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AI 금융서비스 사고의 책임은 금융회사에 있으며 최종 의사결정과 책임은 사람이 맡아야 한다는 원칙을 재확인했다. 사진은 이석 금감원 디지털금융총괄국장이 26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서울에서 열린 '서울핀테크위크 2026'의 '금융 AX, 혁신의 속도를 높이다' 세션에서 발표하는 모습./이예빈 기자


금융회사가 제공하는 인공지능(AI) 서비스에서 사고가 발생하면 금융회사가 책임을 져야 한다는 금융당국의 원칙이 재확인됐다. AI는 업무 보조 수단일 뿐, 최종 의사결정과 책임은 사람이 맡아야 한다는 것이다.

2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금감원이 금융회사 118곳을 조사한 결과 지난 3월 기준 도입을 완료했거나 도입할 예정인 AI 서비스는 814개로 집계됐다. 지난해 2월 657개에서 24% 늘었고 회사당 평균은 6.9개다.



업권별 평균 AI 서비스 수는 은행이 19.4개로 가장 많았고 △카드(11.5개) △보험(4.4개) △증권(3.5개)이 뒤를 이었다. 증가율은 카드가 39.4%로 가장 높았다. 업무별로는 회계·인사·IT 등 백오피스 비중이 45.6%로 고객을 응대하는 프런트오피스(43.4%)를 앞섰다.

이석 금감원 디지털금융총괄국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콘래드 서울에서 열린 '서울핀테크위크 2026'의 '금융 AX, 혁신의 속도를 높이다' 세션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 국장은 질의응답에서 "금융회사가 제공하는 AI 서비스에 문제가 생기면 책임은 금융회사가 져야 한다. 모든 의사결정이나 수행의 책임은 사람이 져야 한다"며 AI에 판단을 맡기려면 관리 체계부터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금감원 조사에서 금융회사들은 데이터 활용 제약과 규제 불확실성, 망분리 규제를 애로 사항으로 꼽았다. 이들은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에서 개인신용정보를 처리할 수 없고, 정보를 제공·조회할 때마다 고객 동의를 받아야 한다는 점을 불편 사항으로 꼽았다.



금융당국은 규율 체계 정비, 보안 체계 구축, 인프라·데이터 지원을 세 축으로 제시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6월18일 거버넌스·합법성·보조수단성 등 7대 원칙을 담은 '금융분야 인공지능 가이드라인' 개정안을 발표하고 지난 6월22일부터 시행했다. 7대 원칙은 금융위가 지난해 12월 공개한 가이드라인 초안에 처음 담겼다. 보조수단성 원칙은 AI가 업무 보조 수단이므로 최종 의사결정과 책임은 임직원이 맡아야 한다는 내용이다. 금융회사가 가이드라인 적용 과정에서 생긴 궁금증을 금융권 AI 플랫폼으로 문의하면 금융당국은 통상 7영업일, 심층 검토가 필요하면 30일 안에 회신한다.

망분리 규제도 단계적으로 풀고 있다. 금융위는 2024년 8월 '금융분야 망분리 개선 로드맵'을 내놨다. 지난 4월 앤트로픽의 AI 모델 '미토스'가 등장해 보안 위협이 커지자 보안 목적 AI에 한해 망분리를 완화하기로 하고 지난 6월 10개사를 선정해 1차 테스트에 들어갔다. 이 국장은 "2·3차 테스트를 이어가는 한편 고도의 AI 보안 역량을 갖춘 금융회사부터 망분리 규제를 전면 해제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최근 잇따른 보안 사고의 원인이 AI 기술 자체보다 기본적인 보안 장치를 갖추지 않은 데 있다. 금융회사 스스로 인력과 자원을 투자해 자율 보안 체계를 갖춰야 한다"고 주문했다.

개인신용정보 동의 제도 개선도 논의 중이다. 지난 8월20일에는 AI 기술 개발에 개인정보를 활용할 수 있는 특례를 신설한 개인정보보호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이 국장은 "금융위를 중심으로 정보 보호와 활용 사이의 균형점을 찾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