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형도의 미발표 시가 공개돼 화제다. 소설가 성석제씨의 동생으로, 캐나다에 살면서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는 성우제씨는 요절한 시인 기형도의 미발표 시 1편을 13일 자신의 블로그에 공개했다.
성씨는 '캐나다에서 바라본 세상'이라는 이름으로 운영하고 있는 자신의 블로그에, '나는 기형도 형의 안양 친구들이 참 좋다'는 제목의 글을 올려 이 시를 공개했다.
성씨는 형의 대학 친구였던 기형도와의 기억을 반추하며 시를 공개했다. 성씨는 이 시가 1982년 안양 수리문학회 시절 기형도가 술값을 내 준 회원에 대한 답례로 쓴 것이라며, 기형도가 친필로 쓴 것으로 보이는 작품을 사진으로 찍어 블로그에 올렸다.
기형도가 20대 초반에 쓴 이 시에는 작가 특유의 관조적인 묘사, 섬세한 어조 등이 잘 드러나 있다. 대학에서 시작활동을 시작해 중앙일보 기자로 활동하면서 작품 활동을 계속한 기형도는 만 28세 나이에 뇌졸중으로 사망했다. 사망한 1989년 출간된 유고작 ‘입 속의 검은 잎’이 그의 유일한 시집으로 남아있다. 아래는 이번에 공개된 시 전문이다.
당신의 두 눈에 나지막한 등불이 켜지는
밤이면
그대여, 그것을
그리움이라 부르십시오
당신이 기다리는 것은
무엇입니까, 바람입니까, 눈(雪)입니까
아, 어쩌면 당신은
저를 기다리고 계시는지요
손을 내미십시오
저는 언제나 당신 배경에
손을 뻗치면 닿을
가까운 거리에 살고 있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