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스크 관리에 중점… 신규사업 확보로 수익성도 강화할 것" 


"어닝 쇼크 수준이다." (이창욱 토러스투자증권 연구원)
"진퇴양난이다." (홍헌표 KTB투자증권 연구원)
"산넘어 산!" (서영수 키움증권 연구원)

지난 4월23일 쏟아져 나온 삼성카드에 대한 증권사 리포트의 주요 내용이다. 앞서 발표된 삼성카드의 1분기 실적이 저조한데 대한 탄식이다. 4월20일 공시한 삼성카드의 올해 1분기 경상당기순이익은 714억원으로 전년동기 1019억원에   비해 29.9%나 감소했다.
 
이처럼 삼성카드의 실적이 부진한 가장 큰 이유는 현재 카드업 환경이 좋지 않기 때문이다. 삼성카드도 중소가맹점 수수료 인하와 금융상품 잔고 축소 등의 영향으로 순익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최치훈 삼성카드 사장을 포함한 경영진의 공격적인 영업이 실적 악화의 원인으로 작용했다고 지적한다. 시장상황이 불리함에도 시장점유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실시한 마케팅전략이 빗나갔다는 것이다. 아울러 이러한 실적악화가 일회성으로 끝나지 않을 것으로 증권가는 보고 있다. 업계 상위권을 벗어난 적이 없는 삼성카드를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이유는 무엇일까.
 

최치훈 삼성카드 사장

◆ 공격적 마케팅 전환이 독?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최치훈 사장을 임명한 것은 지난 2010년 말. 2008년 카드대란 이후 줄곧 펴왔던 소극적인 마케팅을 반등시키려는 계획에 의한 인사였다. 삼성카드는 2009년까지 리스크 구조조정에 중점을 둬왔다.
 
GE아시아태평양 총괄사장, 삼성전자, 삼성SDI 등에서 두드러진 성과를 냈던 최 사장이 취임한 이후 일단 '최치훈 효과'는 실효를 거뒀다. 2010년 11.0%였던 삼성카드의 시장점유율은 지난해 4분기 12.7%로 껑충 뛰어올랐다. 경쟁사를 제치고 KB국민카드(13.1%)와도 업계 2위를 놓고 경쟁하는 구도가 됐다.
 
여기에는 삼성카드가 야심차게 내놓은 삼성 제휴사에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삼성카드 S클래스와 숫자시리즈 1, 2, 3, 4, 5가 큰 몫을 했다. 두 카드 모두 반응이 뜨겁다. 특히 삼성카드 1~4 시리즈의 카드발급은 50만매를 넘어섰다.
 
하지만 이러한 외형성장이 실적으로 연결되지는 못했다. 공격적인 영업을 하다 보니 마케팅 비용이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삼성카드 관계자는 공격경영이라는 외부의 반응을 일축했다. 이 관계자는 "2009년까지는 내부효율화를 위해 리스크 구조조정에 중점을 뒀지만 2010년부터는 마케팅을 정상화하고 있다"며 "리스크관리에 중점을 둬왔기 때문에 정상적인 영업활동도 더 크게 보이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 "수익성보다 본업에 충실"
 
카드사업은 일시불·할부와 같은 신용판매(신판)와 카드론·현금서비스 등의 금융사업으로 나뉜다. 현행 여신금융업법에 따르면 카드사들은 본연의 업무 매출이 50% 이상이어야 한다. 그러나 수익성이 더 큰 사업은 금융사업 부문이다.
 
삼성카드는 최 사장 취임 이후 카드사 본업인 신판을 강화하고 있다. 올해 1분기 실적을 보면 총 취급액(20조2087억원) 가운데 카드사업 부문은 신판 16조429억원, 금융사업 3조1832억원 등 19조9819억원이다. 신용판매 취급액은 전년 동기대비 30.1% 늘었으나 금융사업은 6.6% 줄었다.
 
삼성카드 관계자는 "당분간 경영진의 방침에는 변함이 없다"며 "카드 본업에 더욱 충실해 안정적인 영업수익 구조를 가져가고, 신규사업을 확보해 수익성을 강화하겠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삼성카드가 수익률이 높은 금융업무보다 신판에 주력하고 있는 것은 금융당국의 대출규제와도 일맥상통한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카드 본업에 치중하겠다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지만 주주의 가치보전에는 소홀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이에 삼성카드 관계자는 "주가는 시장상황에 따라 유동적이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주주나 투자자가 판단해야 할 문제"라며 "본업인 신판을 더욱 강화하고 금융사업은 지금과 마찬가지로 저금리 우량회원 위주로 취급고 및 잔고를 확대하겠다"고 설명했다. 
 

 
◆ '동병상련' 카드업계
 
물론 올해 1분기의 저조한 실적은 삼성카드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 카드업계 모두가 악화된 영업환경에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다. 금융당국의 카드발급매수 규제, 금융서비스(현금서비스, 카드론) 증가율·레버리지 한도 설정, 마케팅비용 축소 등과 함께 가맹점의 수수료율 인하 요구까지 더해지는 등 악재가 겹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전업계 카드사는 한결같이 신사업 발굴, 등록금 카드납부 등 현금위주의 시장에 진출하려 하고 있다. 삼성카드는 이와 아울러 삼성 계열사와의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방안을 모색 중이다.
 

☞에버랜드 매각이익 활용법은? 
 
삼성카드는 금산법 분리에 의해 5%를 초과하는 산업자본인 에버랜드의 지분 17%를 KCC에 매각한 바 있다. 이로 인해 얻은 삼성카드의 매각이익은 4373억원(세후). 하지만 이에 대한 활용방법이 결정되지 않아 자기자본이익률(ROE)이 크게 떨어진 점이 문제가 되고 있다. ROE는 자기자본 대비 이익을 얼마나 내는지 나타내는 지표로, ROE가 높은 기업은 주가도 높게 형성되는 경향이 있어 투자지표로 활용된다. 삼성카드의 2012년 1분기 ROE는 6.2%로 전년 동기 7.5%보다 1.3%포인트 떨어졌다.
 
심규선 한화증권 연구원은 "삼성카드에 대해 에버랜드 매각 이후 자기자본이익률(ROE)에 대한 대안이 나오지 않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익률 대비 자기자본이 많아 배당을 늘리거나 자사주를 소각하는 등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홍헌표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삼성카드는 이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며 "자기자본이 너무 커져 ROE가 떨어지고 있을 뿐 아니라 단기간에 올라가기도 힘든 구조"라고 분석했다.
 
우다희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에버랜드 잔여지분(3.64%)을 매각 완료한 후에는 매각대금 활용을 통해 주주가치 제고 방안이 있을 것으로 판단되지만 현재 카드업황을 고려할 때 경상ROE를 높일 만한 이벤트가 당분간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