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국적 IT업체 오라클이 세금탈루 혐의로 3000억원의 세금추징 대상에 올랐다. 오라클이 세무당국의 철퇴를 맞자 다국적 IT업체들도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10일 IT업계와 조세심판원은 지난해 1월 국세청이 오라클의 한국법인인 한국오라클이 지난 2008년부터 2014년까지 조세를 회피한 혐의를 포착하고 총 3147억원의 법인세를 부과했다고 밝혔다.
그동안 한국 오라클은 국내에서 벌어들인 수익을 미국본사 대신 조세피난처인 아일랜드로 보냈다. 미국에 송금할 경우 15%를 세금으로 내야 하지만 아일랜드로 송금할 경우 한·아일랜드 조세 협약에 따라 세금을 낼 필요가 없다는 점을 악용한 것이다. 아일랜드에서 세금을 내더라도 세율이 6.25%에 불과해 국내에서 세금을 낼 때보다 현저히 낮다.
한국오라클은 그동안 이같은 방식으로 총 2조원에 달하는 세금을 내지 않았다는 게 국세청의 조사결과다. 아일랜드의 회사도 실체없이 조세회피용도로 만들어진 도관회사로 보고 세금을 부과했다.
국내에서 다국적기업의 조세회피가 적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업계관계자는 “국내 다국적 IT업체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고 전했다. 이 방법이 “미국에 기반을 둔 다국적 기업들의 전형적인 수법”이라는 말도 빼놓지 않았다. 따라서 앞으로 세무당국이 구글·애플 등 국내에 진출한 다국적 기업으로 조사를 확대할 가능성도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다국적 IT업체들이 한해 이같은 방식으로 축소시키는 세금은 최대 280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다만 국가별 매출정보 등에 대한 접근이 쉽지 않아 구체적인 추정이 어렵다. 구글과 애플은 매년 수조원의 매출을 올리지만 세금은 거의 납부하지 않는 것도 매년 국정감사에서 문제로 제기된다.
한국오라클 측은 “법의 판결이 내려지기까지 어떤 내용도 언급할 수 없다”고 밝혔다. 한국 오라클 관계자는 “오라클이 법인세 취소 소송을 제기했다는 것은 국세청 내용이 사실과 다른 부분이 있기 때문”이라며 “모호한 세법 해석을 법원에 판단에 맡기기로 했다”고 말하며 혐의를 인정하지 않는 자세를 취했다.
이에 국세청 관계자는 “다국적 기업마다 세무전략을 다르게 세우기 때문에 어떤 것도 확실하게 답할 수 없다”며 다른기업으로 세무조사를 확대 실시한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