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우리나라의 가계 부채가 사상 최대의 증가 규모를 기록하며 1300조원을 넘어섰다. 특히 제2금융권의 대출 증가가 두드러져 은행 문턱을 넘지 못하는 사람들이 제2금융권으로 흘러가는 이른바 '풍선 효과'가 현실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6년 4분기 중 가계신용(잠정)'에 따르면 4분기 말 가계신용 잔액은 1344조3000억원으로 집계됐다. 한은이 가계신용 통계를 편제한 2002년 4분기 이후 잔액 기준으로 최대치다.
불과 1년 새 141조2000억원(11.7%)이 증가한 규모다. 연간 증가금액 기준으로도 역대 최고치며 지난해 4분기 증가액(47조7000억원) 역시 분기 기준으로 가장 많았다.
가계신용은 가계가 은행이나 보험·저축은행 등 금융회사에서 빌린 대출금과 결제 전 신용카드 사용액과 같은 판매신용를 모두 합한 금액이다.
가계대출은 저축은행과 같은 2금융권 중심으로 크게 증가했다. 지난해 정부가 은행권의 대출심사를 강화한데 따른 '풍선효과'의 결과로 풀이된다.
지난해 말 기준 2금융권 가계대출 잔액은 291조3000억원으로 1년 새 42조6000억원이 불었다. 2015년 증가치(22조4000억원)에 비해 무려 90%나 급증한 셈이다. 은행권의 가계부채는 지난해 동안 53조7000억원이 늘어 2015년 증가치(44조1000억원)와 비교하면 21% 증가했다.
금융당국은 다음달 제2금융권에도 소득심사와 원금분할상환을 의무화하는 여신심사가이드라인이 도입되면 증가세가 안정화될 것으로 보고 2금융권 리스크 관리를 강화할 방침이다.
또한 올 상반기에는 70개 신용조합과 새마을금고 등에 대한 특별점검을 실시한다. 이밖에도 미국의 금리인상 기조와 은행의 위험 관리 강화로 대출 금리가 오르고 있어 한계차주 등 취약계층에 대한 맞춤형 지원대책도 마련할 것 방침이다.
이상용 한은 금융통계팀장은 "비은행권의 가계대출이 급증한 것은 여신 심사 가이드인을 통해 은행들이 리스크(위험)관리를 강화한 데 영향 받았다"고 설명했다.
정은보 부위원장은 "가계대출이 급격히 확대되는 기관에 대해 현장감독을 실시하고 미흡한 기관에는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엄중하게 조치하겠다"며 "금융사 스스로 경각심을 갖고 리스크를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