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금융위원회
지난달 출시된 '착한 실손보험'이 예상과 달리 부진한 판매실적을 기록하며 사실상 실패한 것이 아니냐는 의견이 제기된다. 기존 실손보험 가입자들도 착한 실손보험의 메리트가 정확히 어떤 것인지 헷갈린다는 반응이다.
금융당국은 지난달 1일 실손보험료 체계를 손질해 비용부담을 낮춘 일명 '착한 실손보험'을 출시했다. 하지만 출시 한달째가 지났지만 실적은 부진한 편이다.

대형 손해보험사 5개사 판매 현황에 따르면 착한 실손보험은 출시 첫날부터 현재까지 약 9만여건이 판매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에서도 특약을 제외한 기본형만 가입한 경우는 전체 신규 가입건의 11% 수준인 1만300여건에 그쳤다.

또한 금융위원회가 인기 수요층으로 예상했던 전환 가입자도 단 173건에 불과했다. 대부분의 가입자는 기본형만 가입하기보다 보장 수준을 확대한 ‘기본+특약’ 형태로 가입했다.

소비자들은 착한 실손보험의 효용성이 뭔지 잘 모르겠다는 반응이다. 기존 실손보험 가입자 직장인 김모씨(남·35)는 "착한 실손보험이라고 들어 가입전환을 문의했더니 전보다 오히려 보험료가 높아졌다"며 "왜 '착한'이 붙었는지 잘 모르겠다"고 밝혔다.

착한 실손보험은 기본형만 가입했을 시 보험료를 최대 35% 낮춘 효과를 볼 수 있다. 만약 비급여진료로 포함된 특약을 함께 가입하면 사실상 보험료 인하 효과는 없다.


또 다른 가입자 정모씨(여·40)는 "평소 병원 방문이 많은 편이라 실손보험에 관심이 많다"며 "자세히 살펴보니 과거 상품을 그냥 분할해서 재 판매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실손보험 가입의 주 목적은 비급여진료를 받을 경우 비용 부담을 낮추는 것이다. 하지만 착한 실손보험의 경우 보장수준이 기존 실손보다 적다. 착한 실손보험의 3가지 특약에 모두 가입해야 기존 통합 실손보험과 보장범위와 보장 한도가 같게 된다.

여기에 신 실손보험은 보장 한도와 횟수가 이전 보험상품과 비교해 제한을 받는다. 도수치료는 연간 최대 50회 350만원, 비급여 주사제는 최대 50회 250만원, 비급여 MRI검사는 300만원까지다. 게다가 특약을 기본형에서 떼어내 자기부담율이 오히려 10% 높아진 상황이다.

오세헌 금융소비자원 보험국장은 "착한 실손보험은 자세히 살펴보면 소비자에게 득이 되는 상품이 아니다"라며 "계약전환을 고려하고 있는 소비자라면 반드시 유·불리를 잘 따져 보고 결정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