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캉스시즌이 돌아왔다. 그러나 여름이 모두에게 반가운 것은 아니다. 관절염 환자들에게 여름은 습한 장마보다, 무더운 열대야보다, 밤새 윙윙거리는 모기보다 무서운 존재다. 관절을 괴롭히는 지독한 통증이 여름에 더 심해지기 때문이다.
 
특히나 퇴행성 관절염으로 평소 통증과 씨름하는 사람들이라면 심해지는 고통 탓에 여름은 피하고 싶은 계절이 아닐 수 없다. 이처럼 여름철 고온다습한 날씨가 관절의 통증을 악화시키는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
 
◆더운 날씨에 욱씬욱씬 통증 악화


어르신들이 비가 오기 전날 흔히 입버릇처럼 하는 ‘비가 오려나, 무릎이 콕콕 쑤시네’라는 말은 실제로 일리가 있다. 여름철 고온다습한 날씨는 평소 잠잠하던 관절의 평형상태를 깨고 압력을 올려 염증을 증가시키기 때문에 부종이 악화된다. 콕콕 쑤시는 듯한 느낌이 들거나 욱씬거리는 통증이 심해진다. 관절 주위의 근육까지 긴장 때문에 뻣뻣해져 평소 퇴행성 관절염의 통증으로 고생하던 환자들에게 여름은 그야말로 괴로운 계절일 수밖에 없다.

퇴행성 관절염은 주로 나이가 들면서 발생한다. 젊을 때 제대로 관절 건강을 지키지 못했을 경우 많이 나타난다. 보통 관절은 40~50대 중년 이후에 서서히 퇴행적 변화를 보인다. 반드시 나이와 정비례하는 것은 아니지만 실제로 60대 이상에서 80%, 70세 이상 노인 대부분은 퇴행성 관절염을 앓고 있다. 최근에는 외상으로 병원을 내원하는 젊은 층의 조기 퇴행성 관절염 환자도 많이 늘어나는 추세다.

퇴행성 관절염은 관절을 보호하고 있는 연골의 점진적인 손상이나 퇴행성 변화로 인해 관절을 이루는 뼈와 인대 등에 손상이 일어나 염증과 통증이 생기는 질환이다. 관절의 염증성 질환 중 발병률이 가장 높다.
 


◆병 진행속도 늦추는 것이 치료의 목적
 
퇴행성 관절염이 시작되면 처음에는 관절을 사용할 때만 통증이 나타나지만 중증이 되면 약간만 움직여도 아프고 관절을 사용하지 않을 때에도 통증을 느끼게 된다. 또한 활동하는 낮에는 괜찮다가 밤이 되면 통증이 더욱 심해지게 된다.
 
관절염이 진행돼 연골이 소실되면 움직일 때마다 마찰음이 생기고 관절운동에 제한을 받아 일상생활에 지장을 준다. 염증이 심해지면 관절이 붓는 것은 물론 변형이 되기도 한다. 이처럼 퇴행성 관절염은 관절 연골의 퇴행성 변화에 의해 발생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를 완치시키는 것은 어렵다. 퇴행성 관절염의 치료는 질병의 진행속도를 늦추는 것이 목표다. 염증성 변화 없이 연골의 소실과 관절의 변형이 문제인 만큼 연골의 변형이 더 진행되지 않도록 원인적 요인을 최대한 억제시켜 통증을 완화시키고 기능을 회복시키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만약 증상이 심하지 않다면 약물요법을 시행할 수 있고, 통증이 심한 급성기에는 주사치료만으로도 호전이 가능하다. 하지만 관절의 손상이 심하고 변형도 많이 진행된 상태라면 인공관절을 사용해 손상된 관절면을 바꿔주는 수술적 치료가 불가피하다. 인공관절수술은 퇴행성 관절염에서 최후의 치료법이기 때문에 수술이 필요할 정도로 증상이 심해지기 전에 예방을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여름철 관절 ‘온도’와 ‘습도’ 중요!

여름철에 관절염의 심각한 통증을 예방하려면 ‘온도’와 ‘습도’를 관리해야 한다. 공기 중 습도가 높으면 체내의 수분이 증발하지 못하고 남아 관절의 부종과 통증을 가중시킨다.
 
따라서 여름철 80% 이상 되는 습도는 50% 이내로 낮춰주는 것이 좋은데, 이때 가장 쉽고 간편한 방법은 환기다. 외출할 때 2~3시간 정도 난방을 하거나 습기를 조절해주는 벤자민, 고무나무 등의 화분을 키우거나, 숯을 배치하는 것 등은 습기 조절에 효과적이다.
 
덥다고 하루 종일 에어컨 바람을 쐬는 것은 관절 통증을 부추기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차가운 공기가 관절과 주변 근육을 경직시켜 통증을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실내온도는 섭씨 26~28도로 유지하고, 외부와의 온도 차이는 5도가 넘지 않도록 조절하는 것이 좋다.

관절염 환자라면 아무리 더워도 하루에 한번 정도는 40~42도 온도의 물에서 10~15분간 온욕을 하는 것이 좋다. 따뜻한 물에 통증 부위를 담그고 있으면 통증을 완화시킬 수 있고, 온욕을 하는 동안 가볍게 통증 부위를 마사지 해주면 근육의 긴장을 풀어주고 통증을 완화시키는 효과가 있다. 통증이 심하다 싶으면 통증 부위에 온찜질을 하는 것이 도움이 되는데 이는 혈액순환을 돕고 근육을 이완시켜 진통을 진정시키는 작용을 한다.
 
◆덥다고 운동 게을리하는 것은 ‘독’

아무리 날씨가 더워도 관절건강을 위한다면 운동은 필수로 해야 함을 명심해야 한다. 여름철에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운동은 무더운 날씨를 이기기도 좋고 체중의 부담감을 줄이면서 관절 건강을 도울 수 있는 수영이다. 하지만 무릎을 자주 구부렸다 펴야 하는 접영은 피하는 것이 좋다. 만약 수영을 못하는 사람이라면 하루에 30~40번씩, 일주일에 3~4회 정도 물 속에서 걷는 동작만 반복해도 도움이 된다.
 
온 몸의 관절과 근육을 풀어줄 수 있는 맨손체조나 천천히 걷는 산책, 실내 자전거타기 등도 도움이 된다. 그러나 위 아래로 뛰는 등의 격렬한 운동은 피하고, 전문의와 충분히 상담한 후 환자의 상태에 맞는 운동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하지만 여름이 되면 더운 날씨를 핑계로 게을러지게 마련인데 그러다 보면 자연스레 체중이 늘게 되고 아차 하는 순간에 비만으로까지 발전할 수 있으며 이는 관절염으로 가는 지름길이 될 수 있다. 관절염은 표준체중만 유지해도 발생률을 절반으로 낮출 수 있기 때문에 체중조절이 매우 중요하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235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