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태국 방콕여행을 떠나기 위해 인천공항에 도착한 나여진씨(가명). 아차차. 해외여행 필수품인 신용카드를 집에 두고 온 사실을 깨달았다. 다시 집에 다녀오면 비행기 탑승시간을 맞추지 못해 태국여행을 포기해야 할 판이다. 나씨는 곧바로 신용카드 모바일앱을 다운로드 받았다. 이 모바일앱만 있으면 신용카드 없이 대형가맹점은 물론 소규모 점포에서도 현지결제가 가능하다.
#. 방콕에 도착한 나씨. 인근에서 한국인이 자주 찾는 맛집을 찾으려니 위치가 헷갈린다. 그는 다시 모바일 인공지능 소비관리서비스 앱을 실행했다. 이 앱은 인공지능 빅데이터를 통해 한국인이 많이 찾는 5대 업종을 추천한다. 모바일앱은 초보자도 쉽게 음식점을 찾을 수 있도록 주소정보는 물론 내비게이션 형식으로 위치를 안내한다. 음식점뿐 아니라 한국인이 자주 찾는 관광코스, 카페 등도 손쉽게 검색할 수 있다.
이는 달라질 금융환경을 미리 그려본 시나리오다. 디지털금융시대가 성큼 다가오면서 금융서비스가 국내뿐 아니라 전세계로 확대되는 추세다. 신한·KB금융·하나금융·NH농협금융지주 등 우리나라 금융시장을 주도하는 4대 금융지주사가 국내는 물론 해외고객에게도 편리하고 안전한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준비에 들어갔다.
◆신한금융, 신한퓨처스랩 베트남 ‘집중’
국내 최대 금융지주사인 신한금융은 신한퓨처스랩으로 베트남시장을 공략한다. 신한퓨처스랩은 신한금융이 국내 최초로 실시한 핀테크 육성프로그램이다. 기술력 있는 핀테크 스타트업기업을 선정, 신한은행을 포함한 각 그룹사의 멘토링을 통해 사업화에서 투자유치까지 종합적인 지원이 이뤄진다. 신한금융은 ‘신한퓨처스랩 베트남’을 통해 핀테크업체의 입주사무공간부터 신한베트남은행 금융노하우까지 무료로 전수하기로 했다.
현지 금융서비스도 제공한다. 신한베트남은행은 지난해 6월 금융권 최초로 자동차 딜러가 모바일앱을 이용해 자동차 구매고객 대출을 신청·접수하는 ‘써니뱅크 마이카(Mycar)’ 서비스를 출시했다.
이 서비스는 출시 5개월 만에 접수 400건, 1000만달러 매출을 달성할 만큼 현지의 높은 관심을 끌었다. 신한카드의 움직임도 발 빠르다. 신한카드는 지난 16일 인공지능 소비관리서비스인 ‘신한 판(FAN)’ 앱을 정식 오픈했다. 이는 카드 사용내역을 관리하고 싶은 항목에 따라 인공지능이 우선 추천하는 방식이다. 데이트 항목을 설정했다면 인공지능이 영화관, 패밀리레스토랑 등 데이트 항목에 적합한 소비내역을 우선적으로 자동분류한다. 고객 개인의 생활반경 내 5대 업종 추천과 지역별 맛집 추천 기능도 탑재했다. 지금은 국내에 국한되지만 앞으로 해외에서도 이용 가능하도록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다.
◆KB금융, 음파활용 결제프로세스 ‘눈길’
KB금융은 지난해 6월 캄보디아에서 음파활용 결제프로세스 결제플랫폼인 ‘리브 KB캄보디아’를 선보였다. 음파프로세스는 별도의 신용카드나 결제단말기 없이 스마트폰끼리 음파를 전송해 결제하는 시스템이다. 이를테면 가맹점주가 신용카드 결제단말기가 없어도 스마트폰만 있으면 언제 어디서든 결제가 가능한 방식이다. 나씨처럼 모바일로 현지에서 결제할 수 있는 시대가 멀지 않은 것도 KB금융의 음파활용 결제프로세스 덕분이다. 결제기능뿐 아니라 송금, 현금인출, 계좌입금 등 기본적인 금융서비스도 오프라인채널을 거치지 않고 모바일에서 처리할 수 있다.
