 본사 이전과 공장 매각, 법인 통합에 나서고 있다. 건설경기 침체로 수요 회복이 지연되자 경영 기능을 생산 현장에 모으고 자산과 조직을 정비하는 등 생존 전략 마련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쌍용C&E는 오는 12월 서울 본사 인력 100여명을 주력 생산거점인 동해로 옮길 예정이다. 이전 대상은 기획(경영기획팀·경영관리팀·생산기획팀), 재무(자금팀·회계팀), 지원(인사총무팀·자재팀), 환경사업(순환자원조달1팀·순환자원조달2팀) 부문이다. 영업·IT·전산 부문 인력 20여명은 서울에 남는다. 본사 이전과 함께 본사·공장의 지원 기능을 연계하거나 공통 업무의 담당 체계를 일원화하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다. 쌍용C&E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조직개편안을 이르면 이날 공개할 예정이다.
1968년 가동을 시작한 동해공장은 연간 생산능력이 1150만톤으로, 쌍용C&E 전체 생산능력 1500만톤의 76.7%를 차지하는 핵심 생산기지다. 영월공장은 나머지 23.3%인 연간 350만톤의 생산능력을 갖추고 있다. 본사 이전 배경에는 장기화한 업황 부진이 있다. 경영 조직을 생산기지에 모아 의사결정과 생산 운영 효율을 높이기 위한 조치다. 서울 사무공간을 축소하면 임차료·관리비 등 고정비를 줄이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쌍용C&E는 이전 직원에게 별도 주거지원금 대신 동해의 기존 사택을 제공할 방침이다. 사무공간도 동해공장 내 기존 사무동을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해왔다. 지난 8월 18일 본사 이전을 위한 태스크포스(TF)를 꾸려 사무공간 확보와 직원 주거대책 등 세부 계획을 논의해왔다.
쌍용C&E 관계자는 "본사 인력을 생산거점에 다양하게 배치하면서 가장 효율적인 운영 방식을 검토해왔다. 전체 경영 시스템의 큰 틀에는 변화가 없을 것으로 예상하지만 인력 이동에 따라 일부 조직은 개편될 수 있다"고 전했다.
건설 경기 악화로 시멘트 수요 자체가 줄어든 상황에서 업계는 비용 절감과 생산 효율화 등을 통한 수익성 방어에 힘쓰고 있다. 한일시멘트는 2024년 4월 부산공장 부지를 750억원에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하며 부동산 자산 정리에 나섰다. 2025년 11월에는 한일현대시멘트를 흡수합병해 법인 구조를 정비했다. 삼표시멘트는 2023년 12월 삼척공장 1·2호 소성로 부지와 부대설비를 철거하며 기존 설비를 정리했다. 해당 공간은 4·5호기 대체연료 설비 증축에 활용하기로 했다.
중소 시멘트업체인 고려시멘트는 2023년 전남 장성공장의 생산을 중단하고 목포공장으로 생산거점을 옮겼다. 직원 수는 2022년 말 80명에서 2023년 말 17명으로 줄었다. 경영 악화와 노후 설비의 환경 투자 부담 등이 생산거점 전환의 배경으로 작용했다.
한국시멘트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시멘트 내수 출하량은 약 3810만톤으로 1991년 이후 34년 만에 처음으로 4000만톤 아래로 내려앉았다. 올해는 이보다 적은 3600만톤 수준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시멘트업계의 구조조정은 단순 비용 절감보다 수익성이 낮은 자산을 정리하고 생산거점을 효율화하는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다"며 "경영 기능을 생산 현장으로 옮기는 움직임 역시 의사결정 속도를 높이고 운영 효율을 강화하기 위한 전략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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