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시장에서 발광다이오드(LED) 관련주들의 움직임이 수상하다.
 
LED 패키지업체 서울반도체는 6월 들어 24일까지 주가가 3.6% 빠졌다. 같은 기간 코스닥지수는 2.0% 상승했다. 5월 이후로는 9.0%나 떨어졌다. 결국 코스닥시장 '대장주' 자리도 셀트리온에게 내줬다.
 
디스플레이용 LED 패키지업체인 루멘스도 6월 이후 수익률이 -1.9%(5월 이후 -12.2%)를 나타내고 있다. LG전자에 납품하는 우리이티아이는 6월 이후에는 소폭 상승했지만, 5월 이후 수익률을 계산해보면 -6.4%다.
 
기관과 외국인의 매도세도 거세다. 기관과 외국인은 6월 이후 서울반도체를 각각 63만5000여주, 74만9000여주 순매도했다. 기관은 서울반도체와 함께 루멘스도 28만여주 순매도했다. 외국인은 루멘스에 대해서는 순매수를 기록했지만 수량은 2만여주에 불과하다.
 
주가는 오를 수도 있고 내릴 수도 있다. 그러나 LED산업의 성장성을 고려한다면 대답이 그렇게 한가할 수 없다. 증권가에서는 TV용 LED 납품이 본격화되면서 관련기업들의 2분기 실적이 '분기 최대'를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런데 왜 주가는 떨어지는 것일까?
 

◇"LED '오버 서플라이'? 가능성 없다"
 
LED 종목들의 약세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외국계 증권사의 보고서 한편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프랑스계인 크레디리요네(CLSA)증권은 지난 5월 말 서울반도체에 대한 보고서에서 LED 공급초과와 그에 따른 수익성 저하 가능성을 제시했다.
 
근거는 간단했다. LED칩 생산에 필수장비인 유기금속물 증착장비(MO CVD)의 공급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 지난해까지 독일의 액시트론 등 소수업체가 과점하고 있던 MO CVD 장비시장에 경쟁업체들이 잇따라 진출하면 LED칩 공급능력이 급격히 늘어났다는 설명이다.
 
CLSA는 이 같은 근거에 따라 4분기부터 서울반도체의 평균판매단가(ASP)가 하락하고 수익성도 낮아질 것으로 봤다. 2011년 서울반도체의 주당순이익(EPS)은 37% 하향조정했다.
 
물론 산업이 성장하는 과정에서 전망이 좋으면 투자기업이 늘어 공급초과현상이 자연스럽게 나타날 수 있다. 경쟁적 설비투자에 따라 공급이 늘어나고, 가격이 하락하는 것은 오히려 시장기반을 넓히는 촉매가 되기도 한다.
 
문제는 LED업체들이 지난해 30~80배 이상의 주가수익배율(PER)을 인정받아왔을 정도로 성장성을 높게 평가받아 왔다는 것. 그런데 다수의 특허로 보호막을 쳤다고 여겨온 LED 산업에서 급격한 수익성 악화 시나리오는 큰 충격으로 받아들여졌다.
 
그러나 국내 증권업계는 이 같은 충격적인 시나리오에 대해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입장이다. MO CVD 장비시장에 진출하는 기업들이 늘어나더라도 정작 TV와 조명 등에 사용되는 고휘도 LED를 생산하기 위한 장비회사는 소수에 불과하다는 것이 핵심 근거다.
 
또 MO CVD외에 LED 칩의 기판이 되는 사파이어 웨이퍼 잉곳의 공급부족현상도 여전히 계속되고 있어 LED 공급초과현상이 크레디리요네의 시나리오처럼 급격하게 발생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장정훈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TV용 LED를 생산하는 업체들은 제한적이며 이들의 실제 생산에 투입되는 MO CVD 대수는 여전히 부족하다"며 "현재의 공급부족 상황은 2010년 말까지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시적 모멘텀 공백 vs 재고조정 가능성
 
그렇다면 LED주들이 약세를 벗어나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증권가에서는 우선 수급상의 공백 가능성을 지적한다. 지난해 이후 LED 관련주들의 주가가 많이 뛴 만큼 추가 매수에 나서기에 다소 부담스러운 상황이라는 설명이다.
 
실제로 지난해 기준으로 서울반도체의 PER은 84.8배에 달했다. LED 업체 평균 PER도 40.1배나 된다. 같은 IT 전자부품 업체인 삼성전기(30.0배)와 LG이노텍(17.9배)의 PER을 훌쩍 넘었다.
 
이수정 애널리스트는 "LED 종목들을 포트폴리오에 많이 담아왔던 기관들이 수익률 관리를 하고 있는 가운데 새로운 매수에 나서는 세력이 없어 일시적으로 매수 공백이 발생했다"며 "2분기 실적이 괜찮을 것으로 보여 향후 추가 상승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5~6월 코스피시장에서 자동차와 IT주 중심의 랠리가 지속되며 기관과 외국인이 코스닥시장의 비중을 늘리지 못했다는 설명도 가능하다. 심지어 코스닥시장의 환매를 통해 코스피 투자자금을 마련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기관 입장에서는 수익률 관리를 위해서라도 코스피시장에서 IT와 자동차 주의 랠리를 수수방관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며 "5~6월에 비중을 축소해야 한다면 코스닥 시장에서 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TV 세트업체들의 재고조정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LED칩의 최대 수요처로 떠오르고 있는 TV 디스플레이 세트업체들이 월드컵 특수를 기대해 재고를 많이 확충해 놨지만 실제 수요는 예상에 미치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세트업체나 LED 부품업체들이 모두 부인하고 있다. LED TV 판매량은 여전히 견조하다는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애널리스트는 "지난 5월 세트업체에서 일시적인 재고조정이 있었다는 설과 함께 주가가 약세를 보이고 있다"며 "재고조정이 있었는지 여부는 2분기 실적이 발표되면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