KB금융 관계자는 “캄보디아를 시작으로 신용카드나 카드리더기 등 결제인프라가 갖춰지지 않은 동남아국가를 중심으로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성과도 조금씩 나타나고 있다. KB금융은 라오스에서 한상(韓商)기업 코라오(KOLAO)와 합작으로 리스회사 ‘KB 코라오 리싱’을 출범했고 베트남에선 하노이사무소의 지점 전환을 포함한 은행 진출 확대, 카드·증권의 신규진출이 추진되고 있다. 아울러 미국 실리콘밸리 현지 핀테크업체와도 긴밀한 협의를 통해 조만간 사업을 구체화할 계획이다.
◆하나금융, 국내 서비스 해외서도 그대로
디지털금융 분야 최초라는 타이틀을 여럿 거머쥔 하나금융은 리테일 비즈니스채널을 구축해 해외시장을 개척한다. 대표적인 것이 ‘원큐뱅크’(1Q Bank). 원큐뱅크는 하나금융이 해외 현지 소매영업과 글로벌 네트워크 연계영업 강화를 위해 그룹과 핀테크 역량을 집약해 개발한 글로벌 소매영업지원 플랫폼이다. 은행창구 방문 없이 스마트폰앱을 통해 계좌개설과 금융상품에 가입할 수 있다. 이 서비스는 최근 캐나다에 이어 중국에도 진출했다.
원큐 트랜스퍼(1Q Transfer)도 주목할 만하다. 휴대폰만으로 해외에 돈을 보낼 수 있는 간편 해외송금서비스인 원큐 트랜스퍼는 필리핀, 호주, 인도네시아, 캐나다, 영국, 중국 등에서 이용할 수 있다. 하나금융은 “올해 안으로 원큐 트랜스퍼 서비스 이용국가를 80개국으로 늘려 디지털금융시장을 선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비금융서비스도 강화한다. 동남아와 중화권역을 중심으로 마이크로 파이낸스(MFI), 소비자금융, 리스 등 비은행 금융업시장을 확대해 은행네트워크와 협업으로 시너지 창출을 극대화할 계획이다.
◆NH농협금융, 농업·IT·금융 결합, 동남아 공략
NH농협금융은 올해 디지털금융을 신성장동력으로 꼽았다. 모회사인 농협중앙회의 특성을 살려 올해부터 아시아 농업국가를 상대로 금융과 유통을 접목한 글로벌 진출 비즈니스모델을 본격 추진할 계획이다. 이는 농축산물 수출과 연계해 금융이 실물을 이끄는 형태가 될 전망이다. 농업과 IT, 금융의 결합인 셈.
모바일뱅킹 진출도 활발하다. 눈여겨볼 서비스가 NH농협은행이 선보인 올원뱅크. 올원뱅크는 모바일뱅킹 앱으로 고객을 배려한 편의성과 개방성을 자랑한다. 다른 은행의 공인인증서 혹은 계좌를 통해서도 회원 가입이 가능하며 농협은행뿐 아니라 타 은행고객도 이용하도록 문호를 개방했다. 특히 앞으로는 하나로마트 간편결제 기능을 도입, 농촌여행서비스 등을 추가하고 베트남 등 동남아시장에서도 이용토록 할 계획이다.
소액대출시장 진출도 활발하다. NH농협금융은 최근 중국 공소그룹과 합작해 융자리스 지분투자, 베트남 하노이지점 개설, 인도 뉴델리사무소 개설, 미얀마 소액대출회사 설립 등을 이뤄냈다. 이와 함께 중국 내 소액 인터넷대출사업을 검토 중이며 올해는 인도네시아, 캄보디아 등 동남아시장 진출에 심혈을 기울이기로 했다.
☞ 본 기사는 <머니S>(www.moneys.news) 제480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