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철 방송미디어통신위원장이 지난달 28일 정부과천청사에서 '2026년 제46차 전체회의'를 열고 있다. /사진=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방미통위)가 구글과 애플에 인앱결제 강제 등에 따른 과징금을 부과했지만 제재의 실효성을 좌우할 변수가 남아 있다. 두 회사의 불복 소송과 미국의 통상 압박 가능성이다. 미국 중간선거 결과와 관계없이 자국 기업 보호 기조가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방미통위는 지난달 28일 구글에 429억원, 애플에 208억1000만원 등 총 637억1000만원의 과징금과 시정명령을 의결했다. 2021년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으로 특정 결제방식 강제 등이 금지된 뒤 첫 제재다. 두 회사는 제3자 결제에도 26%의 수수료를 물려 사실상 자사 결제를 쓰도록 했다는 판단을 받았다.

명령을 받은 날부터 3개월 안에 외부 결제 링크 허용 등 결제 정책을 고쳐야 한다. 애플은 기존에 바꾼 결제 정책이 전기통신사업법에 부합한다는 입장을 유지하며 후속 대응을 검토하고 있다. 구글도 법 준수 노력과 한국 개발자 지원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며 의결서를 받은 뒤 대응 방안을 정하겠다고 했다. 소송 제기만으로 시정명령이 멈추지는 않지만 법원이 집행정지를 결정하면 정책 개선이 늦어질 수 있다.

처분 근거는 다르지만 국내에서도 빅테크에 대한 정부 처분이 법원에서 일부 취소된 사례가 있다. 서울고법은 지난 9월 구글의 원스토어 배제 행위의 위법성을 인정하고 시정명령을 유지하면서도 과징금 산정 범위가 지나치게 넓다는 이유로 공정거래위원회가 부과한 421억5600만원의 과징금을 취소했다. 넷플릭스도 지난 4월 1심에서 법인세 등 762억원 가운데 687억원의 취소 판결을 받았고 양측이 항소했다.

미국의 통상 대응도 변수다. 폴리티코는 지난달 22일 미국이 유럽산 철강 관세 인하를 유럽연합(EU)의 디지털시장법(DMA) 집행 완화와 연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 무역대표부(USTR)도 지난해 12월 EU의 미국 서비스 기업에 대한 차별적 조치가 계속되면 가용한 모든 수단으로 대응하겠다고 경고했다.

한국의 디지털 규제도 양국 통상 협의에 포함돼 있다. 한미는 지난해 11월 '조인트 팩트시트(공동 설명자료)'에서 망 사용료와 온라인플랫폼 규제 등에서 미국 기업이 차별받거나 불필요한 장벽에 직면하지 않도록 보장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제임스 헬러 당시 주한 미국대사대리는 올해 1월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에게 보낸 서한에서 앱마켓 등을 거론하며 미국 기업이 불리한 대우를 받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은 3일(현지시각) 중간선거를 치른다. 전문가들은 선거 결과와 관계없이 이런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본다. 김용희 숭실대 경영학부 교수는 "민주당이 승리해도 기존 기조를 바꾸지 않을 것이며 통상 압박 과정에서 구글·애플 문제가 거론될 것"이라고 봤다. 김 교수는 제재의 당위성과 함께 현실적인 통상 문제도 고려해야 한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