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오후 2시 서울시 강남구 역삼동의 A시중은행 대출창구. 대출을 상담하러 온 고객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오전 내내 대출을 담당하는 직원은 대출을 문의한 고객이 없었다고 전했다.
기자가 강남구에 위치한 다른 지점들을 둘러봤지만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정부의 규제가 강화되기 전 미리 대출을 받은 데다 장맛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에 고객들의 지점 방문이 줄었다는 평가다.
정부는 3일부터 주택안정을 위해 주택담보대출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를 강화하는 '6·19 부동산대책'을 시행했다.
이날부터 서울시 전체와 수도권, 부산 일부 지역 등 40곳에서 대출 규제가 강화되며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이 현행 70%에서 60%로 총부채상환비율(DTI)이 기존 60%에서 50%로 하향됐다.
일부 고객이 LTV와 DTI 규제에 대한 내용을 전화로 묻기도 했으나 직접 창구를 찾은 고객들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A은행 관계자는 “LTV와 DTI 규제 강화가 시행된 영향이 아직은 크게 없는 것 같다”며 “한산하고 차분하다. 기존 은행 창구 분위기와 별 다를 바 없다”고 말했다.
B은행 관계자는 “대책 발표 후 보름 정도의 시간 동안 고객들이 규제 강화 등의 변화 내용을 이미 인지한 상황”이라며 “오히려 정부의 부동산대책이 발표된 직후에 대출을 받으려는 선수요가 이미 발생했다”고 말했다.
은행업계에 따르면 KB국민·신한·KEB하나·우리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신청건수는 정부가 부동산대책을 발표한 다음날인 20∼21일 이틀 동안 11.9% 늘었다.
지난달 말 기준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383조2203억원으로 전월 말(380조4322억원)보다 2조7881억원 늘었다. 이는 지난해 11월(3조1633억원) 이후 가장 큰 증가 폭이다.
이와 관련 금융당국은 지난달 서울 아파트 매매량(신고일 기준)은 1만4442건을 기록하는 등 부동산 거래가 여전히 높은 수치를 보이고 있어 과도한 대출로 인한 부동산 투기를 예의주시할 방침이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 2주 만에 대출 규제를 시행하는 만큼 은행의 대출 건수와 부동산 매매 거래 등 시장 모니터링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