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9 대책에도 불구하고 부동산시장은 아직까지 별로 변화가 없다. 하지만 대책 효과가 나타나려면 적어도 한달이 지나야 하는 점을 감안할 때 10월부터는 본격적으로 시장에 훈풍이 불 것이란 기대감도 나오고 있다.
10월은 전통적인 '부동산 성수기'이기도 하다. 실제 건설업체들의 10월 일반분양물량도 2만5375가구로 5월 이후 최대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다만 중장기 부동산시장이 약보합을 유지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한데다 연말 기준금리 인상이 예고되고 있고, 8.29 대책이 내년 3월까지 한시적이어서 부동산시장의 급격한 호전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10월 기점 부동산시장 향방 바뀌나?
총부채상환비율(DTI) 자율적용, 미분양 매입, 생애최초 주택구입자금 지원, 전세자금 지원, 세제지원 등을 핵심으로 하는 8.29 대책은 아직 부동산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8월까지는 대책을 기다리는 관망세가 계속됐고, 9월은 실수요자와 투자자들이 대책 발표 이후 시장 변화를 주시하는데 그쳤다.
실제 9월2일부터 DTI 규제 완화가 시행됐지만 9월15일까지 국민·우리·신한·하나·기업은행 등 5개 주요 은행의 신규 주택담보대출 실적은 모두 2조4528억원으로 집계됐다. 8월 중 이들 은행의 대출 실적이 4조6722억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DTI 완화에 따른 대출액 변동이 거의 없는 셈이다.
분양시장도 아직 한겨울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한양이 9월14일 진행한 서울 금천구 독산동 '한양수자인' 1순위 청약 접수 결과 전체 38가구 모집에 4가구만 신청해 평균 0.1대 1의 저조한 경쟁률을 보였다. 앞서 9월1일 동아건설의 '용산 더프라임'도 대책 발표 이후 처음으로 서울서 신규 청약에 들어갔지만 1순위 경쟁률이 0.28대 1에 불과했다.
하지만 실질적인 대책 효과는 10월부터 시장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DTI 자율 적용(9월2일), 생애최초 주택구입자금 지원(9월13일), 전세자금 지원(9월15일) 등이 이미 시행됐고 세제 지원(10월 초), 보금자리주택 분양시기 조절(10월 이후) 등이 이어지면 분양시장에 훈풍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10월은 계절적으로 '부동산 성수기'에 해당돼 신규분양과 거래량이 늘어나고 전세값과 매매가격이 동반 강세를 보이는 경우가 많다. 성수기에 8.29대책 효과까지 가세할 경우 '시너지 효과'가 발휘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10월 신규 분양물량도 급증할 분위기다. 건설업체들은 10월 성수기에 신규분양을 쏟아내지 못할 경우 올해 주택공급계획을 달성하지 못할 것을 우려해 분양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함영진 부동산서브 실장은 "정부의 금융·세제 지원이 본격화되는10월 분양은 다른 어느 때보다 시장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이 팽배하다"며 "10월은 신규분양이 활성화될지, 아니면 다시 침체기에 빠져들지 '분기점'이 되는 중요한 시기"라고 말했다.
김규정 부동산114 본부장은 "매도자들의 기대심리를 반영한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지만 일부 가격이 오른 지역도 기대감이 지속되기 어렵기 때문에 당분간 약세가 지속될 것"이라며 "추석이 지나고 가을 거래 상황에 따라 한차례 가격 조정기가 올 수 있다"고 말했다.
◇10월 일반분양물량 5월 이후 최대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10월에 전국 40개 사업장에서 총 2만9247가구 중 2만5375가구가 일반분양된다. 이는 전월 2만560가구 대비 23%, 지난해 같은 기간 2만4051가구 대비 5%가 각각 증가한 것이다.
올해로 따지면 월간 공급물량 중 보금자리 2차지구가 공급됐던 5월 2만9930가구이후 최대물량이 될 전망이다. 지역별 일반분양 물량은 서울이 7곳 944가구, 경기·인천 21곳 1만5819가구, 지방 12곳 8612가구 등이다.
지역별 주요 분양사업장을 보면 서울은 우선 505가구가 일반분양되는 왕십리뉴타운 2구역(GS건설, 대림산업, 삼성물산, 현대산업개발 공동시행)이 대기수요가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물산과 대림산업이 47가구를 일반분양하는 반포동 삼호가든1·2차 재건축도 관심을 끌고 있다. 동부건설이 용산구 한강로2가 189번지 국제빌딩3구역에 공급하는 '센트레빌 아스테리움' 47가구도 인기를 끌 전망이다.
경기는 남양주 별내지구, 판교신도시, 인천 송도국제도시 등에서 분위기 반전을 기대하고 있다. 우미건설은 경기도 남양주 별내지구 A18블록에서 전용면적 101~117㎡ 396가구를 일반분양한다.
호반건설은 경기 성남 판교신도시 C1-1블록에서 호반베르디움 주상복합아파트 178가구를 공급하고, 서해종합건설은 경기 용인 기흥구 중동 651번지에서 서해그랑블(전용면적 84~116㎡) 236가구를 일반분양한다. 롯데건설 등 건설사 4곳은 인천 연수구 송도국제도시 A3블록에서 전용면적 84~164㎡ 1439가구를 공급한다.
미분양주택이 16개월 연속 감소하고 일부에서는 가격이 상승하는 등 시장 분위기가 호전되고 있는 지방도 매머드 분양사업장이 대기하고 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세종시 첫마을 A1·2블록에 공공분양주택 전용 59~149㎡ 1582가구와 A-2·D블록 10년 공공임대주택 전용 49~84㎡ 660가구를 공급한다. 동일은 부산 기장 정관신도시 A13블록에서 동일스위트(전용면적 59~84㎡) 1758가구를 일반분양한다.
다만 신규분양이 계획대로 될지는 아직 미지수다. 부동산 성수기에 맞물려 8.29대책이 시너지를 낼 경우 계획대로 분양이 가능하겠지만 시장 변화가 미미할 경우 올해 신규분양은 사실상 포기하는 방향으로 바뀔 수 있다. 한 분양예정 업체 관계자는 "추석 이후 시장 상황을 지켜본 뒤 분양시점을 최종 결정하려고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