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페이가 GPU 확충을 통해 AI 금융 에이전트 'AI코치'를 소비 분석에서 투자·대출·보험까지 확대하고, 스테이블코인 기반 결제 인프라를 구축해 종합 금융 AI 서비스로 고도화한다. 사진은 신원근 카카오페이 대표가 26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서울에서 열린 '서울 핀테크 위크 2026' 기조연설하는 모습./이예빈 기자


카카오페이가 소비 분석에 머물러 있는 AI 금융 에이전트 'AI코치'의 서비스 범위를 투자·대출·보험으로 넓힌다. 이미 구매한 그래픽처리장치(GPU)를 들여와 연산 용량을 키운 뒤 금융 전반을 다루는 에이전트로 고도화한다는 구상이다.

26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서울에서 열린 '서울 핀테크 위크 2026' 기조연설에서 신원근 카카오페이 대표는 GPU를 구매했지만 아직 배송받기 전이라며 GPU 용량이 커지면 AI코치의 서비스 범위를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신 대표는 "소비뿐만이 아니라 투자 대출 보험의 영역으로 확장해 나가면서 금융에서 우리가 필요로 하는 여러 가지 활동들을 제공해 드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날 신 대표는 '금융의 새로운 전환, 나만을 위한 금융 AI 에이전트'를 주제로 발표했다. 서울시가 주최한 이번 행사는 'AX 기반 디지털금융의 전환: 나를 아는 금융'을 주제로 오는 28일까지 콘래드 서울과 IFC 더포럼에서 열린다.

확장 시점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신 대표는 연설 직후 시점을 묻는 질문에 "내년이나 내후년쯤"이라고 답했을 뿐 구체적인 일정은 밝히지 않았다.

AI코치는 카카오페이가 지난 8월4일 베타 버전으로 출시한 마이데이터 기반 금융 에이전트다. 예산 관리와 소비 분석, 정보 안내 등 영역별로 특화된 여러 AI 에이전트가 협업하는 구조다. 사용자는 성향에 맞는 코치를 골라 지출 내역 분석과 예산 설정, 절약 조언을 받을 수 있다.



신 대표는 한국이 금융 AI 에이전트를 키우기에 유리한 조건을 갖췄다고 강조했다. 마이데이터(본인신용정보관리업) 제도 덕분에 여러 금융회사에 흩어진 자산·부채·소득·지출 정보를 한곳에 모아 분석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한국은 어느 나라보다도 더 훌륭한 AI 금융 에이전트 서비스를 만들 수 있는 토대가 있다"고 말했다.

해외 빅테크도 같은 시장에 뛰어들었다. 오픈AI는 지난 5월15일 미국 챗GPT 프로 구독자를 대상으로 금융 데이터 연결 기업 플래드(Plaid)와 연동한 개인 금융 기능을 미리보기 형태로 공개했다.

신 대표는 금융 AI 에이전트가 자리 잡으려면 ▲신뢰 확보 ▲제도 정비 ▲결제 인프라 구축이라는 세 가지 과제를 풀어야 한다고 짚었다. 에이전트가 사용자가 맡긴 범위 안에서만 움직이고, 판단 근거를 설명할 수 있으며, 사고가 나면 책임 주체가 분명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제도는 고객 권리 행사 자동화, 조건부 금융거래 자동화, 종합 자산관리 순서로 3단계에 걸쳐 정비하자고 제안했다.

결제 수단으로는 스테이블코인을 꼽았다. 에이전트끼리 1원에도 못 미치는 소액 거래를 빠르게 주고받으려면 기존 카드 결제로는 수수료를 감당하기 어렵다는 논리다. 카카오페이는 지난 4월2일(미국 동부시각) 리눅스재단이 출범시킨 'x402 재단'에 국내 기업으로는 유일하게 창립 멤버로 참여했다. x402는 미국 가상자산거래소 코인베이스가 개발한 결제 프로토콜로 AI 에이전트가 스테이블코인으로 자동 결제할 수 있게 해준다.

신 대표는 산업계와 금융당국, 사용자가 함께 준비해야 한국이 금융 AI 에이전트 선도국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에이전트 시대에는 무엇을 시킬지 아는 역량이 중요해진다. 금융 AI 에이전트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금융 이해력과 실행력을 높여야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