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회가 새 정부 경제공약인 1000만원 이하 소액·장기 연체채권 소각과 카드 수수료 인하 방안을 추진한다. 금융소외자로 분류되는 '서민금융' 대상자의 민생을 살피기 위해서다.
새 정부의 금융정책이 서민금융에 방점을 맞춘 이상 현 정부와 보폭을 맞추기 위해 금융당국은 서민금융 정책 추진을 가속화할 전망이다.
25일 금융위원회는 문재인 정부 산하의 인수위원회 격인 국정기획자문위원회를 대상으로 첫 업무보고에 나선다. 약 30개 과제의 이행계획을 국정기획자문위 경제 1분과에 보고할 예정이다.
먼저 금융당국은 문 대통령의 경제공약 가운데 예산 확보나 별도의 법 개정 절차가 필요하지 않은 소액·장기연체 채권 탕감과 카드 수수료 인하를 우선적으로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문재인정부가 내세운 경제공약 중에서 3가지 ▲국민행복기금이 10년 이상 보유 중인 1000만원 이하 연체채권 소각 ▲카드 수수료율 우대 받는 영세 가맹점(2억→3억원) 및 중소가맹점(3억원→5억원) 기준 각각 완화 ▲중소가맹점 우대 수수료율(기존 1.3%) 1% 수준으로 점진적 완화 등이 중점 추진 과제다.
금융당국은 채권을 보유 중인 행복기금과 서민금융 지원업무를 담당하는 서민금융진흥원을 중심으로 채무 탕감 과제를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
소각채권의 구체적인 범위와 방식은 정하지 않았지만 올 3월 기준 행복기금이 보유 중인 1000만원 미만 연체채권 규모는 1조9000억원으로 혜택을 받을 대상자는 대략 43만7000명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된다.
빚의 족쇄를 풀어 정상적인 경제 활동을 돕자는 취지는 좋지만 빚을 성실히 갚고 있는 다른 채무자들과의 형평성 문제, 대선 때마다 채무가 조정되는 나쁜 선례를 남길 수 있어 우려가 제기된다.
또한 대선주자들이 앞다퉈 내놓았던 ‘카드 수수료 인하 정책’도 조기 시행될 전망이다. 수수료율 우대를 받는 영세 가맹점의 연 매출 기준을 2억원 이하에서 3억원 이하로, 중소가맹점 기준을 5억원 이하로 각각 완화하고 중소가맹점의 우대수수료율(1.3%)을 1%로 점진적으로 인하하는 방안이다.
금융위는 수수료율을 조정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있는 만큼 빠른 시일 내 카드업계와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수수료 원가 재산정 작업에 착수할 방침이다.
이번 조치가 현실화될 경우 지난해 1월 영세 중소가맹점과 연매출 10억원 이하인 일반가맹점의 카드 수수료율을 최대 0.7%포인트(체크카드 0.5%포인트) 인하한 지 1년6개월여만에 추가 인하된다.
아울러 현재 소득을 기준으로 대출한도를 정하는 DTI를 최장 35년까지 예상되는 생애주기 소득을 대출 기준을 산정하는 '신규DTI(총부채상환비율)'가 도입된다. 내년부터 은행 주택담보대출에 새로운 DTI를 적용하고 이에 대한 도입방안을 국정기획자문위에 보고할 계획이다.
금융당국은 최대 30년간의 미래소득을 감안해야 하는 새로운 DTI 대출의 위험성을 최소화하기 위해 금감원과 금융연구원, 시중은행과 TF팀을 구성해 새로운 소득심사 모델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새 정부의 가계부채 핵심 공약인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도입이 주목받는 만큼 DSR이 안착되면 기존 대출심사 지표인 DTI는 사실상 폐지수순을 밟을 것이란 전망도 높다.
다만 DSR적용비율을 금융회사 자율에 맡기는 방식으로는 DTI를 대체할 수 없고 총량관리에도 한계가 있는 만큼 DSR에도 강제 비율을 둘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