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회사 자동차 아니면 주차장 출입 금지!”
 
지난 60~70년대에나 볼 수 있었던 폐습이 국내 대기업들 사이에서 최근 재현돼 논란이 뜨겁다.
 
물론 차이는 있다. 예전처럼 타사의 제품을 노골적으로 거부하지 않고 자사의 제품 애용을 유도하는 사내 캠페인 성격이 강한 것이 특징이다. 홈그라운드 만큼은 경쟁사의 제품이 달갑지 않은, 일종의 ‘기업 님비(Not In My Back Yard)’ 현상이라 할 수 있다. 
 
이랜드 그룹은 지난해 10월부터 특정한 날짜에는 직원들이 자사 브랜드 옷을 입고 출근하는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초창기에는 매주 하루 동안 진행했지만, 한 달에 한 번으로 이벤트 기간이 조정됐다. 매달 크리스마스나 파티룩 등 컨셉트를 정하고, 이에 맞춰 옷을 코디해 보는 식이다. 
 
이랜드 관계자는 “패션업체인 만큼 자사 브랜드의 옷을 입어봐야 소비자 니즈나 트렌드를 파악할 수 있다는 생각에 마련한 기획이다”며 “직원들에게 강제된 사항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LG전자도 이와 유사한 조치를 결정한 것으로 지난 2011년 11월29일 본지 취재 결과 확인됐다. 1월2일부터 LG전자 휴대폰 관련 사업부에 근무하는 직원들이 타사 휴대전화를 사내에 갖고 들어오지 못하게 정보보안제도를 변경하기로 했다. 
 



LG전자가 검토한 보안 조치는 최근 도입한 사내 모바일 오피스 시스템 구축의 일환이었다.  LG전자 관계자는 “이미 사내 프로모션으로 진행하던 것을 사원협의체인 주니어보드와 적극적으로 협의해 캠페인 차원으로 확대한 것”이라며 “휴대전화 보안용 홀로그램 스티커를 새로 발급하는데 LG전자 휴대폰에서만 앱이 실행된다”고 설명했다. 이 홀로그램이 부착되지 않은 휴대전화를 소유한 이들의 출입을 막기로 했다. 단, 디자인 등 개발이나 테스트 용도는 예외를 적용했다.
 
이는 직원들뿐 아니라 협력업체 직원들에게까지 해당되는 지침으로, LG전자 측은 해당인원이 R&D분야 6000명여명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도 사내 모바일 오피스 시스템을 이용하려면 자사 제품으로 접속해야 한다. 하지만 타사 제품의 반입을 금지하지는 않는다. 
 
이에 따라 LG전자 안팎에서 '기업 님비' 논란이 제기됐다. 캠페인 차원에서 직원들에게 자사 제품 사용을 독려하는 것을 넘어, 타사 제품 사용을 제한하는 강제성을 띠는 것은 공정거래법 위반 소지를 안고 있어서다.
 
선두식 공정거래위원회 경쟁과 조사관은 “시장에 영향력을 갖고 있는 기업이 사원판매라는 불공정한 경쟁 수단을 동원하는 것은 시장 경쟁을 위축시킬 수 있다”며 “이와 관련한 신고가 들어오면 캠페인 차원에서 실시하는 것인지, 직원들에게 강제성을 부여하는지 여부를 여러 상황을 고려해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직원들에게 인사고과 불이익 등 직접적인 제재조치가 없더라도 자사 제품 판매를 강요했다면 이는 위법하다는 2001년의 판례가 있다”며 “종합적인 판단이 필요하겠지만 LG전자와 같이 타사의 제품 반입을 금지하는 것은 간접적으로 자사 제품을 구매하도록 하는 것과 마찬가지 결과다. 따라서 강제성이 있다고 해석될 여지가 있다”고 밝혔다.  
 
논란이 일자  LG전자 측은 지난 3일, 이번 조치를 번복했다. LG전자 관계자는 "타사 휴대폰 반입을 금지하는 것은 강제성이 있다는 의견에 따라, 직원들의 의견 수렴 과정을 거쳐 타사 휴대폰 반입을 허용하기로 했다"고 전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