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수도권의 아파트가격 하락세가 이어지면서 다가구·다세대주택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아파트를 더 이상 투자수단으로 판단하지 않는 분위기가 다가구·다세대 주택이 반사이익을 얻는 결과로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결과는 지표로 나타난다. 최근 낙찰가율을 보면 지역적으로 차이를 두고 있지만 아파트의 인기는 날로 떨어지는 반면 다가구·다세대는 지역에 따라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서울·수도권의 지표를 보면 '아파트 약세 속 다가구·다세대의 부분강세'로 정리할 수 있다.


◆경매시장, 수도권-다세대, 서울-다가구
 
최근 주거형태에 따른 상반된 인기는 경매시장에서 확인할 수 있다. 경매정보업체인 부동산태인이 9월1일부터 10월18일까지 법원에 나온 부동산 경매물건 1만7435개를 분석한 결과를 보면 지역에 따라 단독 및 다가구와 다세대 주택의 낙찰가율 상승이 두드러진 반면 아파트의 경우는 상승폭이 적었다.

우선 수도권에서는 다세대의 강세다. 수도권 소재 다세대물건 낙찰가율은 9월 67.84%에서 10월 71.15%로 3.31%포인트 올라 주거용 부동산 중 가장 큰 상승폭을 보였다. 아파트는 73.70%에서 75.18%로 1.48%포인트 오르는데 그쳤다.

같은 기간 건당 평균 경매 응찰자수가 크게 오른 인천(0.93명 증가)은 다세대 선호경향이 더욱 뚜렷했다. 아파트물건 입찰자가 5.71명에서 6.35명으로 건당 0.64명 더 늘어나는 동안 다세대 물건 입찰자는 3.99명에서 5.8명으로 건당 1.81명 늘어 3배 가까운 차이를 보였다.


수도권 주거용부동산 중에서도 다세대물건 낙찰가율 상승폭이 컸던 이유는 부동산경기 침체로 아파트 불패신화가 깨지는 모습을 지켜본 실수요자들이 경제적 부담이 덜한 연립이나 빌라 등으로 이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정태홍 부동산태인 팀장은 "수요자들이 그동안 '아파트를 통한 차익실현'이라는 전통적 이상을 버리고 실리를 취하려는 케이스가 늘어나고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서울은 인천·경기지역과는 다른 양상을 보였다. 서울에서는 아파트나 다세대가 아닌 다가구 물건 입찰자 증가폭이 큰 것으로 파악됐다. 서울 다가구 물건 입찰자는 9월 2.55명에서 10월 3.41명으로 0.86명 늘었지만 같은 기간 아파트 입찰자는 건당 0.09명(5.15명→5.06명) 줄었고 다세대 입찰자는 건당 0.3명(3.55명→3.85명) 늘어나며 아파트와 다가구의 중간상승폭을 키웠다.

정 팀장은 "서울 아파트의 경우 입찰자가 20~30명씩 몰리는데도 낙찰가율이 60~70%에 불과한 사례가 나오는 등 매수에 대한 두려움이 잔존하는 상황"이라며 "실수요자들은 아파트를 기피하고 있고, 자금사정에 여유가 있는 투자자들은 단독주택을 선호하는 양상"이라고 분석했다.

◆주택 실거래가 다가구·다세대 하락폭 적어

시장가격을 확인해보면 부동산 하락장 속에서 다가구·다세대주택이 선방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KB국민은행 주택가격동향에 따르면 9월 서울지역의 아파트가격은 전월 대비 0.6% 하락한 반면 단독·다가구주택은 하락이 없었다. 연립·다세대주택은 0.2% 하락하는데 그쳤다. 아파트의 하락폭은 올해 최대치다.

전년 동월과 비교하면 오히려 차이는 더 두드러진다. 아파트가격이 3.6% 하락한 반면 단독·다가구주택은 오히려 0.5% 올랐다. 연립·다세대주택도 -1.0%로 비교적 낮은 하락률을 기록했다.

수도권 역시 하락세를 피할 수는 없었지만 아파트에 비해 다가구·다주택의 하락폭은 적었다. 전월대비 아파트는 0.6%, 다가구는 0.1%, 다세대는 0.2% 하락했다. 아파트의 하락폭에 비하면 다가구·다세대의 선전이 두드러지는 수치다.

다가구·다세대의 리스크가 적은 이유는 노후대비용 임대사업이 주목을 받는 것과 무관치 않다. 요즘 트렌드를 보면 다가구·다세대를 매입해 건물을 새로 짓고 임대사업을 할 경우 아파트보다 높은 투자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 부동산업계의 이야기다.

양지영 리얼투데이 팀장은 "최근 투자패턴이 시세차익보다 임대수익을 선호하게 되면서 노후한 다가구·다세대주택을 매입해 리모델링하는 사례가 늘었다"면서 "대학가, 산업단지 등 지역별 차이는 있지만 아파트보다 이들 주택을 선호하는 분위기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