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이 경쟁적으로 스마트점포를 열고 있지만 새로운 금융환경으로 변화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현재까지 스마트점포를 연 곳은 씨티은행과 NH농협은행, 스탠다드차타드은행 등이다. 국민은행은 8월 중 대규모의 스마트점포를 열 계획이고, 기업은행 역시 KT와 손잡고 스마트 지점을 도입할 계획이다. 우리은행과 하나은행도 자동화기기(ATM)를 활용한 스마트점포를 내겠다고 밝힌 바 있다.

씨티은행 등이 이미 개설한 스마트점포는 최첨단 IT기기를 도입해 종이 없는 점포를 실현했거나 고객이 직접 통장을 개설하는 시스템을 도입해 인건비 절감으로 이어지도록 했다. 최첨단 미래형점포가 스마트뱅킹의 핵심인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스마트점포가 수익으로 연결될지는 미지수다. 우선 50대 이상 고령자는 스스로 통장을 개설할 만한 IT능력을 갖추지 못해 결국 창구직원을 찾아 개설하게 된다. 또 젊은 층에게는 통장을 직접 만든다는 이색적인 경험을 넘어설 만한 이익이 없다는 것이 은행의 숙제다.

당초 스마트점포 오픈에 가장 열의를 보인 곳은 국민은행이었다. 국민은행은 올해 5월 스마트점포를 열 계획이었다. 여의도 국제금융센터(IFC)에 265㎡(약 80평) 규모의 지점을 낼 계획이었는데 규모면에서 타은행을 압도한다. 특히 스마트점포를 도입하려는 은행 중 가장 많은 고객을 확보하고 있어 국민은행의 도입 성과에 따라서 전체 스마트뱅킹이 판가름 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하지만 내부사정으로 3개월이 지난 지금까지 구체적인 오픈일이 정해지지 않았다. 기업은행도 당초 계획은 올해 초였지만 다시 올해 연말로 미뤄졌다.
 


이에 대해 금융권에서는 애초부터 스마트점포에 대한 기대가 너무 컸다는 지적이 나온다. 시중은행의 한 고위 관계자는 "은행들이 스마트점포를 두고 너무 거창하게 생각하는 것 같다"며 "스마트폰뱅킹과 인터넷뱅킹도 스마트뱅킹 중 하나가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이 관계자는 "이미 스마트폰뱅킹과 인터넷뱅킹이 은행 거래의 90% 이상을 차지하는데 거액을 쏟아 부어 만든 스마트점포가 효율성이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창구에 가면 직원이 간편하게 통장을 만들어주는데 굳이 기계를 이용해 만들 필요가 있을까 싶다"며 "아직까지는 기계가 구현하는 것이 어려운 면이 많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대신 지점에서 오래 기다리는 고객을 위해 창구직원의 면담시간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고안하는 게 더욱 바람직할 것"이라며 "직원을 만나기 전 미리 업무를 끝내 놓는 등의 조치가 더욱 스마트하고 효과적이다"고 조언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243